[지스타] 전략적이고 감각적으로, '퍼스트 디센턴트' 인터뷰
넥슨 게임즈 이범준 PD
● PC베타 버전을 하다 PS5 버전을 하니 최적화가 더 잘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시연 버전의 최적화 비결이라도 있나?
이범준 : 10월말 스팀 베타가 끝나고 곧바로 지스타 준비에 들어갔다. 시간은 촉박한데 그 당시 해야했던 건 PS5 시연 준비와 한국어 더빙을 제대로 선보이는 것이었다. PS5의 최적화는 기대 이상으로 잘 이루어졌다. 지스타 시연장의 모니터들이 120hz, VRR 을 지원하는 OLED 모니터라 그 기능을 사용하여 4K 다이나믹 해상도에서 평균 40프레임의 성능을 보여준다.
출시 시점에서는 당연히 현행 PS5 게임들처럼 품질, 프레임 우선 및 밸런스 모드 등 여러가지 그래픽 옵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물론 PS 와 XBOX 모두 잘 준비하고 있다. PC버전도 각종 하드웨어 회사, 인텔, AMD, 엔비디아 등과 협력하여 개선해나가고 있다.
● 베타 버전에 비해 확실히 발전했는데, 듀얼센스의 진동이나 어댑티브 트리거 같은 기능이 부족해서 슈팅의 만족감이 떨어졌다.
이범준 : 아직 패드 조정은 100%로 완료되어 있는 건 아니다. 이 부분은 개선할 예정이며, 총기를 쏠 때, 그래플링 훅을 쓸 때 등 반응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이 게임은 플레이 시간을 많이 요구하는 게임이다. 그래서 장기간 플레이 시의 피로도도 고려를 하다보니 감각적인 피드백이 너무 과하면 피로도를 증가시키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이 부분은 계속 바꾸면서 확인하고자 한다.
● 모션들의 어색함이 있었다. 그래플링 훅의 경우에도 조작감의 조정이 필요해 보였다. 지금은 어느정도 개발이 완료되었고 엔드 콘텐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범준 : 완성도 부분부터 말씀드리면, 점프 모션이 구리다는 지적 정말 많이 받았다. 최적화를 제외하면 점프 모션에 대한 지적과 재장전 지적이 가장 많았다. 어떻게 고칠까 고민중이고, 사실 모션 인력이 매우 열심히 일해서 안타까운 느낌이 없잖아 있다. 그만큼 더 좋게 만들겠다. 그래플링 훅이 목표 지점에 제대로 붙지 않았을 때 떨어지거나 체공 시간이 너무 길거나 하는 부분도 고칠 예정이다. 우선순위가 높다.
어제 강연에서도 갈길이 멀다, 해야할게 많다고 말씀드렸다. 이 결과에 대해 회사 내에서 하는 이야기도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가 아니라 해야 하는게 너무 많아서 문제다. 다들 무얼 해야 하는지 알지만 많아서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이제 완성도는 턱걸이 정도라고 생각하고, 잘 마감해서 퀄리티도 높이고 콘텐츠의 양도 늘려야 하는 단계에 있다. 엔드 콘텐츠는 익히 아시듯 캐릭터를 수집하고 키워 계속 그라인딩 하는, 높은 단계의 콘텐츠에 도전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거대보스 레이드인 요격전이 그 핵심이 되며, 캐릭터와 관련하여 연구의 깊이를 더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략적인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범준 : 충분한 완성도와 볼륨을 가지는게 목표다. 이대로 출시하면 망한다, 이런 반응을 많이 알고 있기에 지금 수준은 당연히 만족스럽지 않고 어떤 상태면 출시할 수 있을까, 하는 기준은 얼추 내려진 상태다. 충분히 개선해나갈거고, 조직, 개발팀 역시 라이브를 대비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빠른 업데이트도 당연히 중요하며 라이브를 지향하는 게임은 지속 서비스하며 우상향을 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계속 개발진을 확보하며 콘텐츠를 제공하고, 초장에 다 퍼붓자 이런게 아니라 지속적인 개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 그래플링 훅의 활용도가 적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확장이 이루어질까.
이범준 : 루트슈터를 만드는데 세가지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슈터 전투, RPG, 온라인 서비스. 이 세가지를 모두 갖추고 시작하는 개발팀은 없는 것 같다. 개발 DNA 자체가 동양은 RPG, 서양도 RPG 와 슈터 전문으로 나뉘고, 그리고 대규모 온라인 서비스 경험은 서구권에선 적다. 관련한 내용을 어제 강연에서도 말씀드렸는데, 개인적으로 저희는 슈터쪽 개발 경험이 부족한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표절 시비 우려도 있긴 했지만 다른 게임을 많이 보고 연구하고 우리 게임에 무엇이 맞을지 고민하고, 또 그런 게임을 잘 아는 인력들도 게임의 개발을 함께할 수 있도록 모셔왔다. 여러모로 개발진이 몸으로 때우면서 개발중이다(웃음). 처음에 어려울거라 예상은 했지만 열어보니 너무너무 어렵다.
● 배경이 품질이 매우 좋은데 그 배경의 적절한 활용이 부족해보인다. 필드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콘텐츠가 추가되었으면 하는데.
이범준 : 게임의 비주얼 대비 콘텐츠가 다르다, 구성이 다르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이 또한 기대와 현실의 괴리인 것 같다. 사실 이건 우리 아트실에서 매우 열심히 해주신 결과다. 비주얼은 뛰어난데 콘텐츠와 병렬로 올리고 있는 중이라 비주얼이 먼저 올라가고 그 다음에 콘텐츠를 쌓는 식이다. 그 때문에 그런 괴리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이제 그 기대를 어떻게 채울지는 우리의 숙제인데 갑자기 게임이 구조적으로 막 다른 장르가 되지는 않을거다. 우리의 방식대로 채워나가는 과정이 따를 것이고 미션, 콘텐츠 위주로 보강해나가겠다.
이범준 : 일단 우리 게임은 TPS 인데, FPS 만큼의 슈팅 감각을 요구하거나 파고들어갈 생각은 아니지만 우리의 눈높이보다 슈팅 퀄리티가 낮은건 사실이다. 스킬을 사용하는 액션과 총기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까. 빌드가 나올 때마다 계속 바꿔보는 중이다. 총기 간 차이가 부족하다는 지적 인지하고 있다. 다만 게임 내 특징의 구별은 캐릭터의 완성도에 크게 좌우된다. 이게 핵심이기에, 총이 모든 플레이를 지배하고 장악하는건 원치 않는다. 총기 경험을 더 좋게 만들되 콘텐츠가 모두 총기 슈팅 실력으로만 파훼되는건 우리 게임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 다른 루트슈터와 비교하면, 아이템 파밍이 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이범준 : 루팅과 파밍의 재미는 저도 좋아하는 게임의 재미이고 이번 테스트에서는 아이템을 많이 뿌리고 많이 먹는 형태로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인벤이 좀 많이 차서 흐름이 끊긴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외에 아이템을 만들거나 개조하는 기능이 현재 좀 부실한데 많이 채워넣을 예정이다.
● 캐릭터 밸런스는 의도적으로 각 캐릭터가 저마다 용도가 크게 다르게 느껴졌다. 버니는 일반 필드에서는 매우 강했는데 오히려 보스전에서는 별로였다. 또 글레이는 요격전 보스를 한방에 죽여버리는 버그도 있었다.
이범준 : 일단 모든 상황에 모든 비슷한 효율을 내는 캐릭터를 낼 생각은 없다. 각각의 캐릭터가 쓰임이 확실하도록 하려고 하고 각 콘텐츠마다 효용성이 확실하게 느껴졌으면 한다. 물론 글레이 건은 버그였다. 캐릭터 특성 강화를 하다보니 나온 의도치 않은 강함이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게 잘못된 방향 까진 아니고 수치에서 잘못 조정된 게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캐릭터를 한방향으로 빌드하고 계신데 좀더 여러가지 빌드, 그리고 보스전에서도 어떤 보스에선 무엇이 좋고, 스킬 세팅을 바꿔가며 하고 이런 전략적인 선택지를 주고 싶다.
● 퀘스트를 함께 클리어하거나 요격전 하는 등 함께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플레이어들이 많이 튕기더라.
이범준 : 일반 필드는 난입이라고 표현하는데 특히 플레이어의 조건을 보지 않고 집어넣는 MMO 적인 요소다. 다만 이게 제 기대와 다르게 많이 만족감이 떨어졌다. 고칠 목록에 올라가 있는 상태이고, 핑이 낮은 플레이어와 묶여서 플레이가 어려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네트워크 속도를 보고 매칭을 하는 형태다.
서버 내에서 어떤 국가와 만나는가, 이건 좀더 의사결정이 필요해 보이며, 번역 별로 서버를 어떻게 매치하는가 하는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비즈니스 적인 판단이 들어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일단 이번 테스트에서 한중일 및 아시아 지역은 같은 지역 서버로 묶었고, 북미/유럽은 별도의 서버로 묶었기에 서로 다른 지역은 만나기 힘들었을거다.
이범준 : 제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강조한게 최소한 크로스 프로그레션은 하겠다 하는 이야기였다. 상점 내역까지 다 공유하는 걸 목표로 했는데 이것까지는 여러가지 문제로 확답은 어렵다. 그래도 최소한 크로스 세이브는 무조건 깔고 가려고 한다.
전세계 원빌드, 업데이트도 동일하게 진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다른 게임 예로 들면 워프레임은 PC, PS 마다 버전이 다르다. 물론 이는 게임의 지향점이 다르기도 하고, 이분들도 크로스 세이브를 할거라고 했지만 아직이다. 그런데 왜 그런지 이해가 갈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부분이다. 기술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소니 미팅에서도 매우 강하게 강조했다. 콘솔 홀더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멀티 플랫폼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도록 하고 싶다.
※ 루리웹 지스타 2022 기사는 우측 링크를 통해 모아 볼 수 있습니다 (페이지 링크)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