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필기 불합격자 1문제 가산점
커트라인 넘으면 추가 합격 기회”
순경 채용 필기시험 수험생들이 일부 시험장에서만 문제가 미리 공개돼 형평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하자 경찰청이 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 조치를 내놨다.
20일 경찰청은 전날 치러진 ‘2020년 제2차 순경공채 및 경찰행정학과 경력채용 필기시험’에서 경찰학개론 9번 문제가 일부 시험장에서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공지되는 등 시험 관리상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문제가 사전 공개된 시험장은 총 2684개 교실 중 25곳이다. 해당 교실의 시험감독관들은 오류가 있었던 경찰학개론 9번 문제와 관련한 정오표 내용을 수험생들의 소지품을 걷기 전 칠판 등에 미리 적어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수험생들 사이에선 변경된 문제가 몇몇 시험장에서만 미리 공지됐고, 이를 본 일부 수험생이 해당 부분을 책에서 찾아보거나 휴대전화를 통해 문제를 공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경찰은 해당 문제를 두고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험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시험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해당 문제가 내용상 출제오류는 없기 때문에 정답을 4번으로 확정 및 채점하고, 기존에 공고된 지방청별 선발 예정 인원에 따라 ‘필기합격자(A그룹)’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와 별도로 모든 필기시험 불합격자에게 경찰학개론 한 문제에 해당하는 조정점수를 부여하고, 이들의 합산 점수가 A그룹의 커트라인 이상일 경우 ‘추가필기 합격자(B그룹)’로 선발해 채용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종합격자 결정도 A그룹과 B그룹을 분리해 진행한다. A그룹에 속한 수험생들의 경우 필기·체력·면접시험 점수를 합산해 고득점자순으로 처음 공지된 인원만큼 최종 선발한다. B그룹에 대해선 이들 시험의 합산 점수가 A그룹의 총점 커트라인 이상일 경우 최종합격자로 추가 선발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성실히 시험을 준비해온 응시자들께 큰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시험장 관리·감독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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