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아울러 협상이 양국 협상 대표단 뿐만 아니라 양국 장관, 청와대와 백악관 차원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을 시사했다. 협상이 잠정타결됐다는 일부 관측을 부인하고 한국의 추가 부담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언론과의 화상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해 “나는 협상이 계속돼 왔고,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협상은 서울과 워싱턴 간에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이 언론 브리핑처럼 화상으로 진행된다. 우리는 대면하는 것을 선호하고, 서울에 있는 우리 동료들도 대면을 선호할 것임을 안다”라고 말했다.
쿠퍼 차관보는 “우리는 서울에 대사관이 있고 한국 대사관이 이곳 워싱턴에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상호 유익하고 공정한 합의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고 “그러나 지금 당장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여전히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논의 주체 등과 관련해 “담당 부서의 내 동료들, 그러고 나서 물론 장관급과 그 이상”이라고 말한 뒤 “중요한 것은 협상이 계속되면서 상호 이익과 양측을 위해 공정한 합의를 찾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한국 특파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한국과의 협상은 진행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동맹들이 더 기여할 수 있고 더 해야 한다는 기대를 분명히 해왔다. 우리는 한국과 상호 이익이 되고 공정한 합의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당국자가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이 아니라 한국 언론에 먼저 입장을 담은 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가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힌 후 1일 타결 발표를 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후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협상이 계속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양국 방위비 협상 대표단간 협상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결과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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