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영 스타 쑨양이 지난해 11월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린 스포츠중재재판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몽트뢰|EPA연합뉴스
도핑 검사 불응 의혹을 샀던 중국 수영의 간판스타 쑨양(28)이 결국 자격정지 8년의 징계를 받았다. 쑨양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불발은 물론이고, 선수생명이 끝난 것과 다름없는 처지에 놓였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8일 쑨양이 도핑 검사 샘플 수거에 협조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재판부 3인 만장일치로 8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CAS는 “쑨양은 혈액 샘플 용기를 파기한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CAS가 지난해 11월 공판을 통해 밝혀낸 사실을 보면, 쑨양은 2018년 9월 늦은 밤 자택을 방문한 국제도핑시험관리 검사원들의 신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쑨양 어머니의 지시로 사설 경호원들이 혈액 샘플 용기를 망치로 깨뜨렸다. 쑨양은 경호원들이 샘플을 깰 때 휴대폰 불빛으로 이를 비추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국제수영연맹(FINA)은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고도 쑨양에게 ‘경고’를 내리는 데 그쳤고, 이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CAS에 쑨양을 제소하면서 이번 징계가 나오게 됐다. WADA는 “이번 재판에서 정의가 구현된 것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CAS 징계는 2028년 2월 말 해제된다. 쑨양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이번 징계는 사실상 국제무대 은퇴와 같다. 2012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1500m,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자유형 200m 금메달을 석권한 쑨양은 도쿄 올림픽에서 200m 2연패에 도전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징계로 물건너가게 됐다.
지난해 7월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쑨양이 자유형 200m, 400m 1위를 차지하자 다른 선수들이 그의 도핑검사 불응 의혹을 문제 삼아 시상대에 함께 오르기를 거부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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