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쓴 시민이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일까지 남은 날짜를 표시하는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코로나19의 공포가 세계의 축제까지 엄습하고 있다.
거물급 현역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인 딕 파운드(78·캐나다)의 입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파운드 위원은 26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여름(7월24일 개막) 도쿄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너무 위험한 것으로 판명되면 주최 측(IOC)은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옮기는 것보다 완전히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파운드 위원은 도쿄 올림픽의 운명에 대해 약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면서 오는 5월 말까지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림픽이 다른 도시로 이전해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장비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런던 시장 후보인 숀 베일리는 대안으로 영국 런던을 제시했다. 도쿄 도지사 고이케 유리코는 바이러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했다.
그러면서도 파운드 위원은 선수들에게 올림픽을 위한 훈련을 지속하라고 권장했다. 그는 “선수들은 스포츠에 계속 집중하고 ICO가 전염병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운드 위원은 도쿄 올림픽의 미래에 대한 결정은 ICO의 권한 밖에 있고 코로나19의 확산 여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하계 올림픽이 취소된 해는 1916년, 1940년, 1944년이다. 당시 1·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26일(현지시각) 도쿄 총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림픽 개최 취소설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파운드 위원의 발언을 모두 부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사실 관계를 IOC에 확인 결과 해당 위원의 발언은 ICO의 공식 입장이 아니고 해당 위원도 올림픽 개최를 향해 IOC가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스케줄 변동은 없다”며 “대회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본에서도 코로나19 공포는 점점 확산하고 있다. 일본 훗카이도에서 한 고령자가 코로나19로 사망하면서 공식 발표 사망자 수가 6명으로 늘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 외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