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선수들이 득점 뒤 환호하고 있다. KOVO 제공
마지막 대결이 시작됐다. 선두 사수에 고비를 맞은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최종 라운드 시작부터 빅매치가 열린다.
2019-2020 프로배구 V리그가 25일부터 6라운드를 시작해 팀간 최종 맞대결에 들어갔다. 남녀부 모두 선두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여자부는 당장 6라운드 초반 흥국생명과 GS칼텍스가 1위 현대건설을 차례로 만난다. 우승 결정전이 될 수도 있다.
올시즌 여자부에는 1위 경쟁 팀들이 치명적인 부상 공백을 주고받는 묘한 흐름이 있다. 1라운드 전승을 거두며 선두로 치고나갔던 GS칼텍스가 주전 레프트 이소영의 부상 공백으로 결국 3라운드에 1승4패로 추락하며 3위까지 떨어졌고, 이소영이 4라운드에 복귀해 GS칼텍스의 상승세가 시작되자 흥국생명이 주포 이재영의 부상 공백을 맞았다.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 막판 현대건설에 아슬아슬하게 1위를 내준 흥국생명은 결국 4라운드를 1승4패로 마치면서 3위로 추락했다. 5라운드에 이재영이 복귀해 흥국생명이 반격을 노리자 이제 선두 현대건설이 흔들리고 있다.
잘 달려오던 현대건설은 우승을 확정해야 할 6라운드를 앞둔 지금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하면서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이영주와 고유민이 리베로로 번갈아 기용되다 최근 이영주가 선발 출전하고 있지만 리시브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상대 팀들은 리베로를 집중 공략해 서브를 넣으며 현대건설을 흔든다. 여기에 외국인 주포 헤일리가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헤일리는 최근 3경기에서 12세트 동안 53득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은 최근 2경기에서 각각 27%와 31%로 뚝 떨어졌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헤일리의 결정력이 너무 떨어진다. 공격성공률이 이렇게 낮아서는 외국인선수가 해줘야 할 몫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리베로의 약점보다 헤일리의 결정력 부족을 더 아쉬워하고 있다.
헤일리가 터지지 않는 이상 센터 양효진과 레프트 고예림 등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야 하지만 강팀들과 맞대결은 쉽지 않다. 지난 23일 GS칼텍스와 5라운드 최종전에서도 현대건설은 초반 리시브가 크게 흔들려 1·2세트를 쉽게 내준 뒤 양효진이 살아나면서 3·4세트를 듀스 끝에 어렵게 잡았으나 5세트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 러츠에게 밀려 승리를 내줬다. 이 경기에서는 고예림이 허벅지 근육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25일 현재 현대건설은 19승6패(승점 52)를 기록해 2위 GS칼텍스(17승8패·승점 51)를 불과 승점 1차로 앞서고 있다. 3위 흥국생명(12승13패·승점 42)은 선두와 조금 멀어져있지만 이재영이 합류한 이상 끝까지 추격의 불씨는 남아있다.
현대건설은 고난의 일정을 치러야 한다. 26일 흥국생명을 만나고 3월1일에는 GS칼텍스와 격돌한다. 현대건설이 6라운드 초반을 잘 버텨낸다면 우승 가능성을 굳힐 수 있지만 이 2경기에서 무너질 경우 남은 경기들마저 부담스러워진다. 여자부 상위 구도가 또 바뀔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