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뉴키드. 사진 제이플로엔터테인먼트
K팝 가수들의 월드투어라고 하면 일본, 동남아의 몇 개 도시, 홍콩, 대만 등이 꼽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권역을 넓히기 위한 시도는 이어졌다. 북미지역의 문이 열렸고, 유럽도 단골 공연지가 됐다. 이제는 남미, 중앙아시아, 캐리비언 지역, 중동 등 미지의 지역들이 K팝의 영역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K팝 지형에 큰 변화가 생겼다.
사실 지금 전 세계에서 K팝의 위력이 뻗치지 않은 곳은 없다. 각 기획사들이 손익을 이유로 도전하지 않았을 뿐이다. K팝 미지의 지역들은 주로 신인그룹들의 패기 넘치는 도전에 의해 하나둘씩 그 빗장이 열리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월드투어라고 할 만 한 성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그룹 뉴키드(NewKidd)는 지난해 데뷔한 이제 데뷔 2년차의 ‘햇병아리’ 그룹이다. 하지만 이들의 성과를 낮잡아보면 큰 코 다친다. 이들은 데뷔 2개월 만에 남미 콘서트를 성사시킨 후 세계를 부지런히 누볐다. 최근에는 남미 12개국과 유럽을 도는 투어를 예정 중이고 티켓은 공연 때마다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그룹 멋진녀석들. 사진 DNA엔터테인먼트
특히 뉴키드는 K팝 콘서트의 새로운 지역 발굴에 적극적인데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기존 K팝 팀들이 잘 가지 않던 동유럽 공략도 시작해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팬미팅을 열었다.
혼성그룹 카드(KARD)는 남미를 거의 한국에 이은 ‘제2의 거점’으로 여기고 있다. 데뷔 당시였던 2017년 유럽과 미국, 남미를 포함해 9개국 13개 도시 투어를 돌았던 카드는 특히 남미에서의 호응이 높아 자주 남미를 찾고 있다. 브라질, 볼리비아 등에서 인기가 높다. 걸그룹 드림캐쳐 역시 남미가 주무대다. 이들은 아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파나마, 페루 등을 도는 남미투어를 계획해서 돌았다.
그룹 멋진녀석들은 아메리카 대륙의 중앙을 공략했다. 이들은 이달 초 캐리비안 지역인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과연 그곳에서 K팝팀 그것도 아직은 신예인 멋진녀석들을 알까 의문부호가 달렸지만 공연은 매진사례를 이루며 열기를 돋웠다.
혼성그룹 카드(KARD). 사진 DSP미디어
이러한 흐름에 톱 아이돌 그룹들도 호흡을 맞춰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월드투어에서 K팝 가수 최초로 중동공연을 열어 사우디 리야드의 스타디움을 채웠으며,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는 많은 K팝 공연이 열리다 다음 달 KBS2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의 투어 공연이 예정돼 있다.
차근차근 아시아에서부터 북미, 유럽으로 세를 넓힌 K팝 공연지는 이제 호주를 포함해 아프리카 일부지역을 제외한 거의 세계 전 지역을 겨냥하고 있다. 과거에는 채산성을 문제로 많은 기획사들이 도전을 꺼리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신인그룹을 위주로 공격적인 전략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에이티즈(ATEEZ), 브이에이브이(VAV), 세븐어클락(Seven O’Clock) 등의 팀들이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아직 부족하지만 활발한 해외활동으로 인기의 역주행을 노리고 있다.
그룹 멋진녀석들을 제작하고 있는 DNA엔터테인먼트의 이재성 대표는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해외는 한 가수만 좋아하는 분위기가 아니고 여럿을 좋아하는 분위기로 신인이나 국내에 빛을 보지 못한 팀들에게는 기회의 땅”이라며 “이번 캐리비안 투어를 택하게 된 것도 오히려 가지 않은 곳을 가려고 했던 곳을 찾는 전략이 성공으로 이어진 경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현지 해외공연 에이전트의 사전 제작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철저한 현지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걸그룹 드림캐쳐. 사진 드림캐쳐컴퍼니
뉴키드를 제작하고 있는 제이플로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중앙아시아나 남미 역시 모두 그 지역 팬들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소통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러브콜이 이어졌다”며 “그룹 자체가 초기부터 세계시장을 노려 차별화된 스타일링을 꾀했고, 세계 어디나 갈 수 있다는 열린 전략이 해외시장 선점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