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오른쪽)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온 ‘봉준호 생가 보존’에 대해 유머러스한 반응을 보였다.
봉준호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질문을 받자 “나도 기사를 봤다. (생가 보존은) 내가 죽은 후에나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 모든 건 지나가리라’란 마음으로 기사를 넘겼다.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한국사회의 빈부격차를 날카롭게 그린 이유에 대해선 “스토리의 본질을 외면하는 게 싫었다. 영화가 코믹한 면도 있지만 빈부격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씁쓸한 면도 있다. 필요한 부분이었기에 피하고 싶지 않았다. 정면돌파해야하는 영화였고, 관객들이 불편해할 수도 있지만 그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달콤한 포장지를 영화에 입히고 싶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현실을 그리는 게 대중적으로 위험할 수 있었겠지만, 이 영화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다행히 한국에서 1000만명 이상 관객들이 호응해줬고, 전세계적으로도 ‘오스카 후광’과 상관없이 호응해줬다는 게 내겐 큰 의미”라며 “이젠 다음 작품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가야할 때다. ‘기생충’에 이런 반응이 왜 나왔는지는 관객과 평론가, 대중이 평가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부자인 박사장(이선균)의 딸 과외선생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족극이다. 봉준호 감독의 일곱번째 장편 영화로 페르소나인 송강호와 이선균, 조여정, 장혜진, 이정은, 최우식, 박소담, 박명훈 등이 출연했다.
지난해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제77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각본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국제장편영화상·각본상을 휩쓸었다. 모두 한국 영화 사상 최초의 수상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