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우리카드. 한국배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창단 첫 ‘봄배구’의 기쁨을 누렸던 우리카드가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 직행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국내 선수들의 성장이 우리카드의 고공행진을 떠받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카드는 21일 현재 V리그 남자부 1위(승점44·16승6패)를 차지하고 있다. 2위 대한항공(승점 39)보다 승점 5점이 많고 디펜딩챔피언 3위 현대캐피탈(승점 36)에도 8점 차로 비교적 넉넉히 앞서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4일 대한항공, 지난 15일 현대캐피탈전 등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우리카드는 최근 두 시즌 사이 급성장했다. 2018년 4월 지휘봉을 잡은 신영철 감독과 함께 2018~2019 정규시즌 3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서 2패만 떠안고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시즌 마지막 날 우승 헹가래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신 감독은 그 비결로 국내 선수들의 발전을 첫손에 꼽았다. 세터 노재욱은 세트성공 누적 1위(967개)를 달리고 있다. 신 감독은 “세터에겐 창의력이 필요하지 주입식 지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재욱에게도 경기 운영에 대해선 본인에게 맡기는 편”이라면서 “재욱이가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안정적으로 토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욱이가 세트 1위니까 욕심이 있을 것”이라며 “감독으로서 나는 그것을 100%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프트 나경복은 득점 전체 5위(325점), 국내 선수 중에선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47.4%였던 공격 성공률은 이번 시즌 52.1%로 상승했다. 우리카드가 개막 초반 외인 선수를 리버맨 아가메즈에서 펠리페 알톤 반데로로 교체하던 어수선한 시기에 하위권으로 떨어지지 않았던 힘은 나경복에게서 나왔다.
지난달 22일 남자배구 대표팀에 나경복과 리베로 이상욱이 소집됐을 때는 레프트 한성정이 나경복의 빈자리를 손색없이 메우며 팀의 1위 탈환에 앞장섰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배구를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느껴가고 있다”며 “그것을 잘 정착시키면 상위권 팀을 만나도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노재욱은 “우리 선수들이 잘하고 있어서 자랑스럽고 고맙다”면서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으므로 1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1위를 지키겠다는 부담감을 갖기보다는 현재 상황을 즐기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