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에서 넥센으로 돌아온 박병호가 지난 2018년 1월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KBO리그 복귀 환영식 및 기자회견에서 유니폼 착복식을 갖고 있다. 이석우 기자
포스팅 시스템은 선수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포스팅 제도를 둘러싼 KBO리그 내 규정은 여전히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 선수의 ‘신분’ 문제다.
현행 제도는 선수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임의탈퇴선수’로 처리된다. ‘임의탈퇴’는 대개 ‘은퇴 선수’를 처리할 때 쓰는 방식이다. 포스팅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 선수을 ‘임의탈퇴’ 처리하는 것은 돌아왔을 때 KBO리그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FA가 아닌 선수는 리그에 복귀할 때 반드시 원 소속팀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박병호도 히어로즈로 돌아왔고 오승환 역시 삼성과 계약했다. 류현진도 커리어 막판 KBO리그로 복귀할 때는 한화와 계약해야만 한다. FA가 아니라 임의탈퇴해제기 때문에 계약금도 다년 계약도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KBO리그 규약은 FA가 아닌 선수에 대한 다년 계약을 인정하지 않는다.
해외진출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기준(1군 등록일수 145일)을 채워야 한다. FA 자격을 얻기 2년 전에 해외진출자격이 주어진다. 포스팅을 통해 진출하면 KBO리그는 해당 선수가 FA 권리를 한 차례 사용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돌아온 뒤 다시 FA 자격을 얻으려면 2년만 뛰면 되는 게 아니라 다시 4년을 채워야 FA 자격이 주어진다. 포스팅을 신청할 경우 FA 자격을 얻기까지 2시즌의 ‘페널티’가 주어지는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FA지만, KBO리그에서는 FA가 아니다. 박병호가 히어로즈에 복귀한 뒤 FA가 되려면 2021시즌이 끝나야 한다.
여기서 또 모순이 발생한다. 해외진출을 통해 FA 권리를 한 번 행사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실제 FA 자격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박병호는 2021시즌 뒤 ‘신규 FA’가 된다. 새로 생긴 FA 등급제에 따르면 박병호는 만 35세가 지나 첫 FA자격을 얻기 때문에 보상선수가 발생하지 않는 C 등급 선수다.
김광현, 김재환에 이어 김하성 나성범 등 앞으로 여러 선수들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 앞뒤가 잘 맞지 않는 포스팅 관련 리그 규정을 손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