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선수들이 지난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경기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KBL 제공
산성의 한 축이 빠진 가운데 치른 첫 경기는 예상 외의 완패였다. 아버지의 장례식 때문에 자리를 비우게 된 치나누 오누아쿠(23)의 공백은 원주 DB의 큰 위기로 다가왔다. 이와 더불어, 부상에서 막 돌아온 선수들의 경기 체력이 온전치 않다는 것 또한 고민이다.
DB는 지난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한 때 32점을 끌려가는 졸전 끝에 80-93으로 완패를 당했다. 3연패에 빠지며 순위도 공동 3위(11승9패)가 됐다.
윤호영, 김종규와 함께 ‘DB 산성’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오누아쿠의 공백은 확실히 컸다. 지난 10월 부친상을 당한 오누아쿠는 가족들이 나이지리아의 전통 풍습에 따라 장례식을 치르길 원해 10일 출국, 약 1주일 후에 돌아온다.
팀 리바운드 1위 DB는 이날 삼성과 리바운드 싸움에서 25-32로 패했다. 특히 전반에만 9-21로 뒤지는 등 큰 열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은 두 자리수 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가 한 명도 없었음에도 선수 전원이 고르게 리바운드 싸움에 뛰어들며 DB와의 높이 싸움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오누아쿠는 이번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13.3점·8.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수치고 기록적인 측면은 그리 특출나 보이지 않으나, 오누아쿠의 가치는 단순 기록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특히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칼렙 그린(34)의 체력 문제를 덜어준다는 점이 크다. 30대 중반의 그린은 기량은 출중해도 매 경기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가기엔 부담이 큰 노장이다.
오누아쿠의 공백 못지 않게 큰 또 다른 문제는, 부상에서 막 돌아온 선수들의 경기 체력이 아직 온전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윤호영, 허웅, 김민구 등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에서도 선전하며 서울 SK와 선두 싸움을 벌여왔던 DB는 현재 김민구를 제외한 전원이 복귀한 상황이다. 그런데 오랜 기간 경기에 뛰지 않고 쉬다보니 경기를 뛸 체력이 떨어졌고, 이는 ‘에너지 레벨’에서 상대에게 크게 뒤쳐지는 원인이 됐다.
DB는 오는 주말 2연전을 앞두고 있다. 14일에는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를 만나고 15일 고양 오리온을 상대한다. 선수들의 경기 체력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을 소화한다. DB는 오리온전을 끝으로 21일 창원 LG전까지 5일간의 휴식일을 가진다. 이 기간에 오누아쿠도 돌아온다. DB의 올해 마지막 고비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