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윌리엄스 KIA 감독. 연합뉴스
KIA가 외국인 투수 영입 과정에서 외국인 사령탑 맷 윌리엄스 감독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KIA가 지난 10일 영입을 발표한 드류 가뇽(29)은 얼마 전까지 뉴욕 메츠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돼있던 투수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에 밀워키 지명된 뒤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지난해 메츠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지난해에는 1차례 선발 등판을 포함해 5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했고 올해는 18경기에 나섰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중간계투로 뛰었지만 트리플A에서는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올해 트리플A에서 15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88.2이닝을 던지며 6승 5패 평균자책 2.33의 좋은 기록을 거뒀다.
KIA가 영입을 시도했으나 메츠에 지불해야 할 이적료가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협상을 거듭하던 KIA는 결국 가뇽 영입을 포기하고 다른 투수와 접촉에 들어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젊은 유망주 투수들이 KBO리그로 오고 있는 최근 흐름 속에 가뇽 역시 일본 혹은 한국 리그 진출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지난 11월21일 메츠에서 양도지명 처리되면서 자유의 몸이 된 가뇽은 윌리엄스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KIA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KIA 스카우트 팀의 영입 후보 리스트를 보며 가뇽에 대해 “좋은 투수”라고 영입을 원했던 윌리엄스 감독은 바로 ‘OK’ 사인을 내고 구단에 연락을 취해 가뇽 영입이 성사됐다.
조계현 KIA 단장은 “아무래도 메릴 켈리나 에릭 테임즈처럼 한국에서 성공하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들 영향인지 20대 젊은 선수들이 KBO리그에 관심이 많다. 우리는 거기에 (메이저리그에서 온) 윌리엄스 감독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가뇽이 윌리엄스 감독에게 전화를 해 ‘한국으로 가고 싶다’가 아니라 ‘KIA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구단이 맞춰놓은 영입 후보군과 윌리엄스 감독이 원하는 후보군이 거의 일치해 매우 순조로웠다”고 전했다.
가뇽에 앞서 계약한 애런 브룩스 역시 윌리엄스 감독이 오클랜드에서 3루 코치로 있던 시절 맺은 인연으로 KIA에 왔다. 브룩스 역시 1990년생으로 가뇽과 같이 2011년 드래프트 출신이다. 올해 오클랜드와 볼티모어에서 18경기에 선발로 나선 현역 메이저리거로 KIA가 볼티모어에 이적료를 지급하고 영입한 투수다.
올해 KIA는 외국인 투수들의 심각한 부진으로 최근 5년 사이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에이스 양현종을 받쳐줄 2·3선발만 확실해도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KIA는 바로 올시즌 메이저리거들을 직접 지켜본 윌리엄스 감독의 눈을 더해 투수들을 선발했다. KIA가 내년 외국인선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게 보고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