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 윤영석·외통 김태호 선출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국민의힘 장제원(사진) 의원이 여당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8월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등으로 인한 당의 혼란상에 책임을 지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지 100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8일 의원총회를 열고 여당 몫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을 5명의 후보자를 내정했다. 장 의원은 국회 행안위원장에 단독으로 입후보해 의원들의 박수 추대를 받고 최종 후보자로 선출됐다. 지난 8월 31일 “여당 중진 의원으로서,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2선 퇴진’을 선언한 장 의원이 정치 전면에 복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전당대회를 앞둔 당에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기 위한 ‘메신저’로 장 의원이 선택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2년 뒤 총선 공천권을 쥐는 차기 당대표는 선출 즉시 ‘여권의 2인자’ 격으로 떠오르는데, 원활한 당정관계를 위해선 윤 대통령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뽑혀야 한다는 시선이 많아서다.
실제로 ‘윤핵관 4인방’(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이 지난달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과 부부동반 만찬 자리를 가진 이후 장 의원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당 ‘투톱’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하는 한편, 불화설이 일었던 권성동 의원과 의기투합하는 모양새다.
장 의원은 이날 의총장에서도 ‘윤석열 시계’를 차고 권 의원과 담소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 원내대표가 전날 “(장 의원이) 내가 당 후보를 디스한다고 하는데 자기들이 스스로 디스하는 거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내 의사가 전달된 것 같다”며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장 의원이 행안위원장 후보자로 단독 입후보한 데에도 윤심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이날 의총에선 이외에도 기재위원장에 윤영석, 외교통일위원장에 김태호, 국방위원장에 한기호, 정보위원장에 박덕흠 의원이 각각 후보자로 선출됐다. 정보위원장 후보자로는 3선의 박덕흠·하태경 의원의 경선 끝에 박 의원이 선정됐다. 장 의원은 지난 7월 여야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내년 5월 말까지만 행안위원장을 맡고, 6월1일부터는 과방위원장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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