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근우.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한화는 20일 열린 2019 KBO 2차 드래프트에서 3명을 데려오고 1명을 내줬다. 3명 역시 즉시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1명의 이름값이 워낙 커 놀라움을 안겼다. 2014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4년 뒤 한차례 더 FA 계약을 맺은 정근우(37)가 팀을 떠나게 됐다.
정근우의 이적은, 정근우가 한화의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팀의 바람에 따라 주포지션인 2루수 자리를 떠나 1루수로, 외야수로 뛰었던 정근우는 결국 새 둥지를 찾게 됐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정근우를 명단에서 제외할 때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는지 다 아실 것이다. 그만큼 팀에 많이 헌신했던 선수”라면서 “원론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미래자원 확보 및 포지션 중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정 단장은 “이번 마무리훈련에서도 다음 시즌 준비를 열심히 했다”며 “팀에 충성도가 높다. 후배 선수들도 잘 리드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선수들이 잇달아 이적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져 한화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정 단장은 “선수가 다른 팀에서 기회를 얻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선은 정근우에게 쏠렸지만, 한화는 팀 상황에 따라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법한 선수들을 여럿 데려오는 성과도 거뒀다. 1라운드에 지명한 포수 이해창은 올해 30경기에 나서는데 그쳤지만 2017년 114경기에서 타율 0.272, 11홈런 44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2라운드에 지명한 외야수 정진호는 역시 올해는 66경기 타율 0.208에 그쳤지만 지난해 111경기에서 타율 0.301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은 인정받은 선수였다. 올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어 3경기에 출전했다.
3라운드에서 지명받은 왼손투수 이현호는 한화의 얇은 투수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리라 기대를 받는 투수다. 올해 시즌 초반 두산이 이용찬의 부상으로 선발진에 빈 자리가 생겼을 때 이현호가 자리를 메웠다.
정 단장은 “지금 즉시전력감 선수를 데려오면, 우리가 보유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해창은 보호선수 명단을 받았을 때부터 가장 눈에 띄는 선수였고, 젊은 포수들의 성장을 위해서 영입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현호뿐 아니라 정진호도 한화 선수진의 경쟁 구도를 일으키리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