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를 치를 수 있을지 지금도 약간 걱정이 된다. 연습도 이틀 밖에 하지 못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전관왕을 노리는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여자골프 사상 최고액인 150만달러의 우승상금이 걸려있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이번 주말 개막하는데 발목 부상이 여전히 심해서다.
고진영이 지난달 24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고진영은 21일(현지시간) 개막하는 투어 챔피언십을 앞두고 19일 대회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대 관심은 고진영의 부상 상태였다.
고진영은 현재 발목 상태에 대해 “공을 칠 때와 피니시할 때 발목이 매우 뻐근하고 아프다”면서 “때로는 걸을 때도 발목 안쪽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언제쯤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도 약간 걱정이 된다”고 했다.
어떻게 부상을 당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다만, 지난달 31일 대만에서 개막한 LPGA 투어 타이완 스윙잉 스커츠 1라운드 때 통증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18번 홀에서 연습스윙을 하던 도중 통증이 와서 스윙을 못할 것 같았다. 1분 가량 쉰 뒤 티샷을 하고 걷는데 통증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라운드가 끝나자 물리치료를 받은 뒤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잤는데도 다음날 통증이 계속됐다고 했다. 2라운드에도 통증이 심해졌고, 3라운드 11번 홀 플레이를 하고 나서는 도저히 경기를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그는 기권 뒤 한국으로 왔다. 일요일 집에서 휴식을 취한 뒤 월요일에 병원으로 가서 발목에 주사를 맞았다고 했다. 이후 계속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연습은 18~19일 이틀 밖에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이미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했고 상금(271만4281달러), 평균 타수(69.052타) 등 주요 부문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 끝난다면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올해의 선수, 상금왕, 평균 타수 1위를 차지하는 LPGA 사상 4번째 선수가 된다. 앞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2007~2008년), 쩡야니(대만·2011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2018년)이 이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부상에 발목을 잡힌다면 상금왕부터 지키기 힘들어진다. 고진영은 상금 부문에서 이정은(23·199만2490달러)에 72만1791달러 앞선 1위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우승상금이 150만달러나 된다. 이정은이 우승할 경우 상금왕은 이정은에게 돌아간다. LPGA투어 홈페이지는 상금 순위 10위까지 상금왕이 될 기회가 있다고 전했다. 박성현(26·152만9905달러), 브룩 헨더슨(캐나다·151만9447달러), 이민지(호주·150만8761달러), 렉시 톰프슨(미국·141만7609달러), 넬리 코르다(미국·139만5909달러), 김세영(26·125만3099달러), 김효주(125만2555달러), 대니엘 강(미국·124만1806달러)이 10위 안에 있다. 이들은 자력으로는 상금왕이 될 수 없지만 고진영이 이번 대회에서 최하위권으로 처지고 이들이 우승하면 역전도 가능하다.
2위 김효주(24·69.361타)에 크게 앞서있는 평균 타수 부문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김효주 보다 22~23타 이상 더 치지 않으면 1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현재 컨디션이라면 장담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