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대자보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대학생들이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6개 단체는 19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진핑 정부와 홍콩 당국은 홍콩 항쟁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학생들이 주한 중국대사관 경계지점에서 약 30m 떨어진 도로상에서 기자회견을 열자, 경찰은 “집회가 금지된 장소에서의 미신고 집회에 해당한다”며 네 차례 자진해산을 명령하는 등 갈등이 빚어졌으나 현장 연행은 없었다.
최근 대학가에선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찢어지거나 홍콩 시위 응원 문구를 적어 붙이도록 마련된 공간인 ‘레넌 벽’이 훼손되는 등의 학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 학생모임은 레넌 벽 훼손과 관련해 20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이날 밝혔다. 서강대에서도 관련 대자보가 하루 만에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홍콩의 민주화와 함께하는 서강인’에 따르면 18일 오전 11시쯤 캠퍼스 내 5곳에 게재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투쟁을 지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 중 1개가 같은 날 오후 5시쯤 게시판에서 뜯긴 채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갈등은 온라인 공간에서 더 격화하는 모습이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인 학생을 ‘항독분자’(港獨分子·홍콩 독립 세력) 등으로 표현한 게시물이 공유되면서 일부 학생의 소속 학교와 얼굴이 그대로 노출돼 논란이 됐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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