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철 부산 KT 감독이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KBL 제공
감독의 ‘잔소리’에 선수들이 기분좋은 승리로 화답했다. 이번 시즌들어 서동철 부산 KT 감독의 잔소리를 많이 듣는다는 양홍석과 바이런 멀린스는 다 들을만한 잔소리라며 환하게 웃었다.
양홍석과 멀린스는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얀앙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각각 23점·7리바운드, 21점·16리바운드로 활약하며 KT의 86-73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4연패를 끊는 중요한 승리였다.
양홍석은 경기 후 “연패를 끊어 기분이 좋다. 오늘 승리는 연패를 끊은 경기가 아니라 연승을 이어가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승리보다 더 값진 걸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멀린스 역시 “선수들과 호흡이 좋았다. 분위기를 바꿔보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했는데 잘 풀렸다. 21일 원주 DB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홍석과 멀린스는 이번 시즌 서 감독으로부터 유독 잔소리를 많이 받고 있다. 특히 양홍석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서 감독이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싶어서 잔소리를 좀 많이 하는 편인데, 그 과정에서 주문하는게 많다보니 본인이 좀 헷갈려하는 것 같다”고 언급하며 잔소리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홍석은 “감독님이 확실히 잔소리가 많이 늘긴 했다”며 미소를 지은 뒤 “그런데 그 이유는 내가 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적하실 때마다 보면 내가 잘못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많이 활약이 없기에 잔소리가 많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난 그 잔소리가 잔소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멀린스도 마찬가지였다. 멀린스는 “난 오히려 그렇게 많은 말을 나에게 해주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 고등학교 때 코치가 나한테 그랬는데, 말을 많이 하는 것은 그만큼 나에게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하더라”며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뛸 때도 나한테 말을 많이 하는 코치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코치가 있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우리 감독님이 항상 많은 지적을 하는데 그 덕분에 나도 좋은 선수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