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가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샤밥 알 아흘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두바이컵 2차전 바레인과 경기에서 헤딩을 하고 있다. 두바이 | 연합뉴스
아무리 신뢰를 보낸다고 하더라도 부진하면 용서없다. 김학범호의 뜨거운 무한 경쟁 속에서는 제 아무리 백승호(다름슈타트)라고 해도 특별 대우가 없다.
백승호는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샤밥 알 아흘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두바이컵 2차전 바레인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6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국이 3-0으로 승리한 이날 경기에서, 백승호의 출전은 그 어떤 것보다 많은 관심을 모았다. A대표팀에서는 선발 출전해 기량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으나, 김학범호에서는 이번이 첫 실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동안 김학범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계속 기대감을 드러냈었고, 소속팀에서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오면서 그의 활약상에 쏠리는 팬들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
냉정하게 얘기해 이날 경기에서 백승호의 활약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않았다. 강력한 중거리 슛과 과감한 패스 등 여러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기는 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실수도 많이 했다. 드리블도 합격점을 줄 수 없었다.
경기는 기분 좋은 완승으로 끝났으나, 김 감독은 전혀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백승호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평가를 내렸다. 김 감독은 “백승호가 훈련 때도 힘들어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힘들어보였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빠른 공수 전환도 아직 몸에 배어있지 않고 패스 타이밍도 부족했다. 패스가 끊기는 것은 괜찮은데, 타이밍이 늦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횡패스와 백패스를 굉장히 싫어한다. 되든 안 되든 무조건 ‘전진’이다. 지난달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도 이 부분이 많이 나왔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백승호는 백패스와 횡패스를 남발하지는 않았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다보니 전진에 주춤하는 장면이 여럿 나왔다. 김 감독이 지적한 부분이 이것이다.
이제 겨우 실전 하나가 끝났을 뿐, 바레인전으로 인해 김 감독이 백승호에 대한 신뢰를 낮출 가능성은 없다. 수비형 미드필더말고도 공격적인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백승호는 여전히 김 감독이 쥔 가장 강력한 카드 중 하나다.
다만, 현재 두바이컵을 통해 김 감독은 내년 1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해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출전할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추리고 있다. 선수들의 경쟁이 그만큼 뜨거울 수 밖에 없다. 백승호를 향한 김 감독의 따끔한 지적은, 자신감은 가져도 되지만 방심은 절대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