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가운데)이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8-7로 승리한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인천 | 이석우 기자
키움 장정석 감독은 2019 포스트시즌에서 “보다 빠른 교체”를 경기 운영 테마로 내걸었다. 단기전 승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뭔가를 해 보는 것이 해보지도 못하고 패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이다. 실제 가을야구에서 빠른 교체는 효과적으로 비춰진다.
장 감독이 ‘빠른 교체’를 할 수 있는 것은 불펜의 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엔트리 30명 중 투수로만 14명을 채웠다. 선발 4명을 뺀 10명의 투수를 고루 활용하는 중이다.
장 감독은 “전력분석팀의 데이터를 통해 우리 투수들의 장점과 상대의 약점을 파악했다”면서 “엔트리에 있는 모든 투수가 각자의 장점으로 상대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사실 엔트리에 들지 못한 아쉬운 선수들도 많다”고 말했다.
우투수 중에도 힘과 기술로 나뉘고, 좌우투수에 강한 스타일이 구분된다. 좌투수, 사이드암 투수 모두 마찬가지다. 힘있는 중심타선과 세기에 강한 하위타선을 나누고 좌우 타자를 나눠서 각각 거기에 맞는 투수들의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 왕조 시절 류중일 감독이 풍부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선발 두명을 이어붙이는 1+1 마운드 운영을 했다면 2019 키움의 불펜 운영은 경기 중후반 각 이닝 당 투수 2명을 배치하는 원이닝 1+1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다음 이닝에 나서는 타순 스타일에 따라 2명을 준비한 다음 차례로 등판시키면서 효율을 높인다.
장 감독은 “정규시즌에는 한 번에 한 명씩만 몸을 풀었다. 단기전이고 하니 2명이 풀 수도 있고, 타이밍 때문에 2번 풀 수도 있는데 투수들이 이를 잘 이해하고 따라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셋업맨과 마무리, 원포인트 릴리프의 구분도 없다. 조상우는 경기 중반 결정적 순간 등판해 위기를 넘기고 나면, 나머지 투수를 효과적으로 배치에 아웃카운트를 지워나간다. 키움 ‘만리장성 불펜’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