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변수는 제주의 변덕스러운 날씨”, “한국 선수 가운데 우승후보 1순위는 임성재”.
오는 17일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총상금 975만달러)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 모인 선수들이 15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회 주최사인 CJ의 후원을 받으며 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시우·임성재·강성훈·안병훈·이경훈·김민휘 등 6명의 ‘팀 CJ’ 선수들은 이날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임성재(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팀CJ’ 소속 선수들이 15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JNA골프 제공
제주도가 고향인 지난 5월 AT&T 바이런 넬슨 우승자 강성훈과 아시아 최초의 PGA 투어 신인왕 임성재는 “오랜만에 집에 와서 좋다”면서 “많은 관중이 찾아서 응원해주면 더욱 힘이 날 것같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 강성훈 등은 “지난 시즌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고, 지난 주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임성재”라고 입을 모았다. 김시우는 임성재와 함께 “제주 출신이면서 올해 PGA투어 우승도 있는 강성훈 선수도 우승후보”라고 했다. 임성재는 “안병훈 선수가 이 코스에서 유리할 것같다”고 말했다.
변수로는 역시 예측할 수 없는 제주의 날씨를 꼽았다. 강성훈은 “바람이 많이 불면 아이언샷 거리 맞추기가 까다로워 바람에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훈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누가 추위에 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같다”고 했다. 김시우는 “바람이 불 때 안전한 쪽으로 아이언샷을 보내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거리가 지난해보다 30야드 이상 길어진 6번 홀과 티박스 위치가 바뀐 7번 홀도 승부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KPGA 코리안투어를 대표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이원준·문경준·이수민·함정우·이형준은 한국 투어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올해 코리안투어 상금왕 이수민은 “‘더 CJ컵’이 PGA투어 대회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면서 “요즘 샷도 좋아지고 비거리도 늘고 있어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함정우는 “PGA투어 대회 출전이 처음이어서 즐기겠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막상 대회장에 오니 욕심이 난다”며 “최선을 다해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지난 주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임성재에게 역전당해 우승을 놓친 문경준은 “그때는 생각이 많아 실수했다”며 “여기는 한국이고 코스도 잘 안다. 자신 있게 경기해서 지난 주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경험이 있는 조던 스피스와 게리 우들랜드(이상 미국)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조던 스피스가 15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JNA골프 제공
마스터스와 US오픈, 디오픈 우승이 있는 스피스는 ‘더 CJ컵’이 2019~2020시즌 첫 출전이다. 스피스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나오는 세계적인 대회여서 이번 대회를 새 시즌에 처음 출전하는 대회로 정했다”며 “예전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우승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때 세계랭킹 1위였지만 현재 38위까지 떨어진 그는 “예전의 기량을 거의 회복했다”고 했다.
지난 6월 US오픈에서 브룩스 켑카(미국)의 3년 연속 우승을 저지하며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우들랜드도 “요즘 경기력이 만족스럽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우들랜드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켑카에 이어 준우승했다.
우들랜드는 또 “오는 12월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미국팀으로 합류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서 “이번 대회와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조조 챔피언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미국팀 단장인 타이거 우즈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