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토 그리핀(오른쪽)이 14일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휴스턴 골프클럽에서 열린 휴스턴오픈에서 첫 PGA투어 우승에 성공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여자친구 마야 브라운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2010년 프로 전향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상금 수입이 전무하다 보니 은행 잔고가 거의 바닥을 보인 때도 있었다. 결국 2014년엔 동료인 윌리 윌콕스(미국)의 캐디백을 들기도 했다.
캐디백을 들면서 꿈을 지켜온 랜토 그리핀(미국)이 프로 전향 이후 10년 만에 꿈에 그리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했다. 그리핀은 14일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휴스턴 골프클럽(파72·7332야드)에서 열린 휴스턴 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의 성적을 낸 그리핀은 공동 2위 선수들을 1타 차로 따돌리고 PGA 투어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135만달러(약 16억원)는 지금까지 자신이 PGA 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 83만7333달러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그리핀은 윌콕스가 당시 대회에서 공동 4위로 선전하자 캐디 급료로 1만7000달러를 받아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워갈 수 있었다. 2014년 PGA투어 차이나 시리즈에서, 이듬해에는 PGA 라틴아메리카 투어에서 뛴 경험이 있다. 그의 첫 우승도 남미에서 나왔다. 그리핀은 2017년 PGA 2부 투어에 입문해 첫 우승을 일궈내면서 PGA 투어 회원이 됐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회원 자격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리핀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2부리그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씩 추가하며 2019-2020시즌 PGA 투어 회원을 되찾았다.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밀리터리 트리뷰트에서는 그리핀은 자신이 윌콕스의 캐디로 나섰던 대회에 선수로 출전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핀은 공동 선두를 달리던 16번 홀(파3)에서 약 10m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스콧 해링턴과 마크 허바드(이상 미국)의 추격을 뿌리쳤다.
그리핀의 PGA 투어 다음 일정은 오는 17일 제주도에서 개막하는 더 CJ컵(총상금 975만달러)이다. 더 CJ컵에는 브룩스 켑카, 필 미컬슨(이상 미국)을 비롯해 2018-2019시즌 신인상 수상자 임성재(21), PGA 투어 8승 최경주(49) 등이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