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상황에 따라 말 바꾸기”
이낙연 “내게 무능 프레임 씌워”
정세균, 양강 동시 겨냥해 비판
더불어민주당의 20대 대선 후보 자리를 둘러싼 경선 후보들의 충돌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권 내 지지율 1∼2위를 기록 중인 이재명, 이낙연 후보의 전면전이 대두되는 가운데 기존의 ‘명·추’(이재명·추미애), ‘낙·균’(이낙연·정세균) 연대가 무색할 만큼 다른 4인의 주자들도 상대를 가리지 않는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전날 본경선 첫 TV토론에서 ‘명낙대전’을 치른 이재명, 이낙연 후보는 29일 각각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거친 장외전을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는 당 차원에서 페어플레이를 다짐했던 ‘원팀 협약’과 관련해 “협약식 서명을 하고 바로 이낙연 후보 측 설훈 선대위원장이 네거티브를 시작했다”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논란에 대해선 “(이낙연 후보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꾼다”고 비판했다. 또 전날에 이어 “친인척·측근·가족 등 부정부패는 국민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낙연 후보 측근의 ‘옵티머스 연루 의혹’을 재차 부각했다. 이재명 캠프의 이경 부대변인은 이낙연 후보가 “2015년 공약 21개 중 20개를 이행한 것으로 2016년에 평가됐다”고 말한 것을 ‘허위’로 규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자신에게 ‘무능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제가 무능한 총리였다면 그 당시 문재인정부 지지율이 그렇게 높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의 반문(반문재인)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역공으로 풀이된다. 측근의 옵티머스 연루 의혹에 대해선 “정말 검찰이 이제라도 철저히 파헤쳐주길 바란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의 백제 발언을 고리로 당내 지역주의 설전이 격화하는 상황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가 오히려 제 쪽이 흑색선전이다, 책임져야 한다고 (전날 토론) 마지막 발언을 하면서 (오히려 논란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면서 사태의 책임을 이재명 후보에게 돌렸다.
정세균 후보는 이날 양강 주자를 동시 겨냥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국정 경험이 부족하고 경제를 모른다”고, 이낙연 후보에 대해선 “총리 시절 부동산도 제대로 못하고, 집권 초기 지지율 덕을 본 것이지 내로라할 성과가 뭐가 있냐”며 독설을 쏟아냈다.
한편 특정 후보 캠프행을 보류하며 경선을 관전했던 홍영표·도종환·김경협·김종민·신동근 의원 등 친문(친문재인) 핵심 의원들의 ‘반명’(반이재명) 전선 합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주자들 간 전선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내 친문 모임인 ‘민주주의 4.0’을 중심으로 한 의원 22명은 전날 국민선거인단 참여 호소 캠페인을 시작했다. 민주주의 4.0은 이날 비공개 정책 특별토론회를 열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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