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학년 학부모 “계속 유지되길”
고학년들은 ‘학습 격차’ 우려 나와
학생 10명·교직원 1명 양성 판정
전국 학교 49곳은 등교수업 못해
등교 첫날부터 자가진단앱 ‘오류’
“마스크 꼭 잘 쓰고 있어야 돼!” “선생님 이름 알아? 교실 찾아갈 수 있겠어?”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맞는 세 번째 학기가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고등학교 3학년만 매일 등교했지만,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하에서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도 매일 학교에 가게 됐다. 나머지 학년은 주 2∼3회나 격주, 3주 중 2주 등으로 등교수업이 이뤄진다.
새학기가 시작된 이날 서울 용산구 금양초등학교 앞 등굣길은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매일 등교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거의 등교를 하지 못한 자녀에게 일일이 교실 위치를 설명해주고, 아이들이 교문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도 한참을 지켜보며 자리를 뜨지 못했다.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도 들뜬 기분을 숨기지 못한 채 친구들과 뛰어가거나, 부모님을 향해 힘차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이모(50)씨는 “작년은 거의 집에서만 보내서 아직 유치원생 같다”면서 “계속 매일 등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반 학부모 김모(33)씨도 “걱정은 되지만 매일 학교에 가는 게 반갑다”면서 “아무래도 온라인 수업은 아이들이 대충하게 되고 선생님이 직접 알려주는 것보다 못하다”고 했다.
이날 오전 마포구 성원초등학교는 예년 3월의 활기찬 새학기에 비해 다소 허전한 모습이었다. 입학을 축하하는 현수막과 함께 색색깔의 풍선 장식이 붙었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로 학생 외에는 교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등 썰렁했다. 학부모 A씨는 “걱정되긴 하지만 최근에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는 상황이 아닌 데다가 전교생 등교는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아이에게 마스크를 꼭 쓰라고 거듭 당부했고, 마스크를 잃어버리거나 줄이 끊어진 친구가 있으면 주라고 마스크 여분도 넉넉히 챙겨줬다”고 말했다.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학습 격차를 우려했다. 금양초 4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42)씨는 “등교를 안 하는 동안 어떤 아이들은 학원도 다녔지만, 집에만 있던 아이들도 있어 학기 초반부터 학습 격차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방역 당국 역시 개학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해 방역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업능력 저하, 돌봄 문제를 종합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외부에서 감염돼 학교로 전파될 위험성이 있다”면서도 “교내 밀집도를 최소화해 적정하게 관리하고,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전수검사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 전파를 최소화하는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국 학교 49곳이 등교 수업을 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경기 37곳 △경북 11곳 △서울·인천 1곳의 학교가 원격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학기 들어 이날 0시까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학생은 10명, 교직원은 1명으로 집계됐다.
첫 등교를 앞두고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일도 일어났다. 이 앱은 학생들이 등교 전 가정에서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보고 학교에서 그 결과를 파악하기 위해 제작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반 배정이 마무리되지 않는 등 학적정보 입력이 끝나지 않은 학교가 일부 있었다”며 “학급이 정해지지 않은 아이들이 앱에 접속했을 때 오류처럼 보이는 문제가 나타났을 뿐 서버나 접속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오전 내내 현장에서 겪은 장애를 파악조차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해 9월 자가진단 아이폰용 앱이 서비스 개시 첫날 등교 시간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한 전례가 있음에도 ‘깜깜이 행정’이 재연됐다. 교육부의 세심한 정책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앱 사용대상자 580만명 가운데 78%가 이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유지혜·권구성·정필재·이진경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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