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장 의원, 민주당 단독 이상민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에…“가슴에 칼 품고 다니는 ‘정치 자객들’” 지적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단독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을 ‘정치 자객들’이라 불렀다가, 20대인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정치하기를 재고하라’는 말을 들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최연소 청와대 청년비서관을 지낸 박 전 최고위원은 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장제원 의원님 같은 분은 정치하는 걸 진지하게 재고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장 의원이 국정조사를 애초 합의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이런 분이 정치하는 게 정말 우리나라의 불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분이 국정조사를 뭘로 생각하느냐를 우리가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11일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키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그들이 요구한 국정조사 또한 정권 흔들기”라며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애초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에 합의해서는 안 됐다면서, “민주당은 정치라는 탈을 쓰고 가슴에는 칼을 품고 다니는 ‘정치 자객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는 결국 이재명 대표를 살리기 위한 의도라며, 장 의원은 “차고 넘치는 증언과 증거가 이재명 대표를 죄어온다”는 말로 민주당을 겨냥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민주당의 모습을 보라”면서 “시정연설을 위한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거부하고 본회의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는 말로 민주당의 행보가 ‘정권 발목잡기’이자 ‘정권 흔들기’라고도 거듭 강조했다.
‘친윤(친윤석열)’ 그룹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의 발언은 당 원내지도부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합의해주고도, 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지적으로 읽혔다.
장 의원은 지난달 여야가 ‘선(先) 예산안, 후(後) 국정조사’에 합의하려 할 때 당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 수용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이에 박 전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국정조사는 이태원 참사가 있었기 때문에 나온 얘기”라며, “지금 장제원 의원의 정치에서 더 중요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을 얻는 일이지, 국민 마음을 얻는 일이 아닌 것”이라고 장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장 의원의 발언은 정치인의 본분을 잊은 거라면서, 박 전 최고위원은 “무리하게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건 결국 당내 의원들에게 이것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니 따르라는 행동지침을 주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계속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문고리 권력들이 굉장히 문제가 됐다”며 “그 전철을 밟으려는 건지 정말 (장 의원에게) 진지하게 여쭤보고 싶다”고 반응했다.
한편, 장 의원의 SNS 글에 포함된 “우리는 민주당이라는 집단을 상대로 합리적 운운하는 달콤한 속삭임에 꾀여 ‘겉멋 패션정치’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던 표현에도 시선이 쏠린다.
글의 맥락으로 볼 때는 민주당을 향한 비판이지만, 반대로 민주당을 상대한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대응을 ‘겉멋’이라 지칭한 걸로 읽을 수 있어서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러한 장 의원의 글을 두고 “혐오정치를 하는 것보다 패션 정치가 좋지 않겠느냐”고 라디오 출연을 통해 응수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CBS 라디오에서 “장제원 의원이 최근 당내 현안이나 정치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대변인 격을 자처해 대통령 속마음은 이럴 거라 생각하면서 주위에 전달하는지 모르겠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장 의원이 당내 현안과 이견에 대해 특정 각을 세워 이야기하고 특히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하는 건, 외부 평론가가 하는 것과 무게부터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의 뜻을 오해할 여지가 있다”며 “하고 싶어도 말을 하지 않는 게 최측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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