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적인 스포일러는 최대한 조심하겠으나 사소한 것들까지 다 피해서 스샷 올리는 게 넘 힘든 관계로 소소한 건 누설 될 수도 있습니다.
몇 번 체크 했으나 혹시 모르니 미리 방어막 깔아둠 ㅅㄱ
어차피 나온지 꽤 됐고 관심 가진 사람들은 다 알 테고, 이젠 구하기도 힘든 게임이라 의미가 있나 싶지만.
* 시작하자 마자 찡함과 서늘함을 동시에 안겨주는 문구.
등급 분류 거부라니.
아 너무 무섭다...
* 오늘의 게임은 뉴 단간론파 V3다.
맨날 제목이 괴상하게 변해서 혼란스러운데, 본가 게임 시리즈 중에서는 세 번째 작품이다.
그냥 단간론파 3 이라고 부르면 보통은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니 V3나 뉴 단간이라고 칭한다.
스토리는 나쁜 놈이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모아두고 살인 게임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 전작인 슈퍼 단간론파의 뇌절에 극심한 타격을 입고 안 하려고 했는데.
이미 있는 건 어쩔 수 없으니 걍 하기로 했다.
정성스레 만들어진 한글화가 아까우니까 하는 것 뿐이라구? 흐... 흥.
* 이번 작은 PS4 버전까지 고려해서 그런지 때깔이 이뻐졌다.
전작들은 휴대용 기기 기반이라서 좀 칙칙한 면이 있었는데 V3는 화면이 간지나고 깔끔하다.
* 오프닝을 통해, 누구나 범인이 될 수 있다는 걸 멋지게 표현하였다.
* 때깔만 좋아진 게 아니라 재판도 더 재밌어졌다.
특히 의견이 양분 되어서 두 파가 의견 대립을 펼치는 장면은 내 안에서 뭔가가 끓어 넘치는 기분이었다.
너무 어렵지도 않고 적절한 난이도의 낱말 맞추기인데 꽤 괜찮은 시스템 같다.
* 재판 시스템은 이것저것 더해지고 개량 되면서 나아졌다.
편의성도 좋아지고 디자인도 멋지고 재미난 시스템도 많아졌는데 몇 가지는 조금 아쉬움으로 남더라.
드라이브 미니 게임은 전작보다 지루해졌고 리듬 게임은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또한 리듬 게임 이후 나오는 일러스트는 완성도가 떨어져서 확 깬다.
일보 전진 일보 후퇴가 뒤섞인 느낌이다만 재판 시스템 이전에 재판의 전개 과정이 진짜 재밌다.
* 챕터별 이야기의 완성도는 확실히 물이 올랐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얼얼한 통수, 괴상망측한 트릭과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역대급 트롤러의 등장 등등.
챕터별 완성도만 따지면 시리즈 최고라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니다.
다만 살해 동기의 표현에 있어서는 여전히 의아한 부분들이 있더라.
뭐 이건 일본 애들이 피의자 표현에 궁색해질 수밖에 없는 문화적인 차이라고 봐야 할지도.
* 이제 남은 건 이야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데.
좀 돌려 말하자면 막판에 출생의 비밀 같은 걸 꺼냈다.
진짜로 출생의 비밀이 나온다는 게 아니라, 비유를 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상남자처럼 우린 토속적으로 가겠수다! 하면 그러려니 하지, 한껏 기대감을 올려놓고 보인다는 게 그따구다.
역대급 이야기를 펼치다가 그다지 새롭지도 충격적이지도, 흥미롭지도 않은 발상을 최후의 만찬으로 떡하니 꺼내놓으니 당황스럽다.
전작 감상에서 쓴 말이지만. 그만큼 감췄으면 그만큼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된다.
* 거기다가 가불기까지 걸어놔서 비판에 대한 탈출구까지 떡하니 만들어놨다.
"선생님. 이 캐릭터는 설정이랑 하는 짓이 너무 다른데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 흠!
* "선생님, 이 부분은 설명이 안 되는데 어떻게 된 거죠?"
* 흠허!
* 이 게임 시리즈는 늘 마지막 챕터가 문제다.
결말 챕터만 가면 꼭 추리극의 형식을 내동댕이 치고는 막연한 주제를 가지고 두 세시간 토론 배틀을 떠버린다.
소년 탐정 김전일로 시작 했다가 백분 토론으로 마무리 짓는다.
마지막 챕터가 막장 뇌절인 건 1편, 2편, V3 다 마찬가지인데, V3는 그 중에서 가장 악질적인 방식이 쓰였다.
* 1편에서는 마스코트 캐릭터가 하나.
2편에서는 둘.
그리고 V3에서는 무려 여섯으로 늘었는데.
"선생님. 마스코트 캐릭터가 안 그래도 말이 많은데 여섯이 떠들어대니 정신 사납고 시끄러워요."
* 하잇!
이런 사소한 불만에도 바로 달려와서 가불기 걸어주신다.
설정이 진짜 그런다. 이런 식으로도 설명 되고 저런 식으로 설명 되서 원천봉쇄가 된다.
이건 담론을 이끌어 내는 게 아니라 무책임한 거다.
뒤로 막아야 되나? 앞으로 막아야 되나?
나의 역가드를 알까?
* 요점은 비겁하다는 거다.
욕 먹을 각오하고 (자기 딴애는)대담한 설정을 투척했지만, 그 와중에 자기가 도망칠 구석은 남겨 놓은 셈이다.
깨알같이 자학적인 요소도 넣어서 사실은 뇌절하지 않고 거리감을 둔 거라고 시늉까지 한다.
* 코지마 히데오가 "사실 메탈 기어 솔리드5는 미완성을 테마로 해서 만든 게임입니다. 진짜 미완성 아님 ㄴㄴ"
이러면 누가 믿어줄까.
메탈 기어 솔리드는 전쟁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다루는 주제에 전쟁 게임의 껍따구를 두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을 해치지 않고 몰래 지나치는 잠입과 비살상 무기를 통해 최소한의 신뢰성은 챙긴다.
하지만 V3의 메시지와 형식은 촌티 풀풀 나는데 순수성에도 의심이 가니 이걸 진지하게 분석 한다거나 받아들이고픈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V3의 형식은 이미 메탈 기어 솔리드2에서 훨씬 일찍, 더 나은 모습으로 선보인 바가 있다.
당신은 어디까지 내다 보신 겁니까...
그저 by Hideo Kojima... ...
* 참으로 애증의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게임으로서는 가장 재밌게 했지만 팬심을 우롱한다는 느낌을 떨칠 순 없더라.
그래서 극렬 V3 안티들을 보면 겜알못이라고 불쾌한 느낌이 들면서도 딱히 뭐라고 하기도 힘들다.
5챕터까지만 비교를 하면 V3는 시리즈 중에 역대급 게임인 건 맞는데, 마지막까지 포함하면 병슨 만루홈런이라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원래 시리즈라는 게 다 비슷비슷하다지만 왜 매번 마지막에 가면 헛발질로 후지산 대폭발 슛을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기존의 시리즈를 만들던 팀이 단체로 런을 했고 회사는 새로운 팀으로 시리즈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왕 물갈이 된 거 새 작품이 나온다면 마지막 챕터의 지랄병 좀 어떻게 말려줬으면 좋겠다.
<특징>
액션성이 가미된 추리 텍스트 어드벤처.
<장점>
혜자스러운 볼륨.
다양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창의력 대폭발 하는 범죄 트릭들.
액션성이 넘치는 재판.
한글 패치가 존재.
분위기를 살려주는 흥미로운 OST.
시리즈 최고의 완성도.
<단점>
씹덕.
시리즈의 마지막이라지만 지나치게 과감하고 난해한 스토리.
전작들의 스토리에 과하게 의존함.
질펀한 섹드립.
잔인하며 자비심 없는 스토리 전개 때문에 심리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