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 | 인왕 3 (NIOH 3) | 출시일 | 2026년 2월 6일 |
| 개발사 | 코에이 테크모 | 장르 | ARPG |
| 기종 | PC / PS5 | 등급 | 청소년이용불가 |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2017년 처음 출시된 다크 전국 ARPG ‘인왕’. 전국 시대를 다크 판타지로 해석하고 치열한 전투를 더한 이 작품이 시작된지도 어느덧 햇수로 10년 차를 맞이했다. 그 사이에 게임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진화하고 발전했다. 실제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 보여준 속도감과 전투의 강렬함 그리고 시스템 전반은 인왕 1은 물론이고 후속작인 인왕 2에서 새로운 일면을 구축하고 있었다.
신중한 전투 하지만 순간적으로 터지는 전투의 긴장감 및 카타르시스는 벤치마킹한 타이틀은 물론이고 그 어떤 게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인왕 시리즈만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했다. 여기에 파밍 관련 시스템이 더해지고 각자 플레이 스타일에 맞춘 빌드 구성 및 커스터마이징 등 파밍 플레이에 있어서도 장시간 플레이 타임을 보장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향을 받은 작품은 있으나, 자신의 맛을 만들어낸 시리즈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인왕 2 이후 6년. 팀 닌자는 이제 인왕의 새로운 시도를 본격적으로 시도한다. 이전 시리즈가 어느 정도 시스템을 구축했고 가다듬는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면, 이번 작품인 인왕 3에서는 보다 파격적인 시도들이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띈다.
시리즈의 전작과 그간 팀 닌자가 개발했던 타이틀이 보여줬던 것처럼, 참고했던 타이틀의 영역을 벗어나 오롯이 자신의 길을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전작인 인왕 2에서 자신만의 방향성을 찾은 다음 몇 걸음 나아갔다면, 이번 인왕 3는 자신들의 길을 우직하게 구축하고 팀 닌자가 배웠던 것들 그리고 시도했던 것들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 타이틀로 마감된다.
※ 해당 리뷰는 PS5 에서 플레이가 이루어졌으며, FPS 모드를 기준으로 스크린샷이 촬영됐다.
● 무엇이 인왕 시리즈의 정체성인가? - 둘이서 하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인왕 3의 리뷰에 앞서서 ‘어떤 것이 인왕 시리즈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가?’를 언급하고자 한다. 이는 어떤 관점에서 이번 작품을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과 같은 것을 제시하기 위함이며, 인왕 3에 이르러 팀 닌자가 어떠한 선택을 내렸는지를 설명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이를 통해서 인왕 3가 구축한 발전상을 정리하는 것. 그리고 고민들이 어떤 플레이 메커닉과 방식으로 적용되었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는 ‘둘이서 하나’라는 키워드가 시리즈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싶다. 다크 전국 ARPG라는 설명과는 별개로 게임 메커닉 전반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시리즈의 방향성을 제시한 전작, ‘인왕 2’를 떠올려보자. 인왕 2를 관통하는 것은 시리즈의 이름이기도 한 인왕의 개념이었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인왕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알 수 있다. 작중에서 오다 노부나가가 ‘둘이서 하나, 마치 인왕처럼’이라는 대사를 남긴 것이 그 예다.

아와 훔 그리고 합쳐서 옴. 둘이서 하나. 인왕 2부터 나오기 시작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둘이서 하나라는 개념은 작중에서는 인물들이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게임 메커닉적으로는 인간과 요괴. 두 플레이 스타일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인간 형태의 플레이와 요괴 형태의 플레이를 적절하게 섞어냈고 이를 통해서 각기 다른 두 개의 층으로 전투 플레이를 구성한 것이 인왕 2였다.
인왕 3는 둘이서 하나라는 개념을 그대로 유지한 채 조금 더 나아간다. 이번에는 인간과 요괴가 아니라 사무라이와 닌자라는 플레이 스타일을 적립했다. 각기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두 개의 직업은 이전 시리즈와는 또 다른 플레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사무라이 스타일과 빠른 이동과 회피 중심의 플레이를 사용하는 닌자는 이번 타이틀에서 메커닉의 진화를 뒷받침하는 존재로 활용된다.
시나리오 측면에서도 둘이서 하나라는 키워드를 찾아볼 수 있다. 전작에서는 주인공이 하나이자 둘인 존재, 게임 내 이야기 측면에서 두 인물을 하나로 판단하고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시대별로 서로가 대치되는 두 인물들이 자리하며, 일종의 아치에너미처럼 다뤄진다. 두 인물이 만들어내는 대치가 시나리오의 핵심 요소로 활용되는 상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사무라이와 닌자로 플레이 스타일을 구분했던 것이 시나리오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게 되며 게임이 마무리 된다.

마침 시대별 주역과 대척점도 일대일, 둘이서 하나다
오픈 필드 또한 마찬가지다. 시나리오에서 보여준 두 인물과 세력의 대립을 바탕으로 필드를 그려낸다. 전국 / 헤이안 / 막부 말기까지 주요 필드는 세 곳이며, 사이사이에 일부 구간들이 작은 규모로 구성되어 있는 설계를 보여준다. 막부 말기까지 등장한 시점에서 적국 시대를 바탕으로 하는 다크 판타지라는 컨셉은 조금 멀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중심은 전국 시대에 기반을 둔다. 동시에 중반부터 후반부인 헤이안과 막부 말기 교토를 중심으로 오가도록 하면서 두 개의 지역이 연장선에 자리하도록 했다.
이렇듯 인왕 3는 둘이서 하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고 바라볼 수 있다. 완전히 다른 형태의 두 플레이 스타일이 하나로 맞물리는 것을 추구하고 각 메커닉의 연계를 통해 전투의 완성도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 따라서 이번 리뷰는 인왕 3가 보여주는 전투 측면 그리고 게임 플레이의 무대가 되는 오픈 필드를 중심으로 두 요소들의 연계와 플레이 경험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둘이서 하나. 이를 중심으로 인왕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변화했는가
● 사무라이와 닌자 - 폭발적 딜과 회피 중심까지. 두 가지 맛 그리고 연계
이전 시리즈에서 항상 주인공은 사무라이 플레이 스타일로 고정된 상태였다. 이러한 구조는 인왕 시리즈 고유의 플레이 스타일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벤치마킹한 타이틀에서 가져온 스테미너의 관리라는 개념을 플레이어의 테크닉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메커닉과 접목시킨 결과물이었다. 사무라이 스타일의 전투가 보여주는 핵심은 ‘잔심’. 공격 이후 추가 입력을 타이밍에 맞춰서 할 경우, 일정 분량의 스테미너가 회복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잔심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점차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치열하고 긴장감 있는 전투를 그려내는 것이 방향성이었기 때문에 그러하다. 잔심을 통해서 스테미너를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는가가 플레이어 캐릭터의 공격 능력을 좌우했다. 그리고 게임 초반부를 넘어서 후반부로 갈수록 보다 복잡해지는 양상을 낳았다.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따라서 무기를 바꿔가면서 연계를 하도록 했고 상 / 중 / 하단으로 구분되는 액션 체계도 존재했다. 자세에 따라서 무기별로 외형이나 액션이 변화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시스템 전반은 플레이어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무기로도 자신만의 콤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바탕으로 작동했다.

잔심을 제대로 못하면 인왕이라는 시리즈는 한 없이 어려워진다
인왕 시리즈는 이 과정에서 잔심으로 스테미너가 회복되거나 잔심에서 파생되는 동월과 같은 추가 액션으로 다시금 스테미너의 회복을 노리는 등의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하는 특징을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조작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키 입력이 많고 복잡하기도 하므로) 익숙해지는 순간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적의 빈틈을 노리고 한 번에 구상한 콤보를 모조리 때려 넣을 수 있을 때. 그 때에 인왕 시리즈의 전투가 보여주는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일점돌파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폭발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으며,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양상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었다. 인왕 3는 이러한 정체성을 가져가면서도 약간의 보완과 새로운 가능성을 더한다. 전투 측면과 관련해서 굵직한 변화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0. 닌자 스타일의 추가 - 사무라이가 어려워? 그럼 너는 닌자야
1. 패링의 추가 - 더 치열한 전투가 가능해진
2. 기술연마의 추가 - 진정한 폭딜 메커닉으로
3. 더 걸기 쉬워진 혼돈 - 닌자와 사무라이의 연계
4. 무기 조정 - 속성 기술과 사기급 기술들의 향연

앞서 언급한 인왕 시리즈의 핵심 메커닉, 잔심과 자세 변경 등은 분명히 흥미롭고 치열한 조작과 긴장감을 낳는 요소로 작동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대 급부도 존재한다. 이렇게 복잡한 메커닉이 어려운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다. 자세를 바꿘다거나 잔심을 활용해야 하는 복잡한 조작들은 익숙해졌을 때에는 특유의 손맛을 제공하지만 못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어렵고 다루기 까다로운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닌자 스타일은 이 점을 배제하고 정 반대의 메커닉으로 설계되어 있다. 사무라이가 잔심을 이용한 기력의 관리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 닌자는 회피를 중심에 둔다. 공격이나 성공적인 회피를 했을 때 인술이 보충되고 이후에 인술을 이용해서 원거리나 중거리에서의 공격을 하는 형태의 플레이다. 따라서 조작 측면에서는 사무라이와 비교해서 보다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잘 피하고 잘 때리면 스킬인 인술이 차오른다는 개념을 유지했기 때문에 긴장감 있고 치열한 전투라는 가치는 유지하면서 사무라이와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견고하게 유지한다. 닌자 또한 무기 스킬을 가지고 있고 이를 다른 액션과 조합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공격 이후 R1을 통해 부가적인 액션으로 연계한다거나 차지 / 회피 이후 반격 등 조합할 수 있는 액션들도 마련되어 있다.

회피 그리고 인술이 중심이 되는 '닌자'
닌자에게 인술들이 자리하게 되면서 이전 시리즈에서 사무라이가 사용하던 인술들이 조정되기는 했다. 하지만 동시에 사무라이는 ‘패링(받아치기)’을 장착해 한층 더 강력해진 위상을 자랑한다. 이전 시리즈에서도 패링이 있었지만 특정 무기 스킬에 조건부로 달려있다거나 요괴 상태에서 조건부로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그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는 지점이다.
패링이 생기면서 사무라이의 게임 플레이는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형태로 변화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개발진이 패링을 어떻게 다루고자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인왕 3의 패링은 팀 닌자 자신들의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서도 조금 더 조율된 일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주도적 패링이 추가되어 한결 편해지고 재밌어진 '사무라이'
언급했던 것처럼 잔심과 같은 시스템은 사무라이 플레이 시 기력을 관리하는 용도이자 다른 액션으로 전환하고 연계하는 데에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인왕 3의 패링도 이러한 방향성을 함께 유지한다. 즉, 패링 일변도로 전투가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고자 고민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인왕 3의 패링은 다른 게임과 달리 적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다.
잠시 다른 게임의 패링을 생각해보자. 패링 중심의 액션으로 구축될 경우에는 모든 시스템이 여기에 수렴될 수밖에 없다. 패링의 연속이 주는 감각은 각별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패링이 게임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패링을 해야만 적을 그로기 상태로 만들 수 있다거나 하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와 다르게 인왕3의 패링은 오직 적의 공격을 흘려내는 것에 집중한다. 패링을 성공시킨다고 해서 적의 공격이 끊기거나 상대 기력 게이지를 감소시키는 등의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신에 패링을 성공시키면 나의 스테미너(기력)와 연마 게이지가 회복되는 효과를 부여했다. 따라서 적의 빈틈을 노려서 폭발적인 피해를 쏟아 부어버리는 플레이에는 변함이 없다. 어디까지나 나의 공격을 더 집중시키는 용도로만 사용된다.
역설적으로 패링을 할 수 있다면 게임 플레이가 용이해지지만, 패링을 하지 못하더라도 기존의 플레이에 아주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이는 닌자에서 패링을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결과적으로는 패링 일변도로 게임 플레이가 흘러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전작의 조건부 받아치기는 전심을 통한 큰 기술 반격으로 살아 남았다
동시에 시스템이 조정되어 ‘기술 연마’라는 새로운 기능이 도입됐다. 이것은 인왕 3의 전투 경험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공격과 패링 그리고 방어 시에는 자세 UI에 게이지가 차오르는데, 이것이 다 차오른 순간 무기 기술을 발동할 경우 공격력 증가와 함께 기력 소모가 줄어드는 효과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았다가 한 번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시간 내에 다른 무기 기술을 사용하면 기술 연마가 지속된다는 데에 있다.
기술 연마가 지속된 상태에서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설계는 의도가 명확하다. 인왕 시리즈가 지금까지 보여준 일점돌파의 폭발적인 콤보를 더 효과적이고 강렬하게 사용하라는 의미다. 기술 연마가 생기면서 콤보를 잘 구성한다면 이전보다 폭발적인 피해를 줄 수 있도록 변화했다. 게다가 기술 연마와 함께 표시되는 백색 이펙트는 물론 치-잉 하는 효과음 등이 극딜이라 불리는 행위를 할 때의 경험을 더더욱 즐겁게 만든다.
더불어 무기 기술들도 연속 사용을 고려한 조정들이 더해졌다. 각 무기들에 어느 정도 사기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추가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일도의 총권은 방어 및 패링 판정이 더해져 이것만 잘 써도 수월한 진행이 가능하다. 쌍검의 공중 연속 발차기나 일부 무기 기술의 방어 판정 등이 더해진 것을 볼 때, 연속해서 무기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방어 효과를 갖도록 했음을 알 수 있다.

패링 맛이 더해진 일도. 이 맛에 일도 합니다. 인간형 상대로 일도는 신이며... (후략)
궁극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보여는 패링의 추가나 기술 연마의 추가 및 기술 조정 등은 여전히 ‘나만의 콤보를 구성하고 순간적으로 아주 강력한 피해를 입히는 쾌감’으로 귀결된다. 연습이나 숙련도가 필요한 것이지만,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보상이 강렬하게 구성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를 보조하는 추가적인 구성들도 존재한다. 전작보다 상대적으로 혼돈을 걸기 쉬워졌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속성 피해 이후 다수의 상태 이상을 걸어 적들의 기력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혼돈’. 혼돈의 활용이 용이해즌 것은 닌자 스타일로 구분되면서 얻게 된 장점이다. 닌자의 인술들이 대부분 속성 피해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결정이다. 아마도 개발진의 의도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닌자를 통해 상태 이상을 유도하고 적의 기력을 소진시킨다 - 기력이 소진되었을 즈음 사무라이 스타일로 변경(전심) - 기술 연마를 이용한 폭발적 피해 누적’ 이라는 흐름이다.
이와 같은 플레이는 닌자 하나로만 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각 스킬들은 치밀하게 조정되어 있는 상태다. 사무라이 스타일에서 속성 피해를 가지고 있는 무기 스킬이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다. 모자란 속성 피해를 보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수호령 스킬과 더해서 상태 이상 - 혼돈으로 이어지는 플레이 흐름을 의도적으로 조정하고 발동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낳았다.

기술 연마 상태에서 스킬을 연속으로 발동 했을 때의 쾌감은 어떠한 타이틀로 대체가 불가하다
그렇기에 인왕 3의 전투는 ‘역대 시리즈 중에서 최고로 강렬한 경험’이라고 정리할 수 있는 형태가 됐다. 사무라이와 닌자. 두 직업을 오가면서 전투를 하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든 시스템이 인왕 시리즈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강렬한 전투를 만드는 일관된 목적을 보여주기에 그러하다.
구조적으로는 급격한 변화가 없고 여전히 플레이어의 조작 능력에 좌우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시스템들이 조율되었고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들이 증가했다. 그 결과, 전투는 여전히 치열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 단순히 적이 강력해서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전투 도중 빠르게 판단하거나 생각할 수 있는 지점들이 많아서다.
때로는 순간적으로 연속 판단을 내려야할 때도 존재하며,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적의 기력이 소진되었을 때 나오는 강렬한 피해와 카타르시스가 얼굴을 비춘다. 이 모든 것들이 전투의 경험을 더더욱 강렬하게 만드는 향신료처럼 작동하는 한편, 그 맛을 몇 배는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니까, 전투 그 자체는 전작보다 더 맛있어졌다는 이야기다
● 시리즈 최초의 오픈 필드 - 네 개의 시대, 두 개의 장소를 주로 활용하는
전투는 새로운 것을 더하면서도 원래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그렇다면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 하는 무대의 상황은 어떨까? 이와 관련해서는 방향성이 완전히 변경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전 시리즈의 구성이 스테이지 방식이었고 작은 규모의 필드를 여러개 미션 형태로 진행하는 구조였음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스테이지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의 동선을 알맞게 짜는 게임 디자인이었다.
어디서 적을 만나게 되며 / 어디서 적을 상대하고 / 어떤 오브젝트를 배치하고 / 적이나 지름길을 체크 포인트에 맞춰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했다. 하나의 필드를 이리저리 메트로바니아 식으로 꼬아놓은 형태는 아니었지만, 각 스테이지마다 완결성을 가지고 있는 형태에서 지금까지 전투와 육성을 시도한 것이 인왕 시리즈였다.
인왕 2 이후 팀 닌자는 와룡 / 라이즈 오브 더 로닌과 같은 타이틀에서 보다 넓은 필드로의 전환을 시도했으며, 나름대로 성공적인 일면을 구축했다. 그리고 인왕 3에서는 조금 더 나아간다. 인왕 3는 상대적으로 넓은 필드를 몇 개의 구역으로 구분하는 것 + 각 구역마다 나름의 동선을 만드는 것 + 전체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갖도록 설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여러모로 놀랄만한 지점들도 있어, 모든 구역을 가보는 것을 추천할 정도
우선 인왕 3의 오픈 필드는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몇 개의 구역으로 구분된다. 각 구역들을 채우는 것은 다수의 발견들이다. 전통의 고다마 찾기와 같이 숨겨진 요소를 찾는 것들도 존재하며, 달인을 만나서 전투를 한다거나 하는 요소 그리고 보물 상자를 통한 파밍이 가능하게 했다. 이외에도 필드에 적들이 거점을 가지고 있어 이를 해방한다거나 / 갈 수 없는 장소들을 추후 방문하도록 유도한다.
이 모든 숨겨진 요소들은 한편으로는 육성 측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무기들의 능력을 개방하는 데에 사용하는 스킬 포인트를 숨겨진 요소를 발견했을 때에 얻도록 해뒀기 때문이다. 중반부터는 포인트가 여유로운 편이지만, 초반에는 이러한 요소들을 최대한 많이 찾을 필요성을 만든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캐릭터는 전투를 하게 되고 암리타를 모아서 레벨업을 하게 되며, 조금씩 강해지고 자연스레 게임 플레이에 익숙해진다.

요괴 쫀득 방울이나 고다마를 찾다 보면, 다른 지역으로 자연스레 넘어가게 되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숨겨진 요소들이 동선의 배치와 어느 정도 맞물린다는 점이다. 각 구역들은 다음 구역으로 진행하기 위해 설정된 길을 따라간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어느 정도 예상되는 동선을 갖기 마련인데, 숨겨진 요소들은 이 동선의 근처에 배치되어 있다. 완전히 다른 방향을 탐색하도록 만들지 않으며, 숨겨진 것을 찾거나 필드에 배치된 콘텐츠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음 지역 또는 주요 지역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또한, 숨겨진 것을 찾도록 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편의성을 보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왕 3는 각 구역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해당 구역의 탐색도가 증가하도록 설정했다. 신사와 같은 체크 포인트를 발견하거나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 / 적 거점의 탈환 / 강적 격파 / 스킬 포인트 요소 발견을 통해 탐색도가 올라가는 구성이다. 그리고 탐색도가 최대로 올라갈 경우에는 현재 구역에 있는 모든 주요 수집품의 마커를 표시하도록 설정했다. 이러한 요소는 추후 다시금 탐색을 하도록 만들거나 한 구역을 깊게 파고 들도록 만드는 요인이 된다.

탐색도가 올라가며 못 찾은 것들을 표시하는 시스템은 편의성은 물론 재탐색에서도 용이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필드에서의 완급 조절에 있다. 개인적으로 감탄을 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모든 장소가 긴장감이 넘치는 것은 아니며 전투와 평화 상태의 비율이 아주 적절하게 유지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간단하게는 일반적인 필드에서는 편하게 쉬엄쉬엄 진행이 가능한 난이도를, 강적이나 일부 보스는 치열한 전투를 하도록 만든 구성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간별 구성은 결과적으로는 모든 지역이 스트레스나 긴장감으로 가득찬 필드가 아님을 의미한다. 각 구역에서 탐색을 하는 지점들은 상대적으로 편하게. 하지만 아주 쉽지는 않게 설계했고 필요한 구간에서는 치열한 전투의 맛을 전하는 상태다.
강약을 조절하면서 나오는 필드의 구성은 하나의 흐름과 동선을 만들기도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서브 퀘스트와 메인 퀘스트의 동선이다. 이와 같은 큰 틀에서의 동선은 한 챕터를 관통하는 이야기 흐름을 만들기도 하며, 동시에 플레이어의 탐색과 도전으로 연결된다. 게임의 중반부인 헤이안 시대를 예로 들어보자.

위에서 시작해서 좌우로 그리고 다시 남쪽으로 갈 수 있는 형태. 시계 방향이나 반시계도 가능하다
헤이안 시대는 가운데에 스토리가 진행되는 던전인 지옥이 배치되어 있고 플레이어가 12시 방향에서 시작해 한 바퀴를 돌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종의 도넛과 같은 형태다. 봉인을 정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장소가 동서남쪽에 하나씩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동선이 만들어진다. 플레이어는 여기서 지역별 레벨을 맵에서 파악하고 어디부터 서쪽 또는 동쪽 중 어디로 먼저 갈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서브 퀘스트를 동선에 맞춰서 진행하기도 하며, 한 구역의 메인 목표를 완수하고 다음 구역으로 향하게 된다. 모든 동선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적절한 완급 조절이 이루어졌으며, 자연스레 각종 콘텐츠 및 육성 관련 요소들의 발견으로 이루어진다. 그 결과, 필요한 필드를 다 돌았다면 최종 도전에 알맞는 레벨대 혹은 그 이상에 도달한 상태로 한 챕터를 마무리 한다.
오픈 필드와 관련해서 하나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같은 장소를 다른 시각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중반부인 헤이안 시대와 엔딩 즈음인 막부 말기는 사실 교토라는 같은 장소가 배경이다. 따라서 서브 퀘스트 진행 도중 막부 말기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헤이안 시대로 가서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는 등 같은 장소 두 개를 하나의 퀘스트 라인에 배치한 시도도 찾아볼 수 있다.

시대에 따라서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이기도 할 것이고
● 재탕과 개발 효율화 사이 - 반갑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한 총집편. 그리고 일부 불편함
전반적으로 인왕 3의 플레이 감각과 필드 구성은 모난 부분 없이 만족스럽다. 다만, 일부 아쉬운 지점들도 있다. 이것은 재탕 혹은 개발 효율화라고 부를 수 있는 지점이다. 전반적인 모델링이나 인물의 구성 등이 팀 닌자의 전작들에서 가져온 것이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몬스터인 요괴들의 모습을 보면, 인왕 1부터 2에 이르기까지 한 번은 보았던 적들이 자리한다. 이미 유명한 요괴들을 대부분 사용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지점이라고는 하지만, 새로운 적들의 숫자가 적어보인다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렵다.
시대상으로는 조금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막부 말기가 대표적인 예다. 그간 인왕 시리즈를 ‘다크 전국 ARPG’라고 소개했던 것과는 정 반대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아함을 보내기 충분하다. 전국 시대가 아닌데 다크 전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라는 시각이다. 이러한 결정은 라이즈 오브 더 로닌에서 구축한 에셋들을 변용해서 인왕에 맞게 적용했다고 가정하면 말이 된다.
시리즈의 총집편이자 팀 닌자의 총체라고 언급했던 것은 이러한 이유다. 인왕 1에서 등장했던 후쿠의 모델링이 그대로 사용되기도 했고 로닌에서 등장한 오키타 소지 등의 인물들도 그대로 사용됐다. 일부는 모델링 수정이 가미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 한다.

오랜만에 본 히노 엔마. 문득 생각하니 등장 컷신도 재탕이다
더불어 PS5의 프레임 중심 플레이에서는 일부 불편한 구간들이 존재했다. 프레임 자체는 안정적으로 가져간다고 할 수 있겠지만, 눈이 내리는 전투에서의 시각 효과가 문제다. 프레임을 확보하기 위해서 하향된 눈의 비주얼이 치열한 전투 환경을 방해한다. 여기에 이펙트가 겹쳐지면서 적의 강력한 기술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거나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해당 구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게임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여담으로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필드에서 강력한 보스인 ‘혈도 수라’가 보스전이 진행되는 방에 생성되는 문제가 있다. 이바라키도지와의 보스전에서 갑자기 이 혈도 수라 칼무덤이 생성되어 버렸는데, R1으로 활성화가 가능한 상태임을 확인했다. 길게 안 누르면 된다고는 하지만 닌자로 인술을 날리다 보면 R1 입력이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따라서 해당 구간을 플레이 하면서 조작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당황 포인트1) 보스방에 왜 혈도 수라 무덤이 있고 활성화가 가능한가

당황 포인트 2) 다이텐구 전투는 왜 눈이 날리게 했는가. 그 덕에 잘 안보인다
● 완전히 분화된 시리즈, 시작이자 완성 - ‘인왕 3’
정리하자면, 인왕 3는 2017년 발매된 인왕 1을 시작으로 완전한 별개의 진화를 이룩한 시리즈의 기점이 되는 타이틀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인왕 1은 영향을 받은 타이틀이 명확했던 작품이었다. 개발사 스스로가 소울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언급을 했던 것처럼, 어두운 분위기와 까다로운 전투 그리고 기력 관리 등의 신중한 플레이를 요구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소울의 그림자가 당시 까지만 하더라도 아직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하지만 2020년 발매된 인왕 2부터는 자신의 길을 본격적으로 가기 시작했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세부적인 시스템은 더욱 완성도를 더했으며, 특유의 파밍 요소 그리고 빌드 구축이라는 특징도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한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팀 닌자는 사이사이에 다른 컨셉의 작품들도 시도하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결에 자리한 액션을 고민하고 자신들의 액션 스타일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도한 것들도 많았고 실패한 것들도 있었으나,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은 더 많았다.

그리고 현재. 인왕 3는 이 모든 것들의 완성도 있는 총체다. 인왕 시리즈가 가져야 하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보존한 상태에서 새로운 것들이 더해졌고 결과적으로는 두 가지의 맛이 하나로 합쳐졌을 때의 시너지가 각별하다. 특유의 폭발적인 피해를 꽂아 넣는 플레이는 건재하며, 새로운 시스템들은 한 번에 모든 것을 쏟아내는 플레이로 전투 경험을 귀결시킨다.
이것은 진화 측면에서 보자면 일종의 종분화와 같다. 전작에서 자리를 잡은 요소들은 분화가 시작되려는 조짐이었으며, 그간의 시도들을 통해서 인왕 3는 완전한 분화를 이룩했다. 둘이서 하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투 스타일이 구성되었고 두 요소가 하나로 합쳐졌을 때의 시너지는 이전 작품들에서는 없었던 강렬한 경험을 선사한다. 해외 출장 때문에 늦게 게임 플레이를 시작했고 때문에 필드를 죄다 파먹으면서 진행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의 재미를 보장한다. 2회차부터는 이전에 뚫었던 신사 및 발견물이 유지되기에 더더욱 그렇다.
새로운 것들을 시도했고 그 사이에 얻은 교훈들을 갈무리해서 자신의 것으로 체득한 인왕 시리즈. 이제는 벤치마킹 타이틀을 넘어서 완전히 분화되었다고 평하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다른 타이틀의 영향력에 빗대어 설명을 하거나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인왕 시리즈 고유의 맛과 플레이 양상을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부터 오롯이 자신의 길을 걷게 되는 만큼, 앞으로도 더 치열하고 강렬한 전투. 그리고 낙명의 연속을 이후의 인왕 시리즈에서도 경험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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