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러브R | 출시일 | 2019년 12월 27일 |
개발사 | 카도카와 게임즈 | 장르 | 연애 시뮬레이션 |
기종 | PS4 | 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aybe |
「겨울에 맞이하는, 여름의 이야기….」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꽤 유명한 말입니다. 노래 제목으로도 있고, 실제로 여름 날씨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지역도 있으니까요. 특별한 날은 그에 맞는 고정적인 계절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겨울의 설, 가을의 추석처럼 말이죠. 그러니 여름의 설, 봄의 추석처럼 특별한 날을 전혀 다른 계절에 보낸다는 건 각자의 경험과 취향에 따라 이상함을 느끼기도, 독특함을 느끼기도 할 겁니다. 좋고 나쁨의 호불호를 제외하면 기이한 경험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겠죠. 카도카와 게임즈 그리고 Sweet One의 ‘러브R’이 전하는 이야기는 여름의 나날. 완연한 겨울의 한때에 출시된 덕분에 의도치 않은 신선함으로 국내 유저를 만나게 된 게임입니다.
요즘에야 발매 연기가 그렇게까지 이례적인 일은 아닙니다. 일본에서도 한 차례 연기가 있었어요. 하지만, 오랫동안 연기되지는 않았죠. 2019년 2월을 예정하고 있었던 출시가 3월로 연기되었고, 무사히 출시되기에 이릅니다. 그러니, 최초 예정했었던 대로 여름을 맞이할 수 있었죠. 해외 발매를 알리는 소식은 일본에서의 출시와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정확한 날짜를 알리지는 않았지만, 여름을 예정했었죠. 늦어도 9월 안에는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한동안 발매일을 확정하는 소식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발매가 무산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소식이 없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발매가 지연되는 사이에 ‘러브R Kiss’라는 확장판 내지는 완전판이 공개되었거든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러브R은 어른들만 알고 있을 그렇고 그런 곡절을 겪고 12월의 끝자락에서 조용히 출시되었습니다. 출시된 것만으로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러브R Kiss’가 과연 정식 발매될 수 있을까 싶은 걱정도 드는 순간이었어요. 아무튼, 계절이 주는 느낌을 온전히 느끼기는 어렵게 되었지만, 또 모를 일입니다. ‘한겨울의 여름방학’과 같은 특이하거나 혹은 신선한 느낌이라 의외의 가산점을 받게 될지. 여름에 먹는 냉면이 제격이긴 해도, 겨울에 먹는 것 또한 별미인 것처럼 말입니다.
'√Letter' 그리고 'LoveR'
러브 플러스로 이름을 알린 미노보시 타로가 '루트 레터'에 이어 이번에도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레터 루트의 디자인을 이어간다는 느낌입니다.
미노보시 타로는 더는 코나미 소속이 아니지만 '러브 플러스'의 신작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게임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앞서 말씀드렸던 러브R Kiss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구매를 예정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이것보다 더 중요한 정보는 없을 테니까요.
러브R Kiss는 일본에서 2020년 2월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선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신 캐릭터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기존에 등장했었던 캐릭터 중 공략할 수 없었던 교사 役의 사이키 히마리를 공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배경 및 장소로 화학실이 추가되고, 기존에는 단일 캐릭터만 촬영할 수 있었던 포토 세션이 2명까지 불러내 촬영할 수 있게 되는 등을 알리고 있습니다. 오리지널판인 러브R에서의 스토리가 변경 혹은 보강되거나, 콘텐츠의 양이 폭발적으로 추가되거나, 시스템이 크게 변경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되므로 러브R Kiss는 일반적인 DLC의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얼마만큼의 추가와 보강이 있었을지는 발매 이후에나 알 수 있으니, 속단할 필요는 없겠죠. 그러나 공개된 내용만을 놓고 생각해보면 러브R에 아주 만족하면서 대단히 즐겁게 플레이했었던 유저가 아니라면 그다지 매력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DLC로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게임 하나 값에 육박할 정도의 가격이라, 이번처럼 선방한다고 하더라도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정식 발매가 될까, 가능할까를 예측해볼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현시점에서는 어느 쪽으로든 쉽사리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초 여름을 예정하고 있었던 러브R의 발매가 지연된 이유도 알려지지 않았고, 러브R Kiss가 공개되면서 선뜻 구매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분위기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판매량은 사후지원과 후속 시리즈, DLC 등의 발매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과거 PS3로 출시되었던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4’처럼 DLC의 발매를 아예 포기할지도 모를 일이죠. 발매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번처럼 지나치게 오랫동안 지연되어버리면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낙관적으로 기대하기가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에 반해, 카도카와 게임즈의 그간 행보를 보고 무난히 발매해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루트 레터를 시작으로 후속작인 라스트 앤서도 발매되었고, 갓 워즈도 컴플리트까지 한국어화를 거쳐 발매되었으니까요. 루트 레터야 카도카와 게임즈에서 대놓고 전 세계 출시를 목표로 한다는 말이 있었으니까 발매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The Lost Child나 METAL MAX Xeno, 랑그릿사 등 루트 레터 이후의 게임 대부분이 정식 발매된 것을 보면, 일단 카도카와 게임즈는 호의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패키지 출시를 고사할 수는 있어도, DLC 및 DL 출시는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내 가격이 74,000원으로 좀 비싼데 그나마 선방한 편입니다. 일본은 7,980엔에 세금 별도라 한화로 8만 원이 넘어가거든요.
문제는 'Kiss'의 가격. 데이터만 추가하는 DLC로 구매하더라도 5,436엔이라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이 또한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이유겠죠.
Kiss의 발매 소식에 눈길이 가는 정보가 또 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로도 발매한다는 것. 이게 러브R을 제작한 Sweet One에게는 무척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금은 카도카와 게임즈 소속의 팀이지만, 과거 엔터브레인 社에서 ‘투르 러브 스토리 시리즈’를 제작할 때부터 PS 계열에서만 발매했었기 때문입니다. 타 플랫폼으로의 이식에 상당히 소극적이었고, 이식하더라도 PS2에서 PSP, PS Vita로 옮겨가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래저래 22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되었던 전통 아닌 전통이 깨지게 된 것은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는 소니의 검열 정책 때문이라 예상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척이나 간단한데, Kiss의 공식 홈페이지에 PS4와 닌텐도 스위치의 비교표를 게시해뒀거든요.
플랫폼에 따른 차이를 보여주는 안내문. 기기 사양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 이외에 눈에 띄는 요소들이 핵심입니다.
이런 검열 정책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저로서는 소니가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국가마다 게임의 이용등급을 나누는 규칙이 존재함에도, 그것을 신용할 수 없다는 것일까요. 러브R이 국내에서는 청소년이용불가에 선정성을, 일본에서는 CERO:D에 17세 이상 이용으로 등급을 받았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요. 게임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부당하다고 느끼게 되지만, 게임을 개발하는 제작사도 고역을 치른다는 점에서 이러한 행태는 플랫폼을 쥐고 흔드는 갑의 저열한 자기만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검열을 부당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단순히 덜 선정적이기 때문일까요? 그 이유가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보다는 성인을 대상으로, 성인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서 팔고자 하는 것을 억지로 ‘온 가족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끌어내리려고 하기 때문으로 봐야 옳습니다. 정말로 문제가 된다면, 심의기관에서의 판정과 플레이스테이션 내부에 있는 자녀 보호 기능으로도 부족하다면, 정당한 방법으로 해결을 모색해야 함이 옳습니다. 쪼잔한 좀팽이도 아니고 뒤에서 입막음하며 복닥복닥해야만 할 일일까 싶습니다.
선정적인 게임이 다수 출시되고, 입방아에 오르내리다 보면 플랫폼의 이미지가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은 모두가 이용하는 전체이용가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더 현행 소니의 방식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지금은 그저 건물주가 월세 준 음식점에 가서 건물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운운하며 음식의 맛을 바꾸려고 하는 갑질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러한 검열은 기약 없이 이어지겠죠.
빛 난사로 유명한 '노라와 황녀와 도둑고양이 하트'.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검열은 여전합니다. '러브R'이랑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사랑, 시작되다….」
제작사에서는 Romance와 Record에서 'R'을 따왔다고 합니다. 테마는 사진입니다.
러브R은 연애 시뮬레이션, 그중에서도 캐릭터에 집중한 게임입니다. 남의 여자를 빼앗는다던가, 죽고 죽이는 신파극이 있다던가, 특수한 성격의 규격 외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 보통의 범주를 그리고 있습니다. 흔히, 순애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서 미연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연시 하면 소설책을 읽는 것과 같이 방대한 분량의 이야기를 다루는 게임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러브R은 딱히 이렇다 할 스토리가 없습니다. 그만큼 가볍고, 쉽고,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진득하게 앉아서 게임을 하기엔 지나치게 가볍고, 단조로우며, 정적이라는 단점도 있죠. 장르가 장르인지라 에로 게임과 깊은 인연이 있고, 쉽사리 정식 발매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게임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플레이어는 러브R의 주인공이 되어, 여름의 나날 중 2개월의 시간 동안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중 한 명과 연인이 되는 것. 총 6명의 캐릭터가 대상으로, 연령대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죠. 무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가 대상입니다. 관계도에서는 소꿉친구, 선배, 후배, 친여동생 등 이래도 괜찮을까 싶은 설정을 과감하게 집어넣었습니다. 미연시라는 장르를 러브R로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는 적잖은 충격을, 그렇지 않더라도 당황할만한 첫인상을 주는 게임입니다. 다만, 심오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 가벼운 게임이므로 진중하거나 철학적 혹은 사회적인 이야기는 일절 나오지 않습니다. ‘요스가노소라’와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서머 데이즈가 본편이고, 매지컬 포토 세션은 자유롭게 사진을 찍는 공간입니다.
특정 캐릭터와 연인이 되는데 성공하여 엔딩을 보면, 러버즈 데이즈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메뉴 구성은 간단합니다.
일본에서는 구입처 특전으로 제공되었던 코스튬도 대부분 출시되었습니다.
디폴드 이름은 이즈미 카즈키. 혹시 기본값으로 플레이하면 숨겨진 음성이 있을까 싶었는데 아쉽게도 없었습니다.
성격은 게임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습니다. 그냥 구색을 갖추려고 넣은 느낌도 있어요.
사진에 대해 일자무식이던 고등학교 2학년이, DSLR 생겼다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대는 이야기. '러브R'입니다.
앞서 캐릭터에 집중, 이렇다 할 스토리가 없다는 설명을 했었습니다만 과장이 아닙니다. 정말로 아무런 내용이 없는 건 아니고 캐릭터마다 나름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내용은 있지만, 분량이 초라한 수준이거든요. 이 부분은 뒤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려 합니다.
러브R은 카메라나 사진에 대해 완전 초짜, 큰 관심도 없었던 주인공이 아버지에게 DSLR을 받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되는데, 그 후로는 어디를 가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연신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발단으로, 폐부 직전의 사진부에 들어가게 되고 2개월 뒤에 있을 축제에 전시할 사진을 찍는다는 명목으로 여러 캐릭터를 만나게 됩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는 만나고자 하는 캐릭터를 고르고, 장소를 선택해 대화하는 것이 주를 이룹니다. 시간에 따라 출현하는 장소와 만날 확률이 달라지죠. 캐릭터를 만나는 데 성공했다면, 대화를 통해 호감도를 높이고 사진 찍는 것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목표 없이 자유롭게 찍을 수 있지만, 제한시간이 존재합니다. 제한시간이 남았더라도 캐릭터가 부끄러워서 하면서 촬영이 강제로 끝나기도 합니다. 목표는 없지만, 도전과제와 같은 미션은 있습니다. 코인을 받거나, 대화 파트에서 추가 효과를 받거나, 카메라의 기능이 추가되거나, 사진 촬영 시간이 증가하는 등의 효과들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첫 플레이에서는 클리어까지의 시간이 꽤 필요하지만, 이후에는 넉넉잡아도 2시간 정도면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마다 서머 데이즈 분량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올 컬렉션과 모든 이벤트를 감상하는 방향으로 엔딩을 보려 한다면 웬만한 게임보다도 플레이 타임이 길어지겠지만,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고 할까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캐릭터 게임이라는 점을 상기해보면, 이 영역이야말로 호불호만으로 좋고 나쁨이 가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머 데이즈 이후에는 연인의 시간을 즐기는 러버즈 데이즈가 개방됩니다. 특정 키워드를 선택해 대화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콘솔에 설정된 현재 시각을 따라가지만, 원하는 시간대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더 설명하고 싶어도 설명할 내용이 없어요. 냉정하게 '러브R'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속이 부실한 게임입니다. 공갈빵 같달까요.
도시마의 친절한 부탁을 못 이기는 척 받아주면서 사진부에 들어가게 됩니다. 참고로, 도시마의 분량은 엑스트라 수준입니다.
게임의 흐름은 놀랍도록 단조롭습니다. 아침에 확률에 따라 캐릭터를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호감도에 따라 대사나 행동이 조금 달라집니다.
하루에는 네 번 행동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각종 이벤트는 정해진 시간대에만 감상할 수 있습니다.
4회 행동이 끝나면 기숙사로 돌아와 종료. 로비에 가거나 주말로 넘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것이 2개월, 8주 동안 이어집니다.
캐릭터를 만나는 건 확률에 달렸지만, 매지컬 포인트를 사용하여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굳이 랜덤 인카운트 방식일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방과 후 함께 귀가하게 되면 데이트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데이트는 장소마다 세 개의 이벤트가 존재하므로 전부 보려면 수고가 필요합니다.
데이트에서는 특정 시기마다 사진을 찍을 기회가 찾아옵니다. 제한 시간이 있지만 몇 장이든 촬영할 수 있습니다.
「부실한 콘텐츠, 부족한 양….」
약간 이르지만, 중간 정리를 하자면 러브R은 철저하게 캐릭터 게임입니다. 캐릭터의, 캐릭터에 의한, 캐릭터를 위한 게임인 셈이죠.
스토리의 절대적인 분량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하나의 플롯과 아이템, 방식을 정해놓고 6명이 전부 공유하는 것이 더 큰 단점으로 꼽힙니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 주인공을 만나서 해결 내지는 해소된다는 점, 바다에 가는 이벤트가 절정 단계를 장식한다는 점, 결말과 러버즈 데이즈의 초입 이벤트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 등. 캐릭터가 다르니까 당연히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이것이 변별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를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현재의 게임 디자인은 6명의 캐릭터가 게임 내 아이템, 이벤트, 장소 등을 전부 공유하는데 캐릭터별로 고유한 것들도 줘야 했다고 봅니다. 배경 하나를 만들어 6명이 다 같이 쓰고, 장소 하나를 만들어 6명이 다 같이 쓰고, 이벤트 하나를 만들어 6명이 다 같이 쓰다 보니 복수의 캐릭터를 공략하는 재미가 생각보다도 더 떨어집니다. 캐릭터를 구성하는 1~10까지의 모든 요소가 다 달라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변별력과 신선함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차이, 개성, 고유함이 필요했다는 것이죠. 이런 구성에는 캐릭터마다 차이가 있으면 그 캐릭터의 팬이 불합리하다고 느낀다는 허울 좋은 구실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제작비 절감이라는 어른의 사정이 있을 겁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성의가 없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에서도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캐릭터와의 대화에서 주제가 랜덤하게 출현하는 것은 이 부분의 대표적인 시스템이죠. 주제의 선택은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특정한 주제가 출현하는 건 운에 맡기거나 원하는 주제가 되도록 대화해야 합니다. 대단히 불편하거나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 랜덤 요소가 게임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부정적인 영향은 쉽게 느낄 수 있죠. 불필요한 반복으로 플레이 타임이 약간 증가한다는 것. 랜덤성을 주고 싶었다면, 차라리 Sweet One의 이전 게임인 ‘키미키스’처럼 대화할 주제를 플레이어가 편집할 수 있게 하거나, 아예 ‘아미가미’처럼 전체를 늘여놓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편이 더 좋았다고 봅니다. 대화할 수 있는 주제도 3개의 테마와 테마별 3개의 주제로 총 9개와 3가지의 스킨쉽으로 극단적으로 부족한 양은 아니었거든요.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디자인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미연시 장르의 게임은 특히나 공략하는 대상이 명확합니다. 그러니, 덕심을 자극할만한 구성이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죠. 러브R은 카메라와 사진이 핵심이니 이를 활용하면 뻔하지만 그래서 매력적인 콘텐츠도 구상해볼 수 있습니다. 가령, 현재의 이벤트 회상은 단순히 텍스트로만 나열되어 있는데 이것을 사진첩처럼 왼쪽엔 캐릭터와 프로필, 대화로 알게 되는 각종 정보를 보여주고, 오른쪽엔 각 이벤트에서 찍은 사진을 넣어준다든지 말입니다. 이벤트를 감상하고, 수집하는 것을 콘텐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 그리고 쉽게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 현재의 단점을 일부분 상쇄시키고 게임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작진은 과연 러브R의 콘텐츠 양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제가 지나친 것을 요구하고,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키미키스'. 2006년에 PS2로 발매된 게임입니다.
'아미가미'. '키미키스'의 후속작으로 2009년 PS2로 발매된 게임입니다.
그리고 '러브R'.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하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의가 많았던 모양인지 홈페이지에는 이런 안내문도 있었습니다. 완전 신작이라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요? 기존의 틀을 버리거나 바꾼 것도 아니고.
덕심을 자극하고 수집욕을 충족시켜줬다면 캐릭터 게임으로서도 더 좋았으리라 봅니다. 마침 테마도 사진이니까요.
성격에, 스테이터스, 육성은 빈 껍데기에요. 그냥 주얼 개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랜덤으로 나오고 합쳐지기 때문에 가끔 이런 배치가 되기도 합니다.
이벤트가 특정 시간대에 묶여있는 것도 불필요하게 반복 내지는 시간을 소모하게 만든다고 봅니다. 최소한 매끄러운 구성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모든 이벤트는 정해진 시간대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프리 이벤트는 연애 레벨이 특정 구간에 도달할 때마다 초기화, 그 전에 보지 못한 이벤트는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면 확인할 수 없게 됩니다. 프리 이벤트와 스토리 이벤트가 같은 시간대에 몰려서 출현하는 경우, 모든 이벤트를 보겠다면 생각보다 자잘한 반복을 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방과 후 이벤트에서도 연애 레벨마다 정해진 구간의 지역만 갈 수 있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연애 레벨에 따른 반응이나 대사 때문일 텐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제약이지 않나 싶습니다.
서머 데이즈 이후의 플레이 콘텐츠인 러버즈 데이즈도 만족스럽기보다는 실망스러운 점이 더 많습니다. 연인이 된 이후의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러브 플러스를 쉽게 연상하게 되는데, 완전히 속 빈 강정에 불과했기 때문이었죠.
러버즈 데이즈에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은 단 2개뿐입니다. 대화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특정 장소로 데이트를 가자고 할 수도 없고, 러버즈 데이즈에서만 볼 수 있는 이벤트도 한 손을 다 못 채울 정도로 적습니다.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즐길 거리의 양으로 보더라도 차라리 서머 데이즈가 더 충실할 정도였죠. 이렇다 보니, 굳이 러버즈 데이즈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의문도 들었습니다. 이것 역시 껍데기만 있는 다른 요소들과 다른 바 없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모든 이벤트를 다 보려면 하루에 하나씩 3일이 걸립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닌데 불필요하게 분거롭다는 느낌입니다.
연애 레벨이 올라가면 이전 장소는 선택할 수 없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연애 레벨이 올라가면 못 먹습니다. 카페도 못 가요.
'러버즈 데이즈'는 하면 할수록 '러브 플러스'가 떠오르는 콘텐츠였습니다.
그래도 좋았던 부분이 아예 없지는 않았는데, 대화와 이벤트가 이어지는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진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가령, 아이스크림을 먹는 이벤트를 봤다면 다음 대화에서 음식을 골라 대화했을 때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 식입니다. 덕분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느낌을 받기 좋았죠. 이벤트-대화-만남이 서로서로 연결된 부분을 좀 더 강화하거나, 양을 늘렸으면 어땠을까 싶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단한 편의 기능이 탑재된 것은 아니지만, 평일에서 주말로 넘기거나 엔딩을 볼 수 있는 조건을 달성했을 때 바로 마지막 날로 넘기는 등의 기능은 꽤 유용했습니다. 게임 내 독자적인 요소로써 여동생을 내세운 매지컬 유미나가 있었지만, 호불호가 좀 있을 것 같습니다.
현지화 부분은 크게 문제가 되는 결점은 없어 보입니다. 집돌이처럼 유순하게 번역된 부분도 있고, 이미지 해설의 폰트에도 신경 쓴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군데군데 미진한 부분도 함께 보였습니다. 상점이 시스템으로 표기되어 있다던가, 오타가 있다던가, 설명의 글자가 죄다 밀려있는 등. 추가로, 엔딩 이후에 추가되는 시스템 보이스가 설정 항목에 표시되지 않는데 이게 버그인지 누락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렇게 이벤트 이후에 이어지는 대화는 사소하지만, 플레이어를 좋은 방향으로 자극하기에 좋습니다.
편의 기능도 딱히 더 무엇이 필요하거나 부족하지 않고 적정합니다. 대단한 기능이 필요한 게임은 아니니까요.
유미나가 매지컬 유미나로 변신! 저는 그냥 그랬습니다.
텍스트 로그는 평범. 글자가 커지거나 작아지는 연출이 들어가 있는데 딱히 역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이것 말고도 자잘한 부분들이 있긴 한데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수정은 해줬으면 좋곘어요.
흔히 '판치라'라고 하는 팬티 샷도 가능합니다.
사진을 찍는 재미의 구현. 느낌은 대강 알겠는데 매력적인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 어렵네요. 기능은 이래저래 꽤 들어가 있습니다.
사진은 게임 내 데이터 저장을 기준으로 2,800장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양입니다.
경품을 걸고 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까….」
끝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정리해보죠. 미연시는 광범위한 연령대에서 포괄적으로 사랑받고, 선호하며, 팬이 있는 장르가 아닙니다. 철저하게 공략하려는 연령대와 성별을 위시해서 만들어지는 마이너한 장르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정식 발매의 수가 적은 장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단 이렇게 정식 발매가 된 것만으로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가는 별개입니다.
아쉽습니다. 러브R의 완성도가, 콘텐츠가, 발매했던 시기조차도 아쉽습니다. 공포영화가 숱하게 써먹는 날씨 버프라도 받았으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못했어요. 흥하지 못한 패키지 게임의 끝은 덤핑이고, 이건 그 어떤 게임도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지만 러브R은 그게 좀 빠를 것 같습니다. 단순히 장르 때문이 아니라, 기꺼이 74,000원을 낼 만하냐는 물음의 답 때문에 그렇습니다. 캐릭터와의 만남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사진을 찍는 재미가 0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으나, 평범하거나 미진했다는 소감을 남기고 싶습니다. 냉정하게, 러브R로 Sweet One과 ‘트루 러브 스토리’의 팬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본 리뷰의 제목에도 적었듯, 자축하고 기념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더욱 정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러브R'과 마찬가지로 사진을 테마로 삼았던 '포토카노'
후속작인 '레코러브'는 영상을 테마로 삼았습니다.
'러브R'까지 3연속 여름. 시리즈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이 부분도 아쉬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작성: Maybe /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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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소니 언제부터 이리도 쫄보가 되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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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키스 아마가미에 비교하기 민망한수준...포토카노에서 글픽빼고는 전혀 발전이 없음...아니 오히려 퇴보하는수준;;전작은 캐릭을 나눠팔아서 어이없었음 파엠이프때보다 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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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는 LoveR도 재밌게 하기는 했지만 다른 건 제쳐두더라도 10년이나 전에 나온 키미키스와 아마가미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긴 하죠. 키미키스와 아마가미가 레알 리즈 시절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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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지만 플스쪽은 저런 장르 게임들은 한글로 나와도 하지 않게 되겠네요... 굳이 저런 검열을 할거면 나온 의미로 반쯤 없고... 플스5 때는 그대로 갈지 바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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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카노가 훨씬 나아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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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소니 언제부터 이리도 쫄보가 되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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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는 LoveR도 재밌게 하기는 했지만 다른 건 제쳐두더라도 10년이나 전에 나온 키미키스와 아마가미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긴 하죠. 키미키스와 아마가미가 레알 리즈 시절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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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복노출 정도가 최대입니다 (속옷대신 반바지형태의 무언가) 여성 캐릭터를 피사체로 두고 자유롭게 사진을 찍는 컨셉과 검열회피 의지조차 없는 초5 캐릭터가 공략대상이라 청불이어도 당연하다 생각되고 있습니다 | 20.01.15 17: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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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있어요 퀄리티는 별로지만 | 20.01.16 03: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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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불 이면 스팀의 홍길동 좌가 리뷰 할만... 아 성인게임이 아니구나.. | 20.01.16 21: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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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키스 아마가미에 비교하기 민망한수준...포토카노에서 글픽빼고는 전혀 발전이 없음...아니 오히려 퇴보하는수준;;전작은 캐릭을 나눠팔아서 어이없었음 파엠이프때보다 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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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지만 플스쪽은 저런 장르 게임들은 한글로 나와도 하지 않게 되겠네요... 굳이 저런 검열을 할거면 나온 의미로 반쯤 없고... 플스5 때는 그대로 갈지 바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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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카노가 훨씬 나아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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