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스타링크: 배틀 포 아틀라스 | 출시일 | 2018년 |
개발사 | 유비소프트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기종 | PS4, XONE, 스위치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비한국어화 | 작성자 | PforP |
*이 리뷰는 스위치 판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영화계를 쫓아다니며 흠모와 경쟁심을 불태우는 비디오 게임이지만, 뿌리는 오히려 장난감 산업에 가깝다. 장난감 산업은 IT 업계와 더불어 비디오 게임 산업의 든든한 후견자 중 하나였다. PC와 더불어 콘솔 게임기는 장난감 산업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 업계와 같이 고안한 산물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닌텐도는 장난감 산업이 어떻게 비디오 게임 산업과 연관 관계를 맺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회사다. 하지만 정작 기존 장난감을 비디오 게임과 연동시키려는 시도들은 상당히 최근에야 등장했다. NFC나 RFID 통신 기술이 보편화한 21세기부터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이런 장난감과 게임을 연계하려는 시도들을 토이즈 투 라이프 Toys-to-Life라 부른다. 2007년 마텔이 주도한 U.B.펑키스가 첫 발자국을 뗐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했고, 액티비전이 주도한 스카이랜더스가 토이즈 포 라이프의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이 장르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스카이랜더스의 성공은 장난감 제조사와 비디오 게임 제작사의 이해관계가 신기술과 만나면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보여줬다. 곧이어 여러 업체가 뛰어들었다. 닌텐도가 콘솔 기기 자체를 자사 토이즈 투 라이프인 아미보에 맞게 설계한 것도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중반에 불었던 열풍이 지나고 난 뒤, 토이즈 투 라이프는 디스토피아적 침묵에 빠진 상태다. 물론 닌텐도의 아미보는 성공적으로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장난감 시장의 전통적인 권위자로 꼽히는 디즈니와 레고는 예측과 달리 실패하고 철수해버렸다. 디즈니판 토이즈 투 라이프 게임인 디즈니 인피니트는 10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에 기반한 양질의 콘텐츠들과 피겨들을 내놨음에도, 안일한 게임 디자인과 운영 실패로 토이즈 투 라이프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결국 디즈니 인피니티는 철수해버렸다. 뒤이어 레고의 레고 디멘션즈도 2017년 별다른 재미를 못 보고 막을 내렸다. 선구자였던 스카이랜더스도 이미지네이터 이후 게임이나 장난감 개발보다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을 보이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든 상태다. 당분간 스카이랜더스는 미디어 믹스 전략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이 토이즈 투 라이프를 회사에서 접근하는 방법에 있었다. 토이즈 투 라이프는 비디오 게임에다 장난감을 사야 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자연히 아이들에게 장난감과 게임을 사주려는 부모들이나 경제력이 받쳐주는 데다 게임과 장난감에 익숙한 키덜트들이 주 구매 대상일 것이다. 그러나 디즈니나 레고는 토이즈 투 라이프의 피겨 구매에 게임 디자인을 끼워 맞추는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게임 자체는 평범하고 반복적인 아케이드 액션 게임인데, 중요한 콘텐츠 해금은 토이즈 투 라이프 상품들을 사야만 가능했다. 게다가 이 장난감들은 비싼데다 본 용도를 제외하면 감상용 말고는 쓸데없었다. 게다가 디즈니는 파워 디스크라는 추가 상품을 도입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피겨들은 잘 만들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게임은 게임대로 들고, 장난감은 장난감대로 드는 상황에 키덜트들은 질책했고, 부모와 아이들은 난색을 보였다. 스카이랜더스의 성공을 잘못 이해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아미보의 전략은 그 점에서 영리했다. 닌텐도는 아미보를 일종의 DLC 또는 특전 개념으로 생각하고 만들었다. 즉 게임의 핵심 진행에 아미보 피겨를 되도록 배제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었기에, 아미보를 사든 사지 않든 최소한의 게임 플레이의 평등함은 보장해줬다. 그다음 닌텐도는 토이즈 투 라이프의 피겨들이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간파했다. (또는 인정했다) 장난감에 NFC나 RFID를 도입하려면 필연적으로 연결 독이 필요한 데다 피겨 형태는 고정될 수 밖에 없었다. 레고가 이 과정에서 걸려 넘어진 회사다. 레고 디멘션즈 제품들을 보면, 레고 크기로 만들어진 고정된 피겨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나마 피겨 이외의 부속 레고를 동봉해 퍼즐 조립 형식으로 구성하려고 했지만, 조립 자유도는 기존 레고보다 제약되었다. 레고 디멘션즈는 기존 레고 제품에 쓰기 곤란했고 그렇다고 장식용으로 쓰기에도 크기가 걸렸다. 본디 레고가 자유로운 조립을 통해 완성되는 타입의 완구라는 걸 생각해보면 왜 치명적인 결함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아미보는 장식용으로도 무난한 크기와 완성도를 보여줬고, 가격 책정 역시 심리적 저항감이 없었다. 적용되는 개별 게임 완성도도 인피니티나 디멘션즈보다 훨씬 우월했다. 닌텐도 게임에 대한 좋고 싫음을 제외하더라도, 사업적 전략에 따라 만들어진 밋밋한 양산형 액션 게임보다는 총천연색 물총 싸움이나 드넓은 오픈 월드 판타지 활극, 슈퍼 닌텐도 히어로 대전들이 훨씬 재미있다는 건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닌텐도는 Wii U 시절 포켓몬 스크램블에서 아미보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실험했고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아미보 사업을 확장했고 튼튼한 기반을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든든한 플랫폼의 백업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디즈니나 액티비전, 레고는 자사의 피겨들을 게임과 연결하기 위해 USB에 연결하는 독을 따로 만들어야 했다. 당연히 투자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닌텐도는 자사 게임기에 아미보용 NFC 리더기를 추가하는 것으로 연결 독 개념을 해결해버렸다. 소비자들은 그냥 아미보를 사서 기기에다 대는 것만으로도 사용 가능했다. 디즈니와 레고 경영진들은 아미보를 보면서 왜 자신들에게 게임기 사업이 없었을까 생각했을 것이다.
The Stars My Destination
닌텐도의 우방으로 자리 잡은 유비소프트는 그 점에서 상당히 무모한 결정을 했다. 모두 철수하는 와중에 토이즈 투 라이프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유비소프트는 아미보를 쓰지 않았고, 그렇다고 미디어믹스의 일환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않았다. 유비소프트는 다양한 콘솔에 적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신규 토이즈 투 라이프를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임이 스타링크: 배틀 포 아틀라스 (이하 스타링크)다. 우선 스타링크는 어떤 게임인가? 스타링크는 유비소프트 오픈 월드 개발진에게 플라이트 슈팅 게임을 던져주면 나올법한 게임이다. 한마디로 오픈 월드에다 캐주얼 플라이트 슈팅 게임이 결합한 게임이다. 머나먼 은하계를 배경으로 지구에서 탐사하러 온 지구인들이 리전이라는 적과 싸우고 다른 외계인들이랑 스타링크라는 은하계 연합을 구성한다는 내용의 게임이다. 그 점에서 스타링크는 오픈 월드와 동계 스포츠 게임과 결합이었던 스팁하고 닮아있다. 지극히 유비소프트다운 개발 노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링크를 플레이하면서 몇몇 플레이어들은 친숙한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바로 노 맨즈 스카이다. 드넓은 우주와 행성을 탐사하고, 행성 내 기지에서 자원 교역, 비행 전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링크는 노 맨즈 스카이의 게임 디자인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다만 개성은 아주 다르다. 노 맨즈 스카이가 절차적 생성을 기반으로 미션 디자인을 줄이는 방식으로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도록 만들었다면, 스타링크는 훨씬 야심이 적은, 선형적인 미션 중심의 오픈 월드 게임에 가깝다. 그 때문에 막연하게 더듬거리며 심연으로 들어갔던 노 맨즈 스카이랑 달리, 스타링크는 오히려 오버 월드와 던전을 오가는 명료한 구조 위에 할 일을 배정하고 있다. 상호작용 요소로도 봐도 스타링크 쪽이 훨씬 날씬하고 간결하다. 결론적으로 참조는 했겠지만, 스타링크는 노 맨즈 스카이랑은 판이한 게임이다. 그렇다면 스타링크의 공간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살펴보자. 스타링크의 공간은 역시 크게 두 개로 나눠진다. 먼저 오버 월드인 우주에서는 드레드노트라던가 해적 기지를 털면서 레벨업과 전리품 획득을 할 수 있으며, 소행성이나 데브리에서 자원 채집을 할 수 있다. 또한 이 우주에서 행성으로 이동할 수 있다.
대부분 플레이는 행성에서 이뤄지는데, 콘텐츠는 총 두 개가 있다. 첫 번째는 전초 기지 세우기, 두 번째는 프라임 제거. 전초 기지를 살펴보자. 플레이어가 행성에 처음 도착하면, 이 행성이 프라임과 리전, 임프 소굴기로 점령당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름은 어쌔신 크리드일 것이다. 유비소프트는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들 때마다, 여러 구역에 점유율을 배치하고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미션을 해 점유율을 높이게 유도했다. 일종의 땅따먹기 식으로 오픈 월드 미션을 만들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는 락스타 게임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유형의 디자인이다) 스타링크 역시 유비소프트 특유의 땅따먹기로 전개된다. 먼저 리전이나 임프 소굴을 제거해 기지를 세우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초기지를 돕는 임무를 완료하면, 점유율을 획득할 수 있다. 어쌔신 크리드의 기지 업그레이드가 그랬듯이 미션을 진행하거나 자원 채집을 해 기지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새로운 기지를 만들면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기지는 연구소, 병영, 채집소, 관측소 총 네 개로 나뉘며 역할이 정해져 있다. 연구소는 전투기를 위한 모드를 만들 수 있으며 병영은 지원 세력을 생성 가능하며, 채집소는 자금을 획득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관측소는 행성 내보이지 않는 지역의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점유율이 반절 정도로 차지하고 자원이 어느 정도 모이면 스타링크라는 기지를 세워 행성을 쟁취할 수 있다.
점유율을 높일 방법은 단순히 기지 세우기와 업그레이드만 있는 게 아니다. 프라임 제거처럼 플라이트 슈팅 게임 본연의 자세에 충실한 전투 미션도 있다. 전투 미션은 크게 행성 내에서 이뤄지는 지상전과 우주에서 이뤄지는 공중전으로 나뉜다. 먼저 지상전 같은 경우 임프 소굴-리전 추출기-프라임 순으로 등급이 나뉘어 있다. 대체로 지상 호버링을 중심으로 피하며 싸우게 되는데, 리전 추출기 단계부터는 본격적으로 머리를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의외로 보스 공격 패턴들이 탄막 슈팅 특유의 고전 슈팅 게임다운 타이밍과 탄막 대결이라는 요소가 도입되어 있다. 후술하겠지만 이는 스타링크의 뿌리가 어디서 왔는지 보여주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공중전 자체는 캐주얼 플라이트 슈팅 게임들을 연상하면 된다. 대신 무기에 속성이 부여된 상태며, 행성마다 내성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무기를 계속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기 속성은 불, 얼음, 키네틱, 중력/보텍스, 정역 과부하로 나뉘며 속성 조합에 따라 콤보가 발생한다.
스타링크의 미덕은, 우주와 행성 간의 콘텐츠 연계가 명료하고 유기적으로 잘 짜여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특히 행성의 프라임과 우주의 드레드노트 간의 연계가 상당히 잘 이뤄진 편이다. 드레드노트는 자신의 강화를 위해 프라임을 주기적으로 내보내고, 이는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궁극적으로는 우주로 나가, 행성이 있는 권역의 드레드노트를 잡아야 하는데, 강화된 드레드노트를 장기전으로 잡을 것인가 아니면 프라임을 일정 숫자 이상 제거한 뒤 전투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드레드노트 성능이 강하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점에서 스타링크는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 틀에다 자신만의 구조를 잘 녹여낸 편이다. 여기다 우주와 행성 간의 로딩이 없기 때문에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기지 세우기나 전투뿐만 아니라 잡몹들을 몰아내 마을을 해방하거나, 속성 무기를 발사해 퍼즐 풀기, 수성전을 하면서 해킹하기, 자원 채집, 동물 스캔 및 정화, 세인트 그랜드의 유산 찾기 같은 사이드 퀘스트 분량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육성 시스템은 전투기와 에퀴녹스, 파일럿 스킬로 나뉜다. 시스템 자체는 이런 장르에서 예상할법한 틀을 넘지 않는다. 에퀴녹스 개량과 파일럿 스킬은 일종의 테크 트리 투자 형식을 띠고 있으며, 파일럿 스킬 같은 경우 개별 파일럿마다 전용 특수기를 하나씩 부여하고 있다. 전투기 같은 경우 전투기/무기로 나뉜다. 토이즈 포 라이프적 요소도 이 부분에서 등장한다. 스타링크의 피겨는 조립 가능한 전투기, 전투기 날개, 무기, 파일럿으로 조립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조립한 피겨는 별매로 사야 하는 컨트롤러 마운트에 끼우면 게임 내에 적용이 된다. 이런 조립 부품 구조는 게임 내 기체 시스템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어 있으며, 게임 도중 얻을수 있는 코어 모드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부가적인 성능을 올릴 수 있다. 코어 모드는 성능에 따라 등급이 부여되어 있으며, 방패 활용과 체력 회복에 특화된 탱커 모드라던가 지상전에서 더블 점프가 가능한 워리어 모드 등 모드별 개성도 부여되어 있다. 이런 조립 파츠와 코어 모드의 숫자와 조합에 따라 기체의 무게와 성능이 결정된다. 에퀴녹스 업그레이드를 하면 코어 모드를 조합해 더 강한 코어 모드를 만들 수 있다. 성능은 속도, 핸들링, 방어력, 에너지로 나뉘기에 어느 정도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육성 시스템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스타링크는 예상할 수 있지만, 그 예상 가능한 답을 성실하게 풀어내려는 부분들이 보인다. 고안한 구조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다.
Space is the Place, But Not for Pilot
문제는 이런 성실하게 만든 답들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고 자꾸 걸려 넘어진다는 것이다. 일단 가장 큰 걸림돌을 꼽자면 잘 만들어낸 구조로 전체를 구성하는 방식이 심각하게 동어반복적이라는 점이 있다. 설명한 콘텐츠를 보면 저 내용이 다채롭게 펼쳐질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일단 노 맨즈 스카이가 빠졌던, 비슷한 전초 기지들의 비슷한 미션 구조라는 함정에 빠졌다. 전초기지 해금 방식도 천편일률적이고 기지 임무들도 서로 차별점을 두지 못하고 있다. 각 행성 역시 기후나 생명체, 프라임 같은 요소를 제외하면 크게 차별점을 둘만 한 부분이 없다. 심지어 본편 길이도 상당히 짧아서 변주나 발전할 기회도 없이 스토리가 종료돼버린다. 시작하자마자 끝나버렸다는게 정확한 인상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스토리 종료 이후에도 이어서도 할 수 있지만, 의욕이 저하하는 건 당연하다. 절차적인 생성에 너무 맹신했다가 부실한 콘텐츠로 실패했던 노 맨즈 스카이랑 달리, 스타링크는 노련한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콘텐츠의 맥빠지고 허무한 반복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다. 이외 하이퍼 드라이브가 생각보다 속도감이 없고, 방해물이 많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전투 같은 경우 일정 수준의 재미는 있지만, 깊이가 없는 편이다. 스타링크는 캐주얼의 얄팍한 함정에 빠진 게임이다. 먼저 지상전 같은 경우 지상 호버링으로만 진행되며, 공중전 같은 부분은 그냥 캐주얼한 플라이트 슈팅 게임의 어법을 별 변화 없이 따르고 있다. 대상 대상층인 아동층의 편의에 맞추려는 시도로 보이나, 그 결과 전투 방식이 미션 구조처럼 천편일률로 굳어버리는 역효과만 낳았다. 보스전 패턴 역시 똑같거나 조금 변주가 가해진 정도라서 새로운 프라임 약점을 고안하는 게 그렇게 어려웠나 싶을 정도다. 쉬운데, 다채롭지 않고, 단조롭게 쉽다. 난이도를 올려도 대미지량에 달라지는 정도다. 어차피 이 장르에 속한 게임 플레이가 비슷비슷하긴 하지만, 스타링크는 자신만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실 제작진도 아예 손을 놓고 있던건 아니다. 상술한 코어 모드가 플레이 방식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적 공격을 오래 버티느냐니 또는 공격이 강하게 들어가냐 정도의 체감 변화밖에 주질 못해서 단조로운 전투 패턴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차라리 무기 시스템에 플레이에 영향을 준다고 봐야 할 정도다. 이런 단조로운 전투와 진행에 깊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부착물 시스템은 후술할 피겨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피겨 판매 전략과 게임 디자인 간의 연계도 문제가 많다. 스타링크는 스타터 팩으로 산다면 파일럿과 기체 (PS4와 XBOX ONE은 주인공 메이슨과 기체 제니스로 이뤄져 있다. 스위치판 구성은 후술한다), 무기 3개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문제는 기체 숙련/파일럿 레벨 올리기가 좀 느린 편이라 다양한 기체들을 키우려면 의외로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결국 한 파일럿/전투기와 몇몇 무기만 진득하게 키울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스타링크의 피겨 판매 전략은 상당히 이상하고 불편하다. 정확히는 무기/날개 부품 판매가 게임 시스템과 충돌을 일으킨다. 피겨 자체는 완성도가 가격대비 괜찮은 편이며 장식용으로도 쓸만하다. 하지만 이 스타터 팩으로만 게임을 진행하기엔 상당히 무리가 많다. 앞서 밝혔듯이 스타링크는 속성 조합 공격이 플레이 스타일을 결정하는 게임이고 이에 따른 경험치도 준다. 하지만 스타터 팩만 산 사람이라면 무기가 세 개밖에 없기 때문에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시도해보려면 무기 부품를 사야 한다. 이 설명은 파일럿이나 날개 부품에도 적용된다. 자신만의 전투기를 만들려는 의도로 이런 피겨 판매 전략을 취한 듯 하지만 결과는 게임의 재미를 깎아 먹는 결과만 낳았다.
유비소프트 역시 이 문제를 인식하고 진지하고 심각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비소프트가 택한 방식은 디지털 구매로 무기 콘텐츠 해금이었다. 아예 처음부터 게임을 살 때 디지털 딜럭스 에디션으로 사면 처음부터 모든 무기와 파일럿, 전투기 (스위치 한정 파일럿/전투기 제외)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 전략은 상당히 괴상하다. 이럴 거면 굳이 비싼 돈 들여서 피겨를 모을 필요 없이 처음부터 디지털 구매로 하면 되지 않는가? 피겨가 아무리 멋지게 나와도, 결국 게임 본편의 편의성과 재미가 우선이다. 이렇게 팔 거면 토이즈 투 라이프 게임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스타링크 홍보전략팀은 마치 "다들 멋진 피겨에 뿅 반해 스타터 팩만 살 것이야! 라이트 게이머들은 디지털 구매로 배려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전략을 짠 게 틀림없다. 그렇다고 피겨 적용한다고 해서 게임 내 사이드 퀘스트나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피겨와 게임패드를 결합하는 컨트롤 독 디자인도 과하게 부피를 늘리는지라 불편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에 대항해 아날로그적 물성에 집착하는 수요층이 있다고 해도 스타링크는 그 수요층마저도 흥미를 잃어버릴 전략을 취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그 점에서 레고나 디즈니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략에 실패한 게임이다.
Fantastic Mr. Starfox and Where to find Starlink
주의: 스타폭스 콜라보레이션은 스위치판에만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PS4와 XBOX ONE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스타링크의 기괴한 안전장치는 단순히 디지털 판매로 그치지 않는다. 표면상 멀티 플랫폼 게임이지만, 스타링크의 본심은 닌텐도 스위치를 향하고 있다. 그 본심의 결과물은 짜잔. 스위치판 한정으로 폭스와 그의 친구들이 등장한다. 심지어 유비소프트는 배짱 좋게 스위치 판에게 스토리 영상에 스타폭스 멤버 찬조 출연, 스타폭스 전용 미션, 스타폭스 시리즈의 상징인 전투기 아윙과 폭스 맥클라우드 파일럿 피겨를 포함한 전용 스타터 팩을 안겨주고 있다. 이는 사업적 파트너십에서 나온 결과다. 유비소프트는 아동용 시장에서는 닌텐도와 친근하게 지내려는 모습을 보였고, 래비드를 사절로 보내 친교의 의사를 보내기도 했다. 스타링크는 그 점에서 마리오+래비드 킹덤 배틀의 후계이기도 하다. 스타폭스가 북미권에서 인기가 많은 프랜차이즈라는 걸 생각하면 이 콜라보레이션은 기괴해 보여도, 지극히 합리적인 결정이다. 어느 쪽에서 먼저 이 기획을 제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비소프트는 신생 프랜차이즈에 사람들을 유인할 스타 아우라가 필요했고 닌텐도 역시 자신들 대신 유비소프트가 스타폭스를 오픈 월드 세계로 보내줄 거라고 확신했다. 그 결과 스타링크는 스타폭스 팬덤 나아가 닌텐도 스위치 사용자들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반대로 다른 팬덤에서는 관심도 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솔직히 이 정도면 PS4나 XBOX ONE으로 스타링크를 사는 게 호구로 보일 정도다.
결과물은 긍정적인 편이다. 스타폭스 멤버들의 메인 스토리 관여도나 이벤트 영상 등장은 적정선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과하게 원래 주인공들의 스토리를 잡아먹지도 않고, 그렇다고 따로 논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이질적이지도 않다. 스타링크 세계하고 잘 어울리는 건 덤이다. 팬서비스도 충분하다. 전용 퀘스트와 기체, 파일럿 제공 부분 등 콘텐츠 깊이로만 따지자면 본편보다도 훨씬 낫다. 스타폭스 팬들은 드디어 스타폭스로 오픈 월드 우주를 활공할 수 있겠구나! 감격에 찰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타링크 측에서 보면 이 만남은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스타링크 등장 인물들의 스타 아우라가 스타폭스 멤버에 비하면 태부족이라는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어딘가 마일즈 텔러를 닮은 메이슨으로 대표되는 캐릭터 조형 역시 너무 무난하다. 냉소적인 안티 히어로 샤이드나 능글맞은 엘리를 제외하면 그리 매력적이지 않으며 엘리 역시 그리 비중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특히 레비는 감초 역을 의도했지만, 되려 산만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 결과 유비소프트의 세심한 배려에도 불구하고, 스타폭스 멤버들이 일단 등장했다 하면 압도적인 아우라와 카리스마에 무게추가 쏠려버린다.
서사에도 결함이 있다. 왕도적인 강수를 둬가며 장대한 SF 서사극을 구축하려고 하지만, 분량 문제와 어디선가 본 전개 때문에 막상 그런 장대함을 느끼기 부족하다. 나름 중요한 배경 설정이 있음에도 별다른 영상 없이 자막으로 처리한 도입부도 그렇고, 묘하게 연출이 예산 부족에 시달린 흔적이 많다. 적 세력 리전이 강대한 묘사와 달리 허무하게 당한다는 문제도 있다. 어떤 치열한 공방 없이 단기 속성 전개로 주인공 측에 말려 들어 가는 느낌마저 든다. 스타폭스에 기울인 관심과 정성이 스타링크 쪽에도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결말 역시 전형적인 큰 위기는 끝났지만 우리들의 싸움은 아직 있다! 식의 클리프 행어인지라 차기작이 나오지 못하면 어쩌려고? 라고 냉소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앞으로 본편이나 미디어믹스를 활발히 밀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스타링크: 배틀 포 아틀라스 그 자체로는 자신만의 매력을 플레이어들에게 잘 보여줬다고 하기 힘들다. 부차적인 문제지만 저연령에는 부적합한 묘사도 다소 있다. 리전이나 야생 생물들은 다소 디자인이 기괴한 편이며, 세인트 그랜드가 납치 후 겪는 고난이 살짝 강도가 높은 편이라 괜찮을까 싶을 정도다. 오히려 키덜트나 10대들에게 어울리는 게임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
스타링크: 배틀 포 아틀라스는 팬서비스 정신이 충만한 파일럿 게임이다. 스타폭스 팬이라면 오픈 월드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는 아윙만으로도 단점들조차 덮고 만족할 것이다. 그러나 같은 파일럿 게임이라도 단점과 별개로 충실한 콘텐츠 분량을 지닌 스팁이나 포 아너에 비하면, 스타링크는 급하게 복사해서 붙여넣기로 마감질한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오픈 월드 게임이 가질법한 광활한 매력보다는 높은 자리에 앉은 어른들이 차기작 투자에 만족해야 할 시장 반응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인상을 남길 뿐이다. 디즈니 인피니티나 레고 디멘션즈에 비하면 월등하게 잘 만든 게임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게임으로 놓고 보자면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여기다 토이즈 투 라이프 판매 전략도 오류가 많기 때문에 미래를 장담하고 싶다면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유비소프트 게임들의 선례를 본다면, 스타링크 후속작 역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후속작에서도 스타폭스를 마냥 끌어들일 수 없다는 걸 제작진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들은 스타폭스 후속작이 아닌 스타링크이기 때문이다.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IP보기클릭)211.174.***.***
이 기자분 좀 이상한거 같아요 전부터 계속 지적하던건데 국내에도 멀쩡히 발매된 게임을 국내 미발매라고 하더라구요
(IP보기클릭)175.210.***.***
4월에 공식 한국어판 발매 확정났고 엑원버전 구매하신분 얘기들어보니 이미 한국어 포함되어있어서 지금도 한국어 출력이 가능한데 전망이 어둡다구요?
(IP보기클릭)175.210.***.***
http://bbs.ruliweb.com/news/board/1001/read/2163178 한국어 지원은 E3기간에 바로 확정났었고 발매일이 내년 4월로 미뤄진것 뿐인데 리뷰는 항상 감사드리지만 사족은 적어도 정보를 한 줄이라도 찾아보시고 올리시는게 좋았을거같네요
(IP보기클릭)220.121.***.***
기자가 사족 지웠어요
(IP보기클릭)114.206.***.***
루리웹은 언론사이기도 하고 (물론 자체 기사보다는 유저가 퍼오는것에 의존하긴 합니다만) 언론사에 꾸준히 기사를 제공하는 사람을 기자라고 합니다 리뷰 또한 기사의 일종이구요 물론 이사람이 루리웹 직원인지 아닌지는 제가 알 수 없으니 객원기자일수도 있구요
(IP보기클릭)175.210.***.***
4월에 공식 한국어판 발매 확정났고 엑원버전 구매하신분 얘기들어보니 이미 한국어 포함되어있어서 지금도 한국어 출력이 가능한데 전망이 어둡다구요?
(IP보기클릭)175.210.***.***
오메지린거
http://bbs.ruliweb.com/news/board/1001/read/2163178 한국어 지원은 E3기간에 바로 확정났었고 발매일이 내년 4월로 미뤄진것 뿐인데 리뷰는 항상 감사드리지만 사족은 적어도 정보를 한 줄이라도 찾아보시고 올리시는게 좋았을거같네요 | 18.11.20 13:39 | |
(IP보기클릭)211.174.***.***
오메지린거
이 기자분 좀 이상한거 같아요 전부터 계속 지적하던건데 국내에도 멀쩡히 발매된 게임을 국내 미발매라고 하더라구요 | 18.11.20 18:22 | |
(IP보기클릭)114.206.***.***
수수께끼의 도전자
루리웹은 언론사이기도 하고 (물론 자체 기사보다는 유저가 퍼오는것에 의존하긴 합니다만) 언론사에 꾸준히 기사를 제공하는 사람을 기자라고 합니다 리뷰 또한 기사의 일종이구요 물론 이사람이 루리웹 직원인지 아닌지는 제가 알 수 없으니 객원기자일수도 있구요 | 18.11.23 09:15 | |
(IP보기클릭)114.206.***.***
글을 찾아보니 꽤나 오래전 (2014년?)부터 꾸준히 리뷰를 작성하셨네요 | 18.11.23 09:16 | |
(IP보기클릭)211.105.***.***
전망이 어둡다라는 말 한마디도 없는데 그새 기자님이 고치신거임? 아니면 님이 잘못 안거임? | 18.11.23 15:04 | |
(IP보기클릭)220.121.***.***
날개뱀
기자가 사족 지웠어요 | 18.11.23 15:05 | |
(IP보기클릭)211.105.***.***
아하 | 18.11.23 15:06 | |
(IP보기클릭)220.120.***.***
싹 지운거 기자 ㅋㅋ 치졸하네요 | 18.11.23 21:06 | |
(IP보기클릭)1.247.***.***
질문 좀 드릴께요. 한국어는 엑원만 가능한가요?? 스위치는 북미판등은 한국어 지원이 없다하나요?? | 18.12.04 07:01 | |
(IP보기클릭)175.210.***.***
현재 한국어 출력은 스토어 통합정책으로 운영되고 있는 엑박판에서 출력되고 플포랑 스위치는 국가별 스토어가 나뉘어져 있어서 출력은 안되는 상황입니다만 4월에 공식 발매하면 그때 패치로 풀어줄지 아니면 정식발매판에만 한국어를 포함시켜서 내줄지는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입니다. | 18.12.04 21:19 | |
(IP보기클릭)211.247.***.***
아! 그렇군요! 패치해주었으면 하는데.. 정발인 한글화라도 나와주었으면 합니다! 정보 감사드립니다~~~~ | 18.12.04 22:07 | |
(IP보기클릭)117.111.***.***
(IP보기클릭)118.33.***.***
(IP보기클릭)106.245.***.***
(IP보기클릭)106.245.***.***
아 ZXE-D네요. ps1, 1996년. | 18.11.23 18:23 | |
(IP보기클릭)1.248.***.***
(IP보기클릭)223.39.***.***
(IP보기클릭)62.248.***.***
(IP보기클릭)106.246.***.***
(IP보기클릭)1.247.***.***
스위치판은 북미판도 한글 패치가 있을 예정인가요?? | 18.12.04 07:02 | |
(IP보기클릭)59.2.***.***
(IP보기클릭)122.47.***.***
(IP보기클릭)211.36.***.***
(IP보기클릭)119.71.***.***
유비소프트가 닌텐도 퍼스트일리가요 | 18.12.05 03:40 | |
(IP보기클릭)22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