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으로 양강 구도 뒤흔들 것,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장동건, 신세경, 김옥빈 등 톱스타가 총출동하여 화제를 모은 K-판타지 대작 ‘아스달 연대기’. 2019년과 2023년에 걸쳐 드라마 두 시즌이 방영된 가운데, 못다한 영웅들의 싸움은 오는 4월 23일 론칭하는 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로 이어진다. 부제에서 보듯 아스달과 아고뿐 아니라 용병 집단인 무법이 판세를 뒤흔드는 색다른 경쟁 구도가 특징. 뿐만 아니라 선거를 통해 세력장에 등극하고 연맹 단위로 도움과 견제를 주고받는 등 여타 MMORPG서 보지 못한 정치의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과연 K-판타지를 표방한 ‘아스달 연대기’가 중세 판타지풍 일색인 MMORPG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넷마블에프앤씨 장현진 PD와 넷마블 정승환 사업본부장에게 물었다.
넷마블에프앤씨 장현진 PD(좌), 넷마블 정승환 사업본부장
● 론칭이 목전에 다가왔다. 마무리는 순조로운지
장현진 PD(이하 장): 세부 데이터나 이런저런 작업에 문제가 없는지 최종 점검하는 중이다. 전사 테스트를 거치긴 했어도 절대 실수가 있어선 안 되니 한 사이클을 더 돌리며 혹시 뭔가 놓치지 않았나 살피고 있다.
● 사전예약 100만 명을 돌파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국가별 비중도 궁금하다
정승환 사업본부장(이하 정): 솔직히 예상 못했다. 우리 기대한 것보다 더 큰 사랑을 보내주셨다. 국가별 비중은 국내가 70%, 국외가 30%정도다.
● 최근 FGT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 반응이 어땠나
장: 어제 진행했다. 확실히 유튜브 인플루언서들이 열기가 뜨겁다. ‘아스달 연대기’의 연출, 스킬, 조작감과 세부 동작 하나까지 우리가 공들인 부분을 잠깐 플레이하고서 바로 알아봤다. 세력전, 필드 보스, 파티 던전 등 굵직한 콘텐츠를 선보였는데 짧은 시간에 핵심적인 재미를 느끼더라. 이렇게 공들인 작품은 오랜만이라며 칭찬도 조언도 많이 해줬다. 아주 분위기가 좋고 활기찬 시간이었다.
● 지난 쇼케이스서 권영식 대표가 국내 MMORPG 시장 축소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정: 과거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론칭 당시와 비교했을 때 모객에서 차이가 난다. 확실히 국내 MMORPG 유저풀이 많이 줄었구나 체감되더라. 우리는 국내 MMORPG 유저가 떠나버린 이유가 결국 특정 공식을 답습하는 게임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실망을 끼쳤기 때문이라 본다. ‘아스달 연대기’ 역시 그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순 없겠지만 적어도 80% 익숙함 가운데 20%라도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재미를 전해드리려 한다.
● 드라마 팬덤과 게이머 중 어느 쪽이 핵심 타깃인지, 20%의 새로운 재미란 무엇인지
정: 핵심 타깃은 모바일 MMORPG 경험해봤거나 지금도 즐기는 유저다. 그 분들이 ‘아스달 연대기’를 접했을 때 최대한 편안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끔 준비했다. 그리고 새로운 재미 20%는 개인간, 연맹간 다툼을 넘어 보다 큰 세력 규모의 경쟁이기에 여타 게임과 좀 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거란 의미다.
장: 개인적으로 꿈꾸는 방향이 있다. MMORPG는 많은 유저들이 교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은 좀 더 하드코어하게 게임을 즐기도록 공급측에서 부추기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졌을 때 게임 산업에 마이너스가 되리라 본다. 다만 그렇다고 너무 생소하거나 어려우면 잘 하지 않으니까. 어느 정도 익숙하되 새로운 재미도 있구나, 비슷해 보이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좀 다르구나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 아스달과 아고의 세력 균형에 있어서 무법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나
장: 결국 얼마나 잘 성장한 유저가 어느 진영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무법의 경우, 연맹 단위로 아스달을 지원할지 아고를 지원할지 결정하고 주 단위로 변경이 가능하다. 세력 등급에 따라 혜택이 달라지는데 그걸 위해 세력 점수를 모아야 한다. 그런데 밀리는 쪽을 지원했을 때 보상이 커지므로 계속 편을 바꾸게 된다. 물론 의리를 지킨다는 선택지도 있으므로 정치적으로 재미있는 부분이다.
● 결국 고과금 상위권 유저가 세력장을 비롯한 관직을 독식하지 않을지
장: 거기서 중요한 게 바로 정치다. 세력장이 되기 위해서는 선거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세력원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 민심을 얻고자 함께 던전도 돌고 보상을 나누며 플레이하게 될 터다. 물론 강할수록 더 높은 자리에 오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투표를 통해 나름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 전체 민심과 별개로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가 세력장에 당선되면 어쩌나
장: 가능한 이야기다. 게임에 많은 공을 들인 유저일수록 표의 무게가 커지니까. 그들이 밀어주는 후보가 당선되는 건 의도한 방향이 맞다. 다만 그렇게 세력장이 된 인플루언서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다면 표심은 결국 실질적인 이득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니라 어떤 후보가 연맹에게,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되느냐가 당락을 결정하리라 본다.
● 관련하여 파트너 크리에이터 제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유저가 적잖다
정: 고민이 많았다. 크리에이터들이 지닌 가이더로서 도움, 게임의 흥행감을 일으키는 역할, 뭔가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영향력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지 않나. 그들에게는 그게 직업이니 공식적으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특혜라는 게 실은 게임이 더 재미있게끔 도와주는 이들에게 게임 재화나 포인트를 지원하자는 취지인데, 그러다 몇몇 크리에이터가 분위기를 흐려 문제가 됐다. 그래서 ‘아스달 연대기’는 우리가 철저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인원만 모집하여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쓸 것이다.
● 상대 세력이 아니면 싸울 수 없나. 아니면 세력 내 PK도 허용되는지
장: 세력 내 PK도 가능하다. 억지로 억압하기 보다 자유롭게 풀어두되 페널티를 강하게 설정했다. 사실 범죄 점수란 수치가 있어서 전쟁 지역이 아닌 곳에서 타 세력 유저를 죽여도 페널티가 부여된다. 범죄 점수가 많이 쌓이면 경비병들이 공격하고, 떼사리촌이라고 드라마에도 나오는 범죄자 소굴로 부활지가 강제 변경된다. 범죄 점수를 낮추려면 몬스터를 열심히 사냥해야 하는데, 만약 세력 내 PK를 저질렀다면 죄를 씻기까지 훨씬 오래 걸린다. 정말 상대가 너무 죽이고 싶지 않다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리스크다.
● 경제 시스템은 어떤가. MMORPG의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대처할지
장: 게임 내 경제를 제어하고자 철저히 시뮬레이션 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했다. 예전부터 이쪽은 책임감을 갖고 직접 깊이 관여하는 편이다. 인플레이션이란 결국 수요와 공급이 얼마나 엇나가는지에 따라 발생하므로, 향후 5~10년까지 이어질 구조를 다져둬야 한다. 일례로 ‘아스달 연대기’는 풍족도란 수치가 있다. 특정 필드서 많은 유저가 채집물을 가져가면 풍족도가 떨어져 재화가 덜 풀린다. 반대로 신규 지역이 열리면 채집물이 가득할 텐데, 다들 그쪽으로 옮겨가면 기존 필드의 풍족도가 서서히 회복되는 식이다.
● 과거 시연에서는 좀 더 수동 조작을 강조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장: 본래 수동 조작의 비중이 컸던 부분이 점차 편의성을 위해 자동으로 전환됐다. 가령 채집이나 낚시를 미니 게임으로 넣었는데 이게 너무 번거로운 거다. 콘솔 게임이면 그런 기능을 강조해도 좋지만 MMORPG는 편의성을 중시하는 게 맞다.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더라도 재미있을까 따졌을 때 아니라면 자동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다만 후방 대미지 같은 수동 조작의 메리트는 충분히 존재한다. PvP에서 상대가 기절했을 때 스킬을 몰아치는 것도 좋다. 요는 세력전과 파티 던전처럼 중요한 대목에만 관여하는 거다.
● 클래스 체인지를 내세웠다. 장비 맞추는 부담이 가중되지 않을까
장: 클래스마다 장비를 갖추긴 부담스럽고 아예 다 재활용하는 건 재미가 없다. 그래서 클래스에 따라 천, 경갑, 중갑 이렇게 어느 정도 장비를 공유하도록 했다. 가령 전사랑 투사는 둘 다 중갑을 입으니 장비 교체가 필요 없다. 반면 사제는 천옷을 입으니 그 경우 새롭게 장비를 맞춰야 한다. 그러면 무조건 장비를 공유하는 조합이 좋은 게 아닌가 싶을 텐데, 전사와 투사는 일부 스킬이 겹치기 때문에 클래스 체인지 효율이 떨어진다.
● 게임에 아예 접속하지 않고도 사냥을 통해 보상을 얻을 수 있나
장: 오프라인 사냥을 지원한다. 본인이 원하는 사냥터를 지정하고 접속 종료하면 나중에 흘러간 시간만큼 보상을 산정하여 지급한다 다만 실제로 사냥하는 것보다 절반 이하로 효율이 떨어진다.
● 오는 24일 론칭 후 앞으로의 업데이트 로드맵이 궁금하다
장: 주 단위로 밸런스 패치 및 중소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나아가 ‘아스달 연대기’ 세계관의 마녀 당그리를 첫 번째 메이저 업데이트로 선보이려 한다. 목표 시기는 론칭 다다음 달인데, 라이브 서비스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 최근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화제다. 어떻게 준비 중인가
정: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는 법으로 제정된 만큼 반드시 지킬 것이다. 유저 여러분을 기만해선 안 되기에 최대한 휴먼 에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래서 확률을 수기로 기재하는 대신 최대한 서버 내 수치 그대로 노출되도록 프로세스를 잡았다.
● 흔히 말하는 천장처럼 과금 부담을 덜어줄 만한 안전장치는 없나
정: 확률형 아이템을 특정 횟수 이상 구매했을 때 확정적으로 원하는 결과값을 얻는 안정장치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게임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과금 없이도 해당 상품을 얻을 수 있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유저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춰가고자 노력하겠다.
● ‘아스달 연대기’가 넷마블에게 어떠한 작품이 되길 바라는지
정: 넷마블이 지닌 강점 중 하나가 다양한 장르의 포트폴리오를 지녔다는 거다. 다만 최근 IR 자료에도 나타나듯 MMORPG 매출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다. 그래서 ‘아스달 연대기’가 뭇 유저에게 사랑받아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싶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