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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지티 개발, 넥슨이 배급하는 신작 ‘프로젝트 D’ 가 현재 알파 테스트를 진행중에 있다.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진행되는 테스트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프로젝트 D’는 고전적인 폭탄전 FPS 룰에 TPS 를 결합한 슈터로서, 스팅레이가 왜 그랬는지 아직도 모를 ‘그 게임’ 이후로 넥슨지티가 정말 오랜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워낙 지난 게임에 대한 악몽이 남아있는 만큼,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정작 플레이해본 게임은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과연 어떤 게임인지, 간단한 체험기를 전하고자 한다.
■ 게임의 기본 - CS+PUBG+APEX = 프로젝트 D
‘프로젝트 D’ 는 쉽게 말하면 그동안 나왔던 각종 FPS, TPS 들의 요소들을 하나의 방향성을 위해 모아놓은 느낌을 준다. 게임의 기본 구조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가 정립한 라운드제를 따라가고, 총격전과 캐릭터의 움직임 등 실질적인 전투는 PUBG를 크게 닮았으며, 요원들로 나뉘어 각자 다른 스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에이펙스 레전드’ 나 ‘발로란트’ 같은 캐릭터 빌딩을 따라간다.
사고, 자리잡고, 쏜다.
이것들을 그저 모두 그대로 따왔다면 짬뽕탕 소리를 듣겠지만, 그럼에도 이 게임만의 일관된 방향성을 위해서 여기저기 조율하고 손 본 느낌이 상당히 들어 생각보다 괜찮다. 예를 들어 라운드제 게임 구조는 분명 폭탄 설치를 기본으로 공격과 수비를 오가고, 라운드 초반 장비를 구입하는건 같지만 전체 라운드가 7라운드로 줄어든데다 2라운드에는 기본 총기도 주고, 장비 구입시에도 돈을 나눠주거나 핑으로 아군에게 장비를 표시하는 등의 부가기능이 있으며, 장비들 뿐만 아니라 무기 장착부품 같은 요소를 해금하기 위해 팀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업그레이드가 있는 식으로 세세한 부분은 꽤 차이가 난다.
또한 PUBG 식의 건플레이이고 기본 조작이 모두 그대로 같지만, 근접 공격이 따로 분화되고, 휠을 통해 부가 스킬을 사용하면서 더 많은 변수가 들어간다. 또한 매 라운드마다 자기장이 존재하는데, 라운드 후반으로 가면 자기장이 작동하기 때문에 무작정 후방에 캠핑하는걸 방지한다. 그리고 요원은 렙톤이라는 장비를 설정하고 게임에 들어가게 되고, 이게 또다른 특성으로 작용한다.
기본 건플레이는 재미있다. 재미없을 수가 없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이 게임의 기본 플레이 로직은 다 한번쯤 경험해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고, 또 완전 성격이 다른 게임들에게서 따온 것이 많기 때문에 우려가 들기도 하는데, 생각보다 전체적인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다는게 흥미롭다. 이 부분이 상당히 칭찬하고 싶은 부분인데, 일련의 게임 시스템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기존의 자리잡기와 캠핑, 느린 이동과 피킹으로 진행되던 CS 식의 총격전을 좀더 역동적이고 빠르게 하여 대중적인 요즘의 슈터로 바꾸려고 한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전체 라운드 수의 조절이나, 자기장의 도입, 파쿠르와 PUBG식의 TPS 와 FPS 를 오가는 슈팅 등등이 바로 그렇다.
그레서 실제로 게임은 기존의 CS 나 서든어택보다 더 빠르고, 또 캠핑 위주로 흘러간다 하더라도 기다리면 상황이 바뀔 수 밖에 없게 된다. 전반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루즈한, 누구 인내심이 더 좋은가 한 번 대봐요 하는 상황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 맵을 활용하거나, 자기장 방향을 확인하고 언제쯤 내가 유리해질지 파악할 수 있고, 연막과 파쿠르를 통해 상대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진출하는 등 보다 활동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사격 자체도 CS 나 발로란트처럼 크로스헤어 유지하면서 총이라 써놓고 레이저를 쏘면서 걸어가서 한방에 컷, 이런식이 아니라 반동이 강한 편이라 PUBG와 비슷하게 조금 더 길어진 TTK 로 즉각적인 피킹과 사선 유도가 더 중요하다.
국내에서 ‘발로란트’ 가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한 부분도, 게임의 외형은 매우 스타일리시 하지만 기본 플레이는 예전 CS의 느낌을 그대로 구현한, 매우 느리고 노줌 피킹이 기본인 고전적 슈터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대중적 슈터라고 할 수 있는 PUBG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에게는 너무 이질적인 게임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D’ 는 그런 요즘 국내 슈터 게이머들이 익숙한 전투의 방식을 채용하되, 아직도 먹혀들어가는 라운드제 폭탄전을 채용하고 게임의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여러 요소를 배치한 부분은 상당히 영리한 선택지가 아니었나 싶다.
■ 전략성을 강조하는 부가 시스템
‘프로젝트 D’ 는 여러 편의 기능과 부가 시스템이 존재한다. 핵심인 총격전, 전투 외에도 이를 돕기 위한 여러 기능들이 있다. 핑은 물론이요, 다른 전략적인 도구들이 많다.
전술 정보 뿐만 아니라 관전 화면에서 키 입력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라운드 시작 전이나 진행 중에 탭키를 눌러 전술 맵을 열고 바로 진격로를 정하거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각 라운드가 종료될 때마다 전체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정리해서 보여주고, 어떤 무기를 쓰는지도 알려준다. 거기에 더해 게임이 끝나고 나면 모든 게임이 데이터 베이스에 저장되어 간략한 라운드 전개 정보나 각종 수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명백하게 플레이어가 이 게임에 보다 전략/전술적으로 접근하도록 여러 도구를 쥐어주는 방향이다. 당장 홈페이지 전면만 하더라도 여러 통계를 번갈아가면서 보여주고 있고, 직접 전략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플레이어들이 활용할만한 정보를 많이 준다. 때문에 게임 중에도 상대 루트를 보고 다음 라운드의 전략을 짜거나 하는 식으로 게임이 생각보다 흥미롭게 진행되곤 한다.
아마도 이는 지금보다도 추후에 더 빛을 발할 요소라고 생각된다. 게임이 이만큼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면 이는 추후 게임의 플레이어 수준이 올라가는데애도 도움이 되고, 혹 e스포츠화가 이루어진다면 더 유용할 듯하다. 또한 관전 모드에서 보고있는 플레이어의 입력을 바로바로 보여주는 것도 좋은데, 핵이나 치트에 100% 안전한 게임이란 없는 법이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이를 활용한 대응도 가능하지 않을까.
■ 그래도 여전한 불안요소와 단점들
생각보다 많은 칭찬을 했지만, 당연하게도 불안요소 또는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도 꽤 있는 편이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부분은 후반 라운드의 전략 고착화다. 모든 캐릭터가 2개의 주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라운드마다 벌리는 돈이 상당히 넉넉하다보니 후반 가면 지는 팀이던 이기는 팀이던 한 슬롯에는 저격을 사서 모두 저격을 노린다. 그리고 다른 슬롯에는 연사무기를 끼기 마련이니 저격총의 약점이 어느정도 상쇄되기도 한다.
물론 현재는 저거넛이나 가스탄, 스캔탄 등이 그 카운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어떤 고정된 패턴이 있고 거기에 대응하는 수단 또한 고정되어 있는 밸런싱 방식은 위험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의 메타가 정체되기 좋다. 통계를 보면, 테스트 초기에는 7라운드 구입 총기 비율에서 AWP 가 40% 에 육박하기도 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도 2위와 두배 이상 차이가 나는 30% 에 육박하는 채용률을 보인다.
더불어 요원 간의 성능 차이도 상당히 크다. 각각의 요원은 특기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 승률 1위인 닉키는 60초에 한 번 다운시 자가부활이 되는 매우 강력한 능력이지만(물론 자가세동기를 구입하면 되긴하지만), 드미트리는 여기에 대응하는 특기가 저격총 조준 중에 스코프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재장전하는 거다. 물론 상황에 따라 드미트리의 특기가 빛을 발하기도 하겠지만, 당장 겉으로 보기에 같은 격의 스킬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얘는 진짜... 전장의 아이돌 PTSD 가 좀 오려고 한다
캐릭터 디자인도 좀 아쉬운데, 각각의 캐릭터 디자인이 너무 일반적인 스테레오 타입(노장 러시아인, 사이코패스 킬러, 금발벽안 제복 여군 등)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오히려 몰개성하고 너무 단편적으로 느껴지고, 또한 몇몇은 게임의 분위기를 너무 해친다. 분명 이친구들, 목숨걸고 임무 뛰는 용병인데 소이나 영식은 너무 발랄하고 트레일러에서 보여지는 대사도 오그라든다. 전장의 아이돌까지는 아니지만, 이게 말이 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맵의 경우에도 맵마다 전략적인 요소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가장 단조로운 브릿지의 경우에는 복층 구조를 통해 어느정도 단조로운 문제를 해결한 것 같지만 역시 저격 위주의 게임이 형성되고, 쉽야드는 크기에 비해 교전 지역이 정해져있어서 다소 구성이 아쉽다. 맵 디자인 체계를 개성보다는 전략에 중점을 두어서 어느정도 정형화 하는게 좋지 않을까.
■ 결론 - 예상외로 높은 기대치의 신작
종합하자면, 기대치보다 좋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개발사인 넥슨지티의 경우 서든어택 시리즈의 이미지가 워낙 깊이 박혀있기도 하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생각보다 일관된 방향성을 위해서 준비되어 들어가고 조율된 요소들은 이 게임이 어떤 목적으로 어떤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는지 생각보다 잘 보인다.
근래 넥슨이 선보인 프로젝트들 중에서 가장 상품성이 좋은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국민 게임 자리를 차지했던 PUBG의 건플레이를 채용한 것은 상당히 좋은 선택이다. 그리고 고전적인 폭탄전을 가져오면서 라운드를 줄이거나, 다양한 전략적 도구들을 배치한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을 어떤 사람이 플레이할지, 누가 좋아할지 예상이 되는 넥슨의 게임은 상당히 오랜만이다. 즉, 이 게임에 호응할만한 타겟층이 가늠된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이번 알파 테스트는 꽤 기대를 만들어냈다. 물론 앞서 지적한 것처럼 게임에 다소 치명적일 수도 있는 여러 단점이 존재하지만, 충분히 조율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판단된다. 이번 알파 테스트 이후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되는 게임, ‘프로젝트 D’ 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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