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언제나 주장하고 있던 내용은 '고성능 전개 카드에는 반드시 소환 제약을 달아야 한다' 였습니다. 당연히 범용을 자유롭게 쓰자는 말과는 멀찍히 떨어진 주장이지만, 단순히 범용을 없애야 한다는 말과도 다른 방향입니다.
전략게임의 기본은 리스크-리턴입니다. 모든 리턴에는 리스크가 있고, 플레이어는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의 리턴을 얻기 위한 선택을 해야하며, 그 선택들이 모여 전략이 됩니다. 유희왕 역시 큰 틀에서 전략게임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리스크-리턴 구조를 가져야 합니다.
위의 주장은 이 리스크-리턴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었습니다. 한 카드로 대량의 전개를 얻을 수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야 하고, 그 대가는 사용 가능한 몬스터의 종류 제약입니다. 적은 수의 패를 투자하여 대량의 전개를 하되 한정된 카드풀 내에서 결과물을 마련할지, 더 많은 패를 투자하는 대신 좀 더 넓은 풀의 카드를 사용할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도록 만들자는 것이죠. 이것으로 아주 특별한 케이스가 아닌 이상 강력한 범용과 관련된 문제들 다수가 해결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는데, 아폴로우사나 바로네스와 같은 강력한 범용들도 그를 뽑기 위해 패 3장을 써야 한다면 그렇게까지 무섭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 입니다. 연계성과는 무관하게 그냥 카드 자체의 파워가 지나치게 높아 게임을 망가뜨리는 등 여러 다른 경우들도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와 같은 리스크-리턴 관계를 보장하는 것은 전략게임으로써 가져야 할 최소한의 디자인 규칙이라고 생각하며 코나미가 카드를 디자인할 때 꾸준히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