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bs.ruliweb.com/mobile/board/300009/read/2106246
위 글에도 올렸듯이, 9월 5일에 『흡혈귀의 연애 방법』가 완결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개발자 블로그
구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노란 머리 히로인이 진 히로인 취급을 받는 중.
제가 루리웹에서 『흡혈귀의 연애 방법-프롤로그』 를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완결이 되었네요.
사실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입니다.
구 버전의 경우 제 기억으로는 제작자분이 직접 유정게에 홍보글을 올리셨었는데, 그림체가 네모네모나서 '에이 이게 뭐야' 했던 적이 있네요.
현재는 개발자분의 안 좋은 기억인지 관련 글이 검색되지 않습니다. 예전 그림체도 다시 생각해 보니 아기자기하고 귀여웠었는데 말이죠.
아무튼, 몇 년씩이나 걸려서 겨우 완결된 『흡혈귀의 연애 방법』(이하 흡연법)의 완결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우선 이 작품의 기본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짱짱 유명한 과학자이다. 그리고 인맥도 무척 넓음. 주인공은 매우 많이 머리가 좋다. 키도 훤칠하게 크고 날씬하고 잘생겼다. 그리고 엄청나게 귀여운 여동생이 있다. 늘 그렇듯 잊고 지내던 소중한 소꿉친구가 있다. 우선 이렇게 히로인 2명! 주인공은 과거에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이제 주인공은 영종도라는 창작 속의 섬(현실의 제주도와 비슷하며 작중에는 인천 관할로 나옴)에 있는 초 명문고에 전학을 오게 된다. 당연하지만 잊고 지내던 무척 예쁜 소꿉친구를 만나게 된다. 이후 사소한 일로 오퓰런스라는 초호화 호텔에 외식하러 가게 되고 또 다른 사소한 일로 어찌저찌 하다 보니 매우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건에 휘말리면서 주인공은 흡혈귀가 실존하는 존재임을 알게 되고, 결국 흡혈귀들로부터 관련 기억이 제거될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우리의 키 크고 잘생기고 머리 좋은 주인공은 특별하기 때문에 흡혈귀의 기억 제거가 통하지 않게 되고 결국 흡혈귀들이 일하는 곳에 가서 알바...를 뛰게 된다. 이렇게 흡혈귀 히로인이 2명 추가!"
일단 요약을 해봤습니다.
특별할 건 없고 루리분들이면 이미 충분히 익숙한 플롯이실 테니 거부감을 없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완결편까지 무척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구작 이후 리뉴얼이 2014년에 이루어졌고 최종 완결은 2016년 9월 5일에 끝났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걸 알 수 있다.
개발자의 생업이 따로 있다 보니 자주 배포를 연기하였다.
실제 개발자가 병원 입원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출처: 공식 카페
그러나 위 공지처럼 5월에 나오지 않았다.
위와 같은 사례는 매우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공략 가능 히로인(배포 순)
<간단한 히로인 소개>
서리: 갈색 머리. 소꿉친구. 피아노 잘 침.
유나: 보라 머리. 친여동생. 귀여움. 근친루트. 운동 잘함.
레이나: 노랑 머리. 순혈 흡혈귀. 붕어빵 여신.
카렌: 하얀 머리. 흡혈귀. 예쁘고 귀여움. 다들 카렌 하세요 카렌. 카렌을 찬양해. 카렌 만세.
사진 출처: 개발자 블로그
구 버전에 비해 캐릭터 작화의 질이 매우 높아졌다.
대부분의 미연시처럼 서사시 느낌의 무거운 사건과 히로인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가벼운 사건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레이나 루트의 경우 무거운 사건의 비중이 특히 높아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으로 압니다.
유나 루트의 경우 충격과 공포의 근친 루트를 타게 됩니다. 참고로 유나와 주인공은 진짜 혈연관계입니다. 뭐 피가 안 섞였다거나 그런 거 없습니다.
카렌 루트의 경우 카렌이 귀엽고 카렌이 귀엽습니다. 개인적으로 진엔딩이 카렌 공략이라 생각합니다.
서리 루트의 경우 가장 무난하고 또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미연시에서 설정 가지고 "무슨 세력이 싸우고 권력이 어쩌구.."하는 내용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서리 루트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구 버전과의 차이
구 버전의 흡연법.
하다 보면 예전 버전도 그립다.
구 버전은 현재와는 스토리 진행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흡혈귀 사회와 접촉하게 되는 계기가 현재 버전에서는 "초고급 호텔에서 레이나의 수건을 돌려주려다"지만, 구 버전에서는 "그냥 길 걷다가"입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호텔이 아니라 밤에 길을 걷다가 만났던 걸로 압니다.
작품 내 무거운 설정
나스 키노코를 시작으로 미연시(혹은 비주얼 노벨)에서 무거운 사건을 중심으로 히로인과의 애정을 쌓는 시나리오가 크게 유행했었습니다.
흡연법도 그렇습니다.
작중 내내 "오직 이해관계에 얽혀서 끊임없이 배신을 하는 상황"이 부각됩니다.
작품 내에서는 크게 세 세력이 있습니다.
1. 온건파 흡혈귀: 순혈 흡혈귀이자 레이나가 소속된 베른하이트 가문을 중심으로 한다. 인간과의 세력 균형을 추구하며, 인간에게 경제적 이권을 지급하는 대가로 혈액을 공급받는다.
2. 급진파 흡혈귀: 카렌이 소속된 슈트라우스 가문을 중심으로 한다. 카렌의 부친이 암살당하면서 온건파와 갈라섰다. 흡혈귀의 독립을 추구한다. 인공 혈액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결국 인공 혈액을 만드는 데 성공하지만 흡혈귀 인구가 너무 적기 때문에 애초에 인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진행에 따라 배신했던 카렌이 다시 한번 배신하고 온건파에 붙습니다..)
3. 인간: 온건파와 협력하여 급진파에 맞서고 있다.
출처: 개발자 블로그
붕어빵 여신 레이나.
그러나 실제로 진행을 하다 보면 온건파+인간 vs 급진파 구도가 깨지게 됩니다.
철저하게 이해관계에 얽혀 있다 보니 배신이 여러 차례 벌어지게 되죠.
히로인 중 한 명인 카렌은 일단은
급진파를 체포하고는 있습니다만, 진행에 따라서 급진파로 붙게 됩니다.
문과도 이과도 아니다! 예체능 캐릭터 서리.
가장 무난하고 감동적인 루트라는 평을 받는다.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
그러나 위와 같은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여러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을 플레이어가 이해할 만큼 적당한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
특히 나중에 인간 측이 온건파를 배신하고 공격하는 부분은 그저 "배신이 난무하는 세상"을 표현할 수 있을 진 몰라도 "정확한 동기"는 제시하지 못합니다.
또한 여러 가지 설정들에 대한 설명이 매우 부족합니다. 그리고 떡밥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 아버지에 대한 떡밥, 조직에 대한 떡밥 등등..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하니 다른 작품에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면 설정에 대해 기대해 볼 만합니다.
한 가지 더. 너무 치밀한 설정을 기대하신다면 곤란합니다. 어디까지나 미연시이기 때문에 저런 무거운 설정들은 중심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에서 온 히로인과 주변 인물들이 시도 때도 없이 주인공을 배려하여 한국어로 말한다거나(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목숨이 위급한 상황에서 닭살 돋는 애정행각을 하며 잡담을 한다든가..
소소한 일상이 그립다.
작중 호감도를 높이게 되는 소소한 일상 이벤트가 많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레이나 루트에서 말이죠. 현실적으로, 여성과 데이트를 한다든지, 같이 영화를 본다든지, 잡담을 떤다든지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적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달달한 일상 속 히로인과의 이벤트들을 생각했는데, 혹시 저 같은 분이 계시다면 그리 크게 기대하지는 마세요.
이런 부분이 조금더 늘어났으면 어떨까 싶네요. 다만 이 부분은 개발자의 생업이 따로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나쁘게 보기보다는 아쉽다고 느껴집니다.
출처: 개발자 트위터(@bielke)
현재 다키마쿠라, 머그컵, 아크릴 챰 등을 판매하고 있다.
무난한 미연시.
흡연법은 어디까지나 인디 게임인 만큼 풍부한 선택지나 게임 진행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미소녀 연애 "비주얼 노벨"이 더 알맞은 표현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히로인과 무난한 시나리오 덕택에 특별히 흠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더욱이, n회차 플레이를 고려하여 이미 본 부분에 대해서는 스킵이 가능합니다.
출처: 개발자 블로그
귀여운 여동생 유나.
파일 이름이 Kakao Talk인 걸 보니 카톡으로 이미지를 받은 듯하다.
하렘 엔딩을 조심하라.
근친 루트는 있으면서 하렘 루트는 없습니다.
만일 하렘 루트를 진행하려고 하면 솔로 엔딩으로 끝나게 되니 주의하세요!
그리고 의외로 선택지를 잘 골랐다고 생각했는데도 솔로 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네이버 공식 카페에서 공략법을 익혀 둡시다.
R-18 패치를 기대한다.
여기저기서 들은 소식에 따르면, 현재 개발자는 흡연법 R-18 패치를 준비 중에 있다고 합니다.
작중에서 키스를 비롯한 여러 스킨쉽 혹은 "잤다"는 암시가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나오지 않아 많은 플레이어들이 아쉬워하고 있었죠.
일본인 일러스트레이터도 구했다고 하니 기대해 봅시다.
개발자가 일본인 일러스트레이터를 섭외했다.
본격적으로 야겜을 만들 생각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