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곤볼 프리저처럼 변신하는 발라스타
마지막 챕터인 27장 남겨놓고 부담돼서 한동안 플레이 안 하다가, 이제서야 깼습니다. 1회차 때 시쳇말로 꼬라박고 꼬라박고 해서 패턴을 다 외웠는데도, 뉴게임/하드/매니악/턴제한/노데스 조건으로 다시 하니 토 나오더군요. 발라스타와 1 대 10으로 싸울 때부터가 본게임이죠.
발라스타가 폭주 아즈콰사 상태가 되는 순간부터 너무 즐거워지죠(-_-). 폭주 상태 발라스타는 딜이 한 자릿수로밖에 들어가지 않고, 매턴 체력을 10씩 회복하면서 광역기를 뿌리기 때문에 폭딜을 하는 게 좋습니다. 광역기도 크리가 떠서 아군 전캐릭의 체력은 항상 40 이상 남겨놔야 합니다. '아즈콰사의 불꽃' 크리 맞을 때마다 1명은 꼭 죽어서 입에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오더군요.
▲ 사방팔방에다 불을 질러놓은 발라스타
폭주 상태의 발라스타는 동시에 여러 종류의 장판을 깔기에 싸우다 보면 딜할 공간이 없습니다. 이건 제가 위치를 좀 잘못잡기도 했는데, 아즈콰사의 불꽃은 숲을 태우기 때문에 숲을 끼고 싸우면 불리해집니다. 따라서 궁수 계열은 수색대보다 사정거리가 4칸인 저격수가 좋죠. 챕터26까지는 수색대든 저격수든 다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고 장단점이 있습니다만. 챕터27 기준으로는 저격수가 최고입니다.
▲ 하드/매니악/턴제한/뉴게임/노데스의 필수템 행위록
리나드를 신뢰 상태로 만들면 전설 마법서인 행위록을 얻을 수 있죠. 광역정화 마법인 '정화의 광휘'가 기본적으로 실려 있죠. 없다고 클리어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고통을 좀 많이 받게 되죠. 앞서 발라스타가 폭주 상태가 된 후 매턴 체력을 10씩 회복한다고 썼죠. 작년 12월 패치 전에는 체력 회복량이 그 두 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1회차는 노멀 난도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꼬라박을 수밖에 없었죠.
'상급 신속 도핑제(!)'는 하나 정도 가지고 가면 좋더군요. 노멀 난도에선 클라라와 에밀이 시간을 끌어주는데, 하드 난도에서는 푹찍푹찍 당해서 별 도움이 안 됩니다. 힐러에게 성스러운 부름을 장착시키고 발이 느린 법사와 궁수를 땡겨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 막타만 남은 발라스타
추천할 만한 구성은 힐러 1명, 궁수 2명 빼고 없어 보입니다. 저는 이든, 선봉대 1명, 성전사 1명, 암살자 1명, 저격수 2명, 힐러 1명, 원소마법사 1명, 흑마법사 2명 구성으로 클리어했습니다. 이든, 힐러 1명, 저격수 2명을 제외한 6명은 뭘 넣어도 깰 수 있죠. 클래스 밸런스는 잘 잡혔다고 봅니다. 별로라고 생각하는 클래스는 광전사뿐입니다. 근접 클래스임에도 불구하고 몸빵도 안 되고 딜도 별로입니다.
안드레아와 클라라의 디폴트 클래스인 킹살자는 높은 이동력과 쌍검딜로 물몸을 커버하는데, 도끼 쓰는 우리 갓전사님은 마법이면 마법, 물리면 물리 뭘 맞아도 녹아내리시는 갓갓이시죠. 흑마법사 2명 넣은 거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킹갓흥마 사랑합니다. 퇴각이 기본 전략인 25장에서는 어둠의 안개 뿌리면서 성문 근처에서 시즈딜했습니다. 흑마법사가 저격수와 함께 로아돌 최고의 클래스가 아닌가 합니다.
▲ 도전과제 한 번에 밀기
패왕의 길 = 배드 엔딩, 제왕의 길 = 굿 엔딩, 이런 식으로 구분하기도 하던데....엔딩 둘 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분하는 게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건 엔딩을 직접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 제왕과 패왕은 2부 선택지로 결정되고, 이와 관련된 중심 인물은 한신 포지션인 클라라와 소하 포지션인 마르셀에 대한 감정입니다. 로아돌 개발진이 시스템은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을, 스토리는 초한지를 뼈대로 삼은 게 맞습니다만, 클라라가 단순히 한신의 판타지 버전은 아닙니다. 클라라가 입체적이고 복잡한 감정 노선을 가진 인물이라, 한신처럼 개인의 영달 때문에 개념없이 나대다가 이든에게 숙청당하는 스토리가 아닙니다.
클라라와 신뢰 관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대화를 찬찬히 보면, 클라라가 이타심과 선의를 가지고 행동하다가도 상승 욕구와 결과를 우선하는 성격과 태도 때문에 이든과 파국을 맞이하는 걸 알 수 있죠. 클라라는 한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물입니다. 이든이 200% 클라라를 신뢰했으면, 클라라는 이든에게 말 그대로 몸과 마음을 다 바쳤을 겁니다. 이든은 클라라의 선한 면은 물론이고 약한 면모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기에, 초월자로서 각성하면서 받게 된 극한의 스트레스 속에서도 클라라에 대한 기대와 신뢰의 끈을 놓치 않았죠. 유방과 한신의 관계와는 달리 군주와 신하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간적인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죠.
▲ "암튼 니 탓임!"을 시전하는 클라라
그러다 역이기 포지션인 길버트가 클라라 때문에 죽게 되면서, 수단방법 안 가리고 자기 주장만 관철하려드는 클라라에게 이든이 완전히 실망하게 되죠. 초한지에서 한고조 유방은 이름난 선비가 찾아오자 맨발로 개처럼 뛰어나가서 맞이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당대의 식자층이자 관료집단의 축이 될 유생들을 우대했습니다. 이든도 마찬가지라서 로아돌 세계관에서 현자이자 책사인 마법사들을 우대했고, 길버트의 경우는 멘토 포지션이었죠. 이런 길버트를 죽게 만든 클라라에게 인간적으로 정나미가 떨어진 거죠.
조안나를 대하는 이든의 태도를 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조안나가 낸 계책 때문에 로빈이 죽었지만, 그거 때문에 버림받을까봐 전전긍긍하는 조안나를 보고 오히려 위로를 하죠. 인간적인 교류가 있었다고 해도 문제가 터지면 클라라가 매번 "암튼 니 탓임!"을 시전하니, 안 그래도 멘탈 갈려나가고 있던 이든이 버틸 재간이 없죠. 물론 이든이 계속 답답하게 굴어서 클라라가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였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겠지만요.
▲ 챕터27을 제외하곤 2회차는 UMPC로 플레이
2회차도 스토리 스킵 안 하고 찬찬히 진행했기에 이든과 클라라의 갈등 관계가 여실하게 와닿았습니다. 3회차는 할지 안 할지 모르겠지만, 이든과 클라라가 연인 관계가 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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