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는 그렘린에게 굴욕을 당한 후, 자신의 방에 돌아와 사령관과의 통신용으로 사용하던 컴퓨터를 사용해. 한 번도 접속해본 적 없는 인터넷에 접속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도대체 게임에서의 자신이 얼마나 쓰레기인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스틸라인 온라인 정보게시판... 아, 여기 있네.”
스틸라인 온라인 정보게시판. 통칭 스정게에 접속한 레오나는 공략게시판에 들어가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픽률이 높은 순서대로 정렬 된 공략게시판의 맨 끝자락에서 간신히 자신의 이름을 찾은 레오나는 순간 짜증이 치밀었지만. 꾹 참고 자신의 이름을 클릭했다.
거기엔 예쁘장하게 그려진 레오나의 일러스트와 함께 레오나의 스킬 정보, 승률과 픽률 등이 적혀 있었는데. 총 90여명 되는 게임 캐릭터 중에서 승률 90등, 픽률 90등이란 압도적인 순위를 자랑하며 꼴찌를 찍었다.
“...”
그 처참한 성적에 레오나는 할 말을 잃었고. 허망한 기분에 마우스를 쥔 손이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눈동자에 레오나 공략이라 적힌 링크가 보여. 그녀는 실날같은 희망을 가지고 그 링크를 클릭했다.
“그, 그래. 성능이 좋지 않아도 플레이를 하는 사람만 있으면 되는 거지...”
-공략
브브브2056 – 픽하지 마라. 추천 3589, 비추천 0
제일 추천을 많이 받은 공략이 비수가 되어 레오나의 가슴에 꽂혔다. 순간 그녀는 그녀도 모르게 마우스로 비추천을 눌러버렸다.
브브브2056 – 픽하지 마라. 추천 3589, 비추천 1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나도 추한 모습에 그녀는 자괴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냐, 아냐! 나를, 레오나를 잘 다루지 못한 녀석이라서 그런 것뿐이야! 그녀는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하며 공략게시판의 스크롤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눈은 광기로 젖어 들어갔다.
민나토모다치! : 솔직히 얘는 나도 안 씀 ㅎㅎ 추천 3235 비추천 0
이제우린모두가족입니다: 우리 부대 브라우니도 레오나는 안 쓴다. 추천 2856 비추천 0
ㄴ 나잘테니까깨우지마: ㄹㅇ ㅋㅋㅋ 얘 쓰는 놈 지능은 브라우니보다 못함 ㅋㅋㅋㅋㅋ
구미호미호4545: (픽하는)바보 발견! 추천 2112 비추천 0
기여웅노랑꿀벌: 픽하는 애들이 어리다고들 욕하시는데여. 어리다고해도 바보는 아니거든여 -_- 솔찍히 노잼인데 성능도 노답이에여. 얘 할빠엔 레아 언니나 심지어 리쩨 언니가 훨 나음. 추천 1589 비추천 0
ㄴ 어둠의불꽃은항상살아있다: 하하하! 정말로 맞는 말이다! 나의 권속들이여! 나의 승급전의 원한이 살아있는 캐릭터를 내가 왜 한단 말이냐! 꺄하하하!
ㄴ 빨강존만이가내컨셉뺏어감: 네 다음 좌우좌
ㄴ 어둠의불꽃은항상살아있다: 내 이름은 좌우좌가 아니야! 어둠의 프린세스라고! 이 무엄한 것아!
브라우니제발내말좀들어: -레. 추천 1289 비추천 485
ㄴ 브브브2056: 브라우니 괴롭힌다고 마편에 찌르기 전에 글 내려요.
ㄴ 이제우린모두가족입니다: 너무했다. 진짜, 브라우니한테 빨리 사과 안하냐.
ㄴ 브라우니제발내말좀들어: 미안...
“-레는 무슨 뜻이야! 어?! 내가 브라우니보다 이하란 거야? 이.. 내가? 이 내가?! 왜, 왜 내 취급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건데? 이... 이건 너무하잖아!”
읽다가 분통이 터진 레오나는 자신의 머리를 헝크리며 히스테릭하게 소리쳤다. 솔직히 이정도 일지는 몰랐다. 게임이 오르카에 퍼진 이후, 왜 어째서 브라우니들이 남몰래 자신이 지나가기만 하면 킥킥하고 웃는지 그 이유를 깨달아버린 것이다.
이건 레오나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 항상 자신이 최고라는 프라이드에 갇혀 살던 그녀에겐 자신이 양산형 브라우니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는 걸 견딜 수가 없었다.
수치와 창피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 그녀는 무슨 생각이든지는 몰라도 다른 부대들의 지휘관 캐릭터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마도 다른 지휘관이 쓰레기일 경우 그걸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함일지도 몰랐으나...
1. 불굴의 마리
픽률 1등, 승률 28등
2. 무적의 용
픽률 5등, 승률 1등
3. 신속의 칸
픽률 3등, 승률 2등
4. 멸망의 메이
픽률 9등, 승률 7등
대부분의 지휘관 캐릭터들이 준수한 픽률과 좋은 승률들을 자랑했다. 그나마 승률이 뒤에 있는 마리도 머리 없이 돌격만 하는 브라우니들의 픽이 몰린 결과로 공략 게시판이란 이름의 잡담 게시판의 평가는 이러했다.
브라우니제발내말좀들어: 브라우니들 솔직히 마리 대장 좀 그만 픽해요. 딜이면 딜, 탱이면 탱, CC면 CC 다 좋은데. 할 줄도 모르면서 픽하니까 승률이 개판이잖아요. 추천 12054 비추천 4582
ㄴ브브브2056: 레프리콘 상병님들도 오지게 픽하시면서 왜 우리만 탓하세요.
ㄴ브라우니제발내말좀들어: 너희들은 겜알못이잖아.
원사원사빔: 솔직히 마리 대장만한 캐릭이 없지. 무적의 용도 마리 대장 앞에선 한 수 접어야 돼. 추천 18951 비추천 9020
ㄴ 네리네리빔: 우리 무용 대장님 성능이 최고야!
ㄴ 딸기치즈케익먹고갈래?: 농! 동의 할 수 없어! 무용 대장님 성능이 얼마나 좋은데!
그리고 그 와중에 제일 레오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공략 게시판이 있었으니. 바로 신속의 칸의 공략 게시판이었다.
우주체강탑돌이: 솔직히 칸 대장님이 팔방미인이지. 딜이면 딜, 기동성이면 기동성, 유틸이면 유틸. 딜러로서 칸 대장님 만큼 좋은 캐릭을 못 봤음. 이건 탑돌이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근데 현실에선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레오나 대장님... 그저 안습 ㅠㅠ 추천 15896 비추천 5200
ㄴ 바다의여신이라고: ㄹㅇ, 어떻게 레오나랑 칸 대장님을 비비냐. 근데 현실에서도 라이벌, 라이벌 거리는데. 실제로는 쨉도 안 되게 털리는 거 아님? 이겜 인간님들이 만든걸로 아는데. 인간님들의 객관적인 평가가 그렇다면 레오나 대장은 알고 보니 실 성능도 안습 아님?
ㄴ 우주체강탑돌이: 선 넘네... 레오나 대장님 현실에선 칸 대장님 이기는데. 알못이 떠든다.. 떠들어...
ㄴ 바다의여신이라고: 네 다음 시오발, 어떻게 부관한테 성능으로 발리냐 ㅋㅋ 내가 레오나 대장이었으면 얼굴 못 들고 다닌다.
ㄴ 우주체강탑돌이: 우리 대장님은 게임에 연연안하시거든! 현실에서 사령관한테 인정받기만 하면 됐지!
ㄴ 바다의여신이라고: 응~ 그래서 사령관한테조차 부관한테 밀렸죠~ 내가 사령관이었음 차라리 발키리를 대장으로 했다. ㄹㅇ
“내가 양보한 거야! 내가 양보한 거라고오오오!!!! 내가! 발키리한테! 양보한 거라고!!! 결코 밀린 게 아니란 말이야!!!”
이 글을 쓴 그렘린에겐 미안하게 됐지만. 레오나는 이걸 엄청나게 연연했다. 자신이 부관으로 여겼던 발키리에게 현실 속에서도 사령관의 사랑이 뒤로 밀렸고. 심지어 게임 속에서 까지 밀렸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어마무시한 자괴감과 열등감에 얼굴을 푹 숙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자신의 부관 발키리의 기록을 살펴보기로 결정했다. 위풍당당하게 저격총을 들고 있는 아름다운 저격수의 일러스트 아래에 픽률과 승률이 아주 당당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픽률 2등, 승률 3등
웬만한 대장급의 픽률과 승률을 가지고 있는 발키리의 모습에 레오나는 몰려드는 분노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컴퓨터의 전원을 꺼버렸다.
한동안 아무런 말없이 침묵에 잠겨있던 그녀는 다시 컴퓨터의 전원을 키고 빠르게 스틸라인 온라인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래...! 남들이 아무도 안한다면! 내가 직접 해서! 승률이랑 순위를 올리기만 하면 되잖아! 내가 챌린저를 간다면! 그 누구도 레오나의 사기성에 대해서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레오나는 원대한 꿈을 꾸며 스틸라인 온라인의 튜토리얼을 진행했다. 닉네임을 자신의 옛 별명인 북방의 사자라 설정한 다음, 튜토리얼을 끝내자마자 게임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빠르게 파악했다.
그녀는 자신이 있었다. 게임이란 결국 머리로 하는 거니까. 그녀의 전술적 지능은 대장들 중에서도 최고 중에 최고. 마리조차 그녀의 전술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런 그녀가 내린 오더만 따르기만 한다면 승리는 따놓은 장상인 것이다.
그런 마음을 지니고 그녀는 바로 랭크 게임에 돌입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빠르게 자기 자신을 픽하고 게임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그러자 게임 속 채팅은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브브브2053: ?
브브브2053: 님 미침?
브브브2053: 그 똥찌꺼기만도 못한 걸 왜 픽함? 트롤임?
북방의사자: 그냥 닥치고 내 오더만 따라. 내가 너희들을 승리로 이끌어 줄테니까.
레오나는 브라우니의 저급한 표현에 짜증이 난 듯 키보드를 두드리는 힘이 점차 더 들어갔다. 하지만 저 양산형 병사 따위가 뭘 알겠는가? 그녀는 최대한 좋게좋게 생각하며 멘탈을 다스렸다.
브브브2053: ? 던짐. ㅅㄱ
“무슨 소리야! 얘는?!”
게임이 시작되자. 브브브2053이란 닉네임을 가진 불굴의 마리 캐릭터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미드라인으로 달려가 포탑에 몸을 대주며 죽었다.
북방의사자: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브브브2053: 님 유전자 씨앗한테 물어보셈.
그렇게 던지기 시작한 브브브2053의 열어재낀 항문을 막기위해. 레오나는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며 최선의 오더를 내렸지만. 놀랄만큼 아무도 그녀의 오더를 따르지 않았다.
그래도 간신히 그녀가 게임을 끌고 가기 시작하자. 브브브2053은 던지는 걸 멈추고 어영부영 게임에 합류하기 시작했지만. 중요한 지점에서 레오나는 싸우는 걸 반대했음에도 브브브2053이 언더와쳐를 치기 시작하면서 한타를 열었고. 처절하게 패배했다.
북방의사자: 아니 지금 왜, 언더와쳐를 왜 쳐! 미드라인 대치하고 봇 라인이랑 탑 쪽으로 가서 1:3:1 운영하면 충분히 이득 볼 수 있는데!
완전잘나가는초멋진여고생: 얘 뭐라는 거야? 지금 전적 보니까 한 판도 안한 뉴비구만. 내가 쿨하고 멋지긴 하지만 넌 내 부대였으면 지금 바로 대가리 박았어. 그리고 빨래판 대령이 신나게 갈궜을 텐데. 그 모습을 못봐서 아쉽네.
브브브2053: ㄹㅇ~ 한 판도 안한 뉴비새끼가 똥 찌꺼기 픽하고 하는 말 수듄~ 내 말만드르면~ 이긴다고~
일부러 낸듯한 저 오타에 짜증이 확 치밀어 오른 레오나는 자기 자신도 모르게 키보드를 내려쳤다. 그녀는 최대한 열심히 플레이 했지만. 결국 30분에 항복버튼을 누르고 게임이 처절하게 지는 걸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브브브2053: 저 레오나 신고 좀. 넌 인마, 내 부대였으면 대가리 박고 엉덩이로 해빔소스를 처먹였을 줄 알아! 대가리에 생각이란 걸 좀 넣고 플레이를 해라. 응? 생각 좀 해!
마지막까지 채팅을 치고 그냥 나간 브라우니를 보며 레오나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책상을 크게 내려치며 분노의 포효를 처절하게 내뱉었다.
“으아아아아아아!!!!!”
모니터의 화면에 뜬 레오나의 스코어는 5킬 2데스 23어시, 브라우니의 스코어는 0킬 21데스 1어시스트란 경의적인 숫자가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씩씩대며 분노를 토하던 레오나는 한판은 괴상망측한 애들이 걸릴 수 있다며 최대한 자신을 다스리고. 다음 게임에 돌입했다. 자기 자신은 제대로 플레이 했으니. 아군들만 제대로 만난다면 승리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모든 배치고사가 끝나고. 레오나는 책상에 머리를 박고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그날 그녀는 아름답게 빛나는 아이언 3티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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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와쳐= 롤 바론) (아이언 3티어: 롤에서 최하위등급. 아이언 4티어 3티어면 겜을 잘 못하는 쪽에 속함.)
고통받는 레오나 찡... 여러분들은 롤 하지 마십쇼. 사람 정신 병자 만들기 아주 훌륭한 게임입니다.
그리고 위에 공략 게시판과 채팅에서 등장한 캐릭터들은 누구누구 일까요? 재미로 한 번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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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빼고 발할라 애들 모아서 팀 만들어 다이아 가자고 하지않을까싶네요. 발키리는 나머지 애들 임무 짬처리 시켜버리고. | 20.08.23 10: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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