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지만 지난 화 링크입니다.
심해의 공포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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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의 공포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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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의 공포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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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아이나는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기간테스를 정비했다. 다들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녀는 이미 자신의 강화복을 여러 번 손봤기 때문인지. 별 것 아니라는 식으로 기간테스의 상태를 점검해봤다.
“그러네. 음성 모듈이 고장 나 있었어. 이걸 이렇게 수리하면.”
트리아이나는 예비 부품이 없음에도, 일단 아쉬운 대로 파손된 기간테스의 몸을 수리했다. 가장 시급하면서도 수리가 쉬운 음성 모듈 쪽을 고쳐놓긴 했지만, 아직 기간테스의 엉망진창이 된 본체를 제대로 확인해보기도 힘들었다.
“나머지는 오르카 호에 돌아가서 볼 수밖에 없겠네. 우리가 예비 부품 같은 걸 가져온 것도 아니고 여긴 나 말고는….”
트리아이나가 나머지 탐사대원들을 죽 훑어봤다. 그리고 답이 안 나오는 상황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뭔가 저희들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 같지 말입니다.”
“괜히 화나게 만드네.”
“그러게 우리가 얼마나 머리가 좋고 현명한데.”
토모가 진심을 담아 그렇게 말하자, 트리아이나가 큰 소리로 따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 기간테스가 먼저 한마디 했다.
“고맙다. 바이오로이드 여러분. 대화할 상대가 없어서 꽤 갑갑했는데 말이지.”
“생긴 건 아무리 봐도 철충처럼 생겼는데 의외로 멀쩡한 AGS였네.”
토모가 기간테스를 이리저리 훑어보며 한마디 하자, 기간테스는 눈을 붉게 빛내면서 그녀의 한마디에 대꾸했다.
“나를 그런 괴물과 비교하지 마라. 나는 엄연히 덴세츠 사에 대여된 군용 AGS다.”
샬럿은 그제야 오래 묵은 과거 개체의 기억 하나를 끄집어낼 수 있었다.
“아 잠깐! 혹시 램파리온의 상대역으로 나온 다곤 기간테스 모델이 맞지?”
“그렇다.”
샬럿은 또 다시 감회에 젖은 표정을 지었다.
“램파리온에 기간테스라니. 그 전설의 주인공들을 이렇게 다시 볼 줄은 몰랐는데.”
그 사이 트리아이나가 다시 기간테스에게 질문했다.
“대체 뭣 때문에 여기에 있었지? 이런 바닷가는 AGS에게 치명적이잖아.”
확실히 그랬다. 음성 모듈이 망가진 것도 소금기가 들어간 바닷바람 때문이었다. 아마 안을 더 자세히 뜯어보면 습기와 소금기 때문에 부식된 부분도 많을 것이다.
기간테스는 거기에 무덤 쪽을 가리켰다.
“하나는 이 아이의 묘를 지키는 것. 다른 하나는 내 옛 친구에게 안식을 주는 것이다.”
“옛 친구?”
약간 모자란 구석이 있는 샬럿이라도 그 옛 친구가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모든 의문을 풀기에는 여러모로 모자랐다.
“우선은 첫 번째 이유부터 들어보자고.”
트리아이나가 제안하자, 기간테스는 무덤 쪽을 가리켰다.
“그 묘지로 다시 갔으면 한다.”
그렇게 바이오로이드 탐색대는 기간테스를 따라 작은 무덤으로 향했다.
기간테스는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다. 다른 바이오로이드 일행들도 기간테스의 뒤를 따라 무릎을 꿇고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기간테스가 일어나며 설명을 시작했다.
“내 팬이었던 소녀의 무덤이다.”
“팬?”
“그렇다. 나를 좋아해 주던 얼마 없는 팬이었지.”
샬럿은 확실히 용사 램파리온이 방영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네. 다들 램파리온을 좋아했으니까. 반대로 다곤은 램파리온을 막아서는 흉악한 괴물이라고 싫어하는 어린이들이 많았네. 동심을 간직한 몇몇 어른을 포함한 극소수의 팬층이 있었을 뿐이었어.”
“그렇다. 아이들이라면 전부 다 램파리온을 좋아하고 날 좋아하지 않았지. 그 와중에도 나를 좋아해 주던 아이였는데.”
기간테스는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 그리고 인류 멸망 전의 데이터 하나를 다시 재생시켰다.
촬영이 끝난 뒤, 아이들은 모두 램파리온에게 달라붙어, 같이 사진 촬영을 하거나 램파리온의 필살기 포즈를 흉내냈다. 반면 다곤은 큰 밀짚모자로 얼굴을 가린 소녀를 팔에 올린 채,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소녀. 왜 너는 램파리온에게 가지 않는 것인가?”
기간테스의 팔 위에 올라 탄 소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나는 다곤 쪽이 훨씬 좋아. 램파리온은 별로야.”
“어째서지? 다들 램파리온을 좋아하지 않나? 게다가 너 같은 소녀라면 모모나 백토가 나오는 방송을 보러 갈 텐데?”
소녀는 모자를 더 깊게 눌러쓰면서 대답했다.
“다들 너무 예쁘고 아름답잖아. 난 그렇지 않으니까.”
기간테스는 소녀의 얼굴 일부가 화상으로 인해 일그러진 걸 확인했다. 그리고 외모가 특이한 인간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데이터를 검색해서 알 수 있었다.
‘그래서인가.’
기간테스는 감정 모듈의 회로가 혼선이 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조금 더 앞서는 감정에 따라 대답했다.
“그래도 내 팬이라는 사실은 기쁘군.”
“아마 얼굴을 고친다 하더라도 나는 다곤의 팬으로 남고 싶어.”
소녀는 기간테스의 차갑고 딱딱한 몸체를 끌어안으며 한마디 했다. 이에 기간테스는 카메라 근처가 답답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소녀를 감싸안았다.
데이터 재생을 마친 기간테스는 바이오로이드 일행의 의문에 대답했다.
“피난을 가던 중 죽고 말았다. 내 옛 친구의 손에 의해서. 그것도 화상을 입었던 얼굴을 고치기도 전에 말이지.”
“설마 그 친구라는 게?”
“그렇다.”
샬럿을 포함한 바이오로이드들은 기간테스와 대치하던 램파리온부터 떠올렸다. 그리고 갑자기 브라우니가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는 듯 기간테스에게 질문을 건넸다.
“그러고 보니 그 옛 친구와 싸울 때, 맨몸으로만 싸웠던데. 램파리온 쪽은 여러 가지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기간테스 다곤도 무기가 굉장히 많았을 텐데?”
“그러게 말이에요. 제가 알고 있는 다곤 쪽이 램파리온보다 훨씬 많은 무기를 갖고 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기간테스와 다곤을 잘 아는 샬럿도 한마디 거들자, 기간테스가 간단히 대답했다.
“다른 기능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지.”
“그러면 이대로 그 옛 친구와 싸워 이길 가능성은?”
“지금은 손상이 심해서 내가 파손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트리아이나는 자신의 강화복 조종석을 한참 동안 뚫어질 정도로 쳐다봤다. 그리고 기간테스와 강화복을 번갈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그러면 기다려봐.”
트리아이나는 강화복에서 내린 다음, 기간테스에게 다가가 딱딱하고 두터운 장갑판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쳤다. 그러자 기간테스를 포함한 나머지 일행이, 그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없어 의아한 기색을 드러냈다.
바이오로이드 일행은 동굴 안에서 트리아이나가 자신의 강화복을 분해하는 걸 지켜봤다. 그녀는 분해한 강화복의 부품들을 기간테스에게 끼워 맞추기 시작했다. 물론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드론을 통한 포츈의 홀로그램 통신으로 도움을 받고 있었다.
“포츈 씨 이 부분은 이렇게 맞추면 되나요?”
“맞아. 정확하거든. 생각보다 정비에 소질이 있네.”
“뭐 저도 항상 데리고 다니는 게 있으니까요.”
이제는 분해된 강화복을 가리키며 씩 웃자, 포츈 역시 환하게 웃었다.
“자급자족이라는 거네. 이 언니는 그런 동생을 좋아하거든. 나중에 내가 이것저것 가르쳐줄 테니까 기술반으로 들어올래?”
“그건 사양할게요. 하루 20시간 이상 걸리는 실내작업 같은 걸 하다가 좀이 쑤셔서 죽을걸요. 저는 모험가니까요.”
이에 포츈이 실망한 기색을 심하게 드러냈고, 그 사이 트리아이나는 기간테스의 수리를 마쳤다는 듯, 등 장갑판을 접합하면서 한마디 했다.
“아무튼 도와주신 건 고마워요. 나중에 탐색에서 보물이라도 찾으면 나눠드릴게요.”
포츈은 어깨를 으쓱하며 통신을 끊었고, 기간테스는 분해된 강화복 잔해를 본 다음. 트리아이나와 강화복을 번갈아 쳐다보며 질문했다.
“네 친구라고?”
“응 멸망 전부터 계속 함께 해온 친구,”
기간테스는 트리아이나의 대답에 깜짝 놀랐다.
“인류가 멸망한 그때에도 사령관을 만나서 오르카 호에 올라타게 된 이후로도 나와 계속 모험을 해왔거든.”
기간테스는 당혹스러운 투로 다시 물어봤다.
“그걸 이렇게 내 몸에 붙여도 되는 건가?”
트리아이나는 윙크를 하며 기간테스의 질문에 대답했다.
“오르카 호로 돌아가면 그 부품들은 다 돌려받을 거야. 그리고 이제 한 편이잖아.”
트리아이나의 대답에 기간테스는 큰 소리로 웃어댔다.
“한 편이라는 건가? 하하 재미있군.”
샬럿은 그동안 자신이 촬영했던 영화의 온갖 로망을 떠올리며 기쁨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른 바이오로이드 일행도 겉모습만으로는 진실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기간테스에게 악수를 청했다. 기간테스는 모두와 손을 잡은 뒤, 마지막으로 옛 친구에게 안식을 주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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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홍보입니다. 스토리야 공모전에 의리 없는 기사단과 헤비 메탈 포 버서크를 연재중입니다. 제발 부탁이니다. 구걸합니다.
이곳에서 의리 없는 기사단과 헤비 메탈 포 버서크 두 작품을 읽고 선댓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