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적의 용
최근 일이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뭐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별의 아이와의 전투 이후로 식구가 몇 배로 뻥튀기되었으니 말이다. 해군 바이오로이드 삼만 사천이라……. 수치만 들었을 때는 감이 안 잡혔는데 업무로 다가오니까 장난이 아니란 게 새삼 느껴졌다.
일단 그냥 하루하루 별 일도 없이 지나가기만 해도 기본적으로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배 이상으로 늘었다. 아무리 자동화가 되어 있고 이것저것 편의가 갖춰져 있다고 해도 몇 만이나 되는 인원이 생활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일이니까.
점심 한 끼씩만 먹어도 몇 만 인분. 그게 하루가 되면 자릿수가 바뀔 지경이니……. 마음 같아선 식사의 질도 어느 정도는 보장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수경 플랜트나 기타 등등 여러 요소가 충족되기 전엔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다. 솔직히 급양 문제는 기회가 된다면 꼭 개선하고 싶지만 제대로 준비를 갖춰서 하고 싶은 게 작은 바람이라면 바람이다.
예전에 이보다도 훨씬 규모가 작을 때 그걸 한 번 바꿔보겠다고 대장급들을 불러 모은 적이 있었다. 결과는 성대하게 실패. 나를 애써 배려해줬던 마리나 어떻게든 내 결정을 좋은 의미로 바꿔주려고 고생했던 메이드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살 진 모르겠지만(아마 엄청 오래 살겠지) 두고두고 흑역사로 기록될 거다, 분명히.
불평이 많아서 얘기가 딴 데로 샜는데, 어쨌든 요지는 할 일이 많아졌다는 거다. 쉴 틈마저 사라질 정도로 말이다. 요즘엔 닥터가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아예 식사에 수면제를 섞어서 강제로라도 쉬게 만들어 준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대고 있었고, 아르망은 저번처럼 말려도 듣지 않을 거라 이미 체념하고 내가 쓰러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관을 해줄 때마다 일부러 수액 병을 들고 온다거나, 내가 어딜 갈 때마다 누구 하나에게 꼭 들것을 들려서 보내는 걸 보면……. 분명 무언의 경고가 틀림없었다.
저번 겨울에 내가 쓰러졌을 땐 다들 엄청 불안해했고, 심지어 메이는 울기까지 했다고 들었다. 아니 차라리 화내기라도 하면 그나마 미안함이 좀 덜했을 텐데! 그래서 이번엔 그런 일이 없도록 나도 가급적 컨디션 조절을 했다. 잠도 꼬박꼬박 자고, 밥도 세끼 똑바로 챙겨 먹고. 식사야 뭐 소완이 항상 맛으로든 영양으로든 최상급으로 챙겨주니 그쪽은 걱정할 일이 없었다.
문제는 잠인데……. 그, 솔직히 다른 애들과 어울리는 건 그, 휴식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정신적인 휴식은 맞는데……. 내일을 생각 안 하는 책임 없는 쾌락이랄까……. 할 때는 기분 좋은데 하고 나서는 내일이 걱정되는 그런……. 아무튼 잠이 모자라다.
그러니까 좀, 다들 나 잘 때는 내버려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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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과 외모 캐릭터성까지 버릴 게 없는 무적의 용 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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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더미에 파묻혀 있는 거로 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저 시대 때 아날로그 방식은 안 쓸 거 같네요 | 20.08.20 12: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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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하다 구글로 대형트럭 크기 보고 아 내가 생각이 모자랐구나 했습니다 | 20.08.20 12:4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