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부터는 바니 슬레이어 니바, 나빈이의 성이 임 씨가 아니라 송 씨로 나옵니다. 앞으로 이전 회차에 나왔던 성씨들도 수정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
호놀룰루 유역 숲 보호역에서의 훈련이 즉시 중단되어 훈련 중이던 생도대 분대 전원이 복귀하였고, AGS와 해병대 수색대를 필두로 사라진 생도들을 찾기 위한 수색작전이 펼쳐졌다. 상공에는 순항훈련단의 기함인 엔터프라이즈에서 출격한 더 많은 정찰기와 더 많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들이, 호놀룰루의 하늘을 한 가득 에워쌓았다.
생도대 제2중대 제1소대 제1분대. 통칭 “로저-래빗” 분대가 사라진 곳은 로미오-폭스트롯 지점. 로저 래빗 분대가 독도법-분대공방 훈련을 출발하였던 61번 국도에 위치한 누아누 저수지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룰루마후 폭포를 향해 걸어갈 수 있는 비공식 산채로의 중간지점이었다. 멸망 전에도 안내 표지판이 없는 비공식 산책로였지만, 인류가 멸망하고 나서 자연환경에 손을 타지 않은 덕분에 열대림이 무성하게 자란 덕분에 더 이상 산책로라고 볼 수 조차 없었다.
생도들은 이 산책로의 어딘가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마치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사라졌다면 어째서? 어떻게 사라진 것인가?
유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의 신호가 마지막으로 추적되어진 장소에 도착하여 주위를 서성이듯 살피기 시작했다.
유모들은 혹시나 사라진 아이들을 찾을 수 있는 증거가 남아있지 않을까 하며 주의 깊게 주변을 관찰하였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
서준의 유모인 보람이 걱정이 묻어나는 어조로 나지막히 읊조렸다. 땅으로 꺼진걸까. 아니면 하늘로 갑자기 솟아오른 걸까. 흙바닥도 이 정도의 점성이면 발자국이라도 남는 것이 정상일 터. 유일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가르쳐 주듯 이리저리 나있는 끊겨버린 발자국이 전부였다.
그래, 발자국. 잘 가다 갑자기 어느 한 지점에서 발 구르듯 이리저리 찍힌 발자국들을 끝으로 더 이상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것도 한 두명이 아닌 단체로 우르르 말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이들에게.
“이거 봐! 여기 또 뭔가 있어!”
“어디, 어디?!”
이번엔 바바리아나가 무언가를 찾은 모양이었다. 바바리아나의 외침에 유모들이 바바리아나가 있는 곳으로 모였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열대우림이 우거진 이 곳에서, 사람 상체만한 이파리를 걷어치우자 눈 앞에 나타난 것은 가파른 경사를 가진 비탈길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마치 누군가 굴어떨어진 듯한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 방금 전까지 미처 찾아내지 못한 무수한 발자국들. 거기에 비탈길 아래로 누군가 굴러 떨어지면서 남긴 흔적들. 특히 비탈길에 있는 넝쿨과 가지에 굴러 떨어지면서 이리저리 긁히기라도 한 듯 전투복에서부터 뜯겨져 나간 실밥으로 보이는 것들이 적잖게 걸려있는 것을 육안으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틀림없다.
아이들은 이 밑으로 내려갔다.
“확실해. 애들은 여기로 내려간거야.”
“그냥 내려간 건 아닌 거 같아. 발자국이랑 흔적들을 보면 아무래도 발을 잘못 헛디뎠거나 해서 누군가 한 명이 굴러떨어졌을 것 같아.”
“그리고 그걸 본 나머지 애들이 뒤 따라서 내려간거고?”
“그렇지.”
“누가 다쳤는진 몰라도 크게 다치지나 않았으면 좋겠는데...”
“우리도 일단 내려가보지.”
아이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밑으로 내려간 것은 확실해보였다. 유모들은 자신들의 아들들을 찾아나서기 위하여 아이들이 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비탈길 아래로 내려갔다.
한 눈에 보기에도 높이도 상당하고, 경사가도 상당히 깍여져있는 가파른 비탈길이었다. 만약에 진짜 여기서 누군가 굴러 떨어진거라면 최소 중·경상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유모들이 한 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위험해보이는 산비탈길이었다. 신속 정확한 수색을 위하여 경량 군장 차림으로 온 유모들도 겨우겨우 내려갈 정도인데, 4박 5일씩이나 직접 숙영을 하면서까지 훈련을 해야하는 생도들의 군장을 예상한다면 작정하고 내려가도 위태위태 할 정도였다.
그래도 다른 유모들에 비하여 최우의 유모인 송나빈 대령은 몸 속에 토끼의 유전자도 같이 들어가있는 덕분에 진짜 토끼마냥 깡총- 깡총- 뛰어다니며 가볍게 비탈길 전 아래까지 내려갔다.
진즉에 언덕 밑둥까지 다 내려온 나빈은 아직 한 참을 내려오고 있는 다른 유모들을 향해 고개를 올리며 말했다.
“읏-차~!”
“이야~ 여기 생각보다 꽤 가파르네!”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깐 조심해서 내려오라구~”
“엄청 빨리 내려가네...”
“토끼는 확실히 잽싸구나, 진짜...”
“니히힛~”
“... 음?”
- 척!!!!
“거기 누구야, 나와!!!!”
“음?!”
토끼마냥 잽싸게 비탈길 아래로 미끄러지듯이 내려가 유모들을 기다리고 있던 송나빈 대령은 머리 위에 또 다른 귀인 두 개의 토끼귀를 쫑긋- 쫑긋- 거리더니 들고 있던 6.8mm MCX 소총을 수풀을 향해 겨누었다. 다른 유모들이 내려오는 동안 로우 포트 자세(총구를 아래로 향하게 하는 사격 준비 자세)로 총을 쥐고 있던 나빈은 가까이 수풀 속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인기척에 두 토끼귀를 쫑긋거리며 잽싸게 총구 방향을 겨누는 모습은 거의 FM 그 자체였으리라. 아직 비탈길을 내려오고 있는 유모들은 갑작스러운 나빈의 반응에 당황한 듯 자신들도 서둘러 비탈길을 마저 내려가기 시작했다.
수풀을 향해 총구를 겨누며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누군가를 향하여, 나빈은 목소리를 더욱 내리깔고 고함을 지르듯 또박또박 큰 소리로 문어를 외쳤다.
“스타!!”
“스타!!!!”
“대답 안 해?!?!”
문어의 스타, 답어에 텍사스.
당연히 자동적으로 튀어나오거나 해야하는데, 수풀 속에서는 그 어떠한 대답도 반응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야 당연하게도, 나빈은 그 수풀 속에 있는 누군가가 같은 수색대원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생태계 포식자 하위에 머물고 있는 토끼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기에 상대방이 적인지 아군인지는 굳이 얼굴 보지 않아도 거의 직감적으로 맞출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만약에라도 수풀 속에 숨어 있는 것이 사라진 아이들이었다면 진즉에 수풀 밖으로 나와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다.
즉, 처음부터 나빈이 문어를 묻는 것은 상대방이 아군이 아님을 알고서 하는 행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향하여 문어를 외치는 이유는, 만에 하나라도 같은 수색대원일 경우를 상정하였기에 하는 행동이었다. 결국 그녀의 압박에 못 이겼는지, 이윽고 수풀 속 기척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내보였다.
“사, 사, 사, 사, 살려주, 사, 살려주십시오, 숙녀 분!!!!”
“저, 저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AGS...?”
“철충도 아니고 AGS가 왜 여기에...?”
“나빈아, 철충이라고?!”
“철충이 아니라 AGS라는데?”
“세상에 저렇게 생긴 AGS가 있었나요?”
“글세...”
총을 겨누고 있는 나빈.
뒤 따라서 비탈길을 겨우 내려온 유모들.
그리고 그녀들의 앞에 나타난 괴상하다못해 하찮기만하게 생긴 AGS. 수풀 속에서 나타난 AGS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알아서 저자세로 나와 목숨을 빌기 시작했다.
우스꽝스러운 표정이 나타나는 패널을 가진 동그란 본체가, 머리 없는 인간형 의체를 조종하고 있는 듯한 모양새의 이 AGS는 잠시 조용해진 틈을 타서 눈치를 살피더니, 이내 자리에서 잽싸게 일어나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거 실례했습니다! 부디 오늘 우리 들의 만남은 찰나의 신기루 같은 것으로 여기시길 바라며, 이만 안녕히 계십시오!!!!”
“아, 도망쳤다.”
“어딜!!!!”
- 타다다당!!!!
“히이이이이익?!?! 지, 지, 지, 지, 진짜로 쏘, 쏴, 쐈어?!?!?”
맞춘 것은 아니었다. 나빈은 도망치는 AGS의 발 밑의 땅바닥 언저리를 사격하였고, 총격으로 인해 그만 스탭이 꼬여버린 AGS는 얼마 못가서 다시 엎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곤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려는 것을 나빈이 토끼처럼 지축을 박차고 달려나가 AGS를 덮친 뒤 무력으로 강제로 제압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악!!! 그, 그만 둬 주십시오!! 부디 제 몸에 살결을 닿게 하지 말아달란 말입니다!!!!”
“그래? 살결을 닿게 하지 말아달라고?”
“그럼 이건 어때?”
“포, 포, 폭력은 반대입니다!!!! 우, 우리 문명인답게, 그리고 지성인답게! 그 총은 잠시 내려놓으시고 평화적으로 대화의 장을 열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생긴거부터 말하는 거 까지 되게 웃긴 AGS네.”
“실례로군요!! 초면에 보는 AGS에게 웃기게 생겼다니?! 그러는 당신들 모습이 더 웃기게 생겼습니다만?!”
“우리가 뭐 어때서.”
“아직 우리가 무섭지가 않나 보구나?”
- 철커덕!!
“아아!!!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한 두 명도 아니고, 제발 여러분들 그 총구만 좀 치워주십시오!!!! 벌써부터 죽고 싶지 않단 말입니다!!!!...”
“그럼 우리들이 묻는 거에 대답을 좀 해줘야겠어, 웃기게 생긴 AGS 양반.”
“아, 아니 그니깐 웃기게 생긴 AGS가 아니라니까요!!!!”
“우, 우선 저를 놓아주시면 제 소개부터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하늘에 맹세코 진짜입니다!!!!”
“그 거짓말 진짜야??”
“거짓말 아니라니깐요!!!!”
“언니야, 얘 살고 싶은 모양인데 한 번만 믿어주자.”
“그래, 이쯤되니 조금 불쌍하긴 하다.”
“흐음...”
유모들의 말에, 나빈은 이 웃기게 생긴 AGS의 제압을 풀어주었다. 나빈의 제압에서 풀려난 이 웃기게 생긴 AGS는 피부는 없지만, 마치 진짜 인간 마냥 피부에 닭살이라도 돋아난 듯 온 몸을 잠시 부르르 떨어보였다. 살결을 닿지 않게 해달라고 하더니, 뭐 AGS 주제에 알러지 반응이라도 있는 모양이었다.
나빈에게 덮쳐져 강제로 제압당해 쓰러졌을 때 바닥에 떨어져 버린 양철 중절모를 들어 흙먼지를 툭툭 털고서 코어 위에 쓴 뒤, 이 웃기게 생긴 AGS는 영국 신사마냥 신사들 특유의 예를 갖춘 인사를 해보이며 자신을 소개해 나갔다.
https://novelpia.com/viewer/2771142
100화 지나고 올리는 101화입니당
드디어 슴페, 써니, 알프레드가 나왔네용.
댓글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되어준답니다!
가시는 길에 댓글 꼬옥! 추천 꼬옥 한 번 부탁드리겠읍니다!
(IP보기클릭)211.234.***.***
(IP보기클릭)106.101.***.***
| 23.09.01 08:34 | |
(IP보기클릭)223.62.***.***
(IP보기클릭)106.101.***.***
저도 써니 참 좋아하는데, 언제쯤 쓰승급이 나올까 기약없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헣... | 23.09.01 09:3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