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IWC cal.89

[이루리시계연구소]

IWC Schaffhausen

cal.89

아이더블유씨 샤프하우젠 캘리버89

시리얼 넘버로 봤을 때

1956~57년 사이에 제작된 시계입니다.

위 사진은 제가 수리한 뒤의 사진입니다.

아쉽게도 수리 전 외관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처음 제게 왔을 때 모습도 깨끗한 상태여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문제는 밸런스휠의 진각이 너무 작다는 것 입니다.

의뢰인께서 보내주신 영상을 보면 180도가 겨우 나옵니다.

새것일 때 300~310도가 나온다는것을 생각해 보면

퍼포먼스가 형편없습니다.

죽은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문제는 밸런스휠의 진각이 너무 작다는 것 입니다.

영어로는 앰플리튜드 라고 하고 밸런스휠은 시계의 동력원인 태엽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하는 부품으로 결과적으로 시계의 컨디션을

알려주는 단적인 예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풀기전에 확인 해 보니 센터도 맞지 않습니다.

큰 비트에러가 발생합니다.

 실제로 테스터기에 올려봤더니 진각이 낮고 비트에러가 크며

실시간으로 비트에러가 변하여 그래프 선이 평행하지 않고 움직이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품 어딘가가 헐거워서 흔들리고있다는 뜻 입니다.

 분해하다보니 정품이 아닌 부분도 있네요

 옛날 잉카블록의 덮개석은 왼쪽처럼 원형 홈이 파여있는데 오른쪽 친구는 없습니다.

오래된 시계이다 보니 정비하다가 없어져서 교환했을 수도 있지요.

장착해보니 크기도 맞고 흔들림 없이 잘 장착이되어 사용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기어트레인

이것이 오버홀 한 상태라니 FUN 하지도 않고 SEXY 하지도 않네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전보다는 깨끗하게 세척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빨 사이사이는 세척이 잘 되지 않습니다.

팔렛포크라는 부품인데 분홍색 팔렛주얼을 고정하는 접착제인 쉘락이 모두 떨어지고 없습니다.

왼쪽에 붙어있는것도 갈라지고 능력을 상실해서 붙어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이 부품이 동작할 때 째깍째깍 소리가 나며 가장 큰 동력손실을 가져옵니다.

이렇게 헐겁게 붙어있으면 제대로 동력을 전달하지 못합니다.

 제가 만든 쉘락히팅 플레이트 입니다. 쉘락은 열을 가하면 꿀처럼 녹아내리고 식으면 유리처럼 굳습니다.

아주 튼튼하게 붙여줍니다.

이거 제대로 붙여주면 진각이 40도 정도는 살아납니다.

 깨끗하게 세척해서 조립하고 주유합니다.

이렇게 세척하고 주유를 하면 진각이 20도 정도는 살아납니다.

이제 예상 진각이 240도 정도가 되었습니다.

제 목표는 280도 입니다.

아직 40도는 더 끌어올려야 하죠

 밸런스 휠을 분리했습니다.

그런데 분리해보니 스프링이 엉망입니다.

사실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제 실수로 좀 더 휘어졌습니다.

스틸밸런스휠이라 엄청 약하더군요

바로잡아줍니다.

 그런데 휘어진걸 잡고 조립했지만 진각이 회복되질 않아서 다시 살펴보니

스프링이 지그재그로 휘어져서 서로 맏닿습니다.

잘 펴서 닿지 않도록 해 줍니다.

이러한 형상을 브레게헤어스프링 이라고 부르며

자세차를 없애주므로

매우 고급 시계에 들어가는 형태 입니다.

사실 브레게커브를 만드는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 뒤로 계속 커브를 수정하는데

어째선지 스터드 위치와 레귤레이팅 핀과의 간격과 거리가 딱 맞아떨어지질 않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아! 이거 애초에 잘못 만든거구나!

그래서 브레게커브를 정리해둔 자료를 찾아봅니다.

이 브레게 커브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에 나온것으로

현장에서 그것을 계산하여 만들기는 어렵고

이렇게 만들어진 커브테이블을 놓고 똑같이 만들면 됩니다.

똑같이 만들어줍니다.

문제는..

너무 작다는겁니다.

사실 정확한 커브는 스프링의 시작점과 끝점도 정해져있는데, 이것은 이미 전임자가 만들어놓은 상태이므로

제가 건드릴 부분은 아닙니다.

문제가되었던 스터드와 레귤레이팅 핀 사이의 거리는 이렇게 브릿지를 뒤집어놓고 맞춰보면서 커브를 미세하게 수정해나갑니다.

헛도는것으로 예상하는 스프링 콜렛을 조여줍니다.

 휘어져있던 레귤레이팅 핀도 곧게 펴주고 간격을 일정하게 만들어줍니다.

조립해서 돌려보니까 진각이 240도로 회복되었습니다.

좋아요 계획대로입니다.

180 + 20 + 40 + @ = 240 이상인데 이상하구요?

왜냐면 아직 힘을 숨기고 있거든요.

아직 밸런스 휠을 세척하지 않았다 이말입니다

 좋아요! 277도!

이제 컨디션은 합격선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다면 오차를 잡을 차례입니다.

오차를 잡을때 수평오차 뿐만이 아니라 자세에따른 오차도 잡아야하는데

이것은 밸런스 휠의 어디가 무겁고 가벼운지를 확인하고

수정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최대 진각에서

 한번 체크 하고 180도의 낮은 진각에서 다시 체크하면

오차가 반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 밸런스가 안맞는 것 입니다.

자세차를 잡기 전에 먼저 태엽이 풀려갈때와 완전히 감겼을 때의 오차 차이를 잡아줍니다.

태엽이 풀려 동력이 부족해지면 앰플리튜드(진각)이 작아지는데 스프링이 레귤레이팅 핀의

안쪽에 닿습니다. 그래서 빨라지게되는데, 이것은 스프링 커브를 약간 수정해서

약간 바깥쪽 핀에 기대도록 하면 태엽이 풀려갈 때 빨라지는것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미러이팩트 라고 합니다.

원래는 핀과 핀 사이에 중앙에 와야 하지만

일부 브랜드나 와치메이커는 이 미러이팩트를 이용하여

오차를 줄이기도 합니다.

이 다음에는 측정한 오차값을 메모해두고

오차 수정 계획을 짭니다.

저 도구는 제가 만든 다이나믹 포이징 도구입니다.

이제 이 도구로 잡아둔 뒤에 무거운 부분을 갈아내서 가볍게 만들 것 입니다.

무거운 부분을 갈아내면 총 질량이 가벼워지면서 오차가 빨라지고

앰플리튜드가 올라가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도 잘 생각해서 수정해야합니다.

하지만 이번 시계는 오차 범위가 너무 커서 한부분을 너무 갈아내면 밸런스가 무너지므로

반대쪽은 순접을 발라서 질량을 늘려 밸런스를 맞춰줍니다.

 최대진각 (앰플리튜드) 290도

자세차 30 -> 3초로 줄음

 IWC  이름에 맞게 수리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유리는 플라스틱 재질이라 폴리싱 해 줍니다.

용두가 뻑뻑하다고 하셔서

마스킹 후에 케이스튜브를 좀 갈아내서 직경을 약간 작게 만들어줍니다.

용심 부분은 케이스 내부에 닿는 부분이 있어서 선반으로 조금

깎아냈습니다.

마무리하는데 용두가 분리되길래 다시 접착해줬어요

 조립하고 라쳇휠에 주유해줍니다.

라쳇휠에 주유해주면 태엽을 감을 때 좀 더 부드럽게 클릭이 넘어갑니다.

아무튼 느낌이 더 좋아요!

 케이스가 원래 깨끗하긴 했지만 다시 폴리싱 해줬습니다.

 블로그에 가시면 좀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어요

클릭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너의 사용후기

시계취미 6년..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

생각하게 해 주는 후기였습니다.

 너무 뿌듯해서 올려봅니다.

[프로도와네오]

오른쪽 가나요?

[이루리시계연구소]

앗 오른쪽 갔습니다 감사합니다 ^^

[Калашникoв]

역시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따라할 의지가 전혀 안생기는....

[이루리시계연구소]

ㅎㅎ 감사합니다.
고생은 저의 몫이죠

[ㅂㅣ추]

와 마지막 동영상 진짜 아름답네요

[이루리시계연구소]

잘 전달되어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

[용사님]

이쁘다 ㄷㄷ

[이루리시계연구소]

이뻐요!!

[도곡동월세살이]

사장님
유투브해여 나 이런거 유투브 존나봐

[이루리시계연구소]

하고있어요.... 이루리시계연구소라고 검색해보세요 요즘 바빠서 못하고있어요 ㅠㅠ

[도곡동월세살이]

구독!!

[Delta.G]

헤어스타일이 굉장하셨군여..

[REFEELª]

이루리님 블로그 하고계세요 ㅋㅋㅋㅋ
근데 너무 전문적인 부분이라...ㅎㅎ

[Iam2YJ]

그냥 말 안하고 편집 안해도 됩니다 그냥 고프로로 찍어서 풀 영상으로 라도 올려주세요...

[Iam2YJ]

아니면 폰카..

[이루리시계연구소]

일주일~한달을 어떻게 편집 안하겠습니까..

[풍야4]

전문가의 영역이란 정말 존경스럽네요..와우..

[이루리시계연구소]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전문가 흉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기말이]

접착제 발라놓은게 순간 토스트로 보였습니다으아

[산타라이더]

진짜 시계라는게 참 예쁜거같아요

[가을당근]

와. 어마어마하네요.

[국대잉여]

우와...

[LVCIVS BRVTVS]

오른쪽의 냄새가 난다 킁킁

[제누티]

로터가 없는걸보니 완전수동인가보네요
요즘말따라 진짜 갬성없이는 못쓸듯

[스모우는나의원수]

와…입을 못다물고 봤습니다

[찐무새]

65년된 시계인데 전혀 촌스럽지 않고 고풍스러운 멋이 느껴지네요.
디자인 화려하지 않은 시계는 딱히 봐도 멋지다는 생각이 든적이 없어서 나랑 시계는 안맞나보다... 했었는데
이걸 보니 생각이 달라지는거같습니다.

[담킹]

와우 ㄷㄷㄷ

[OM-4™]

나중에 유튜브나 글로 무브먼트 분해하면서 각 부품별 역할이라던지, 무브먼트의 시대적 발전같은거 설명해주면 진짜 재미있을듯 싶습니다

[때구니™]

잘보고갑니다

[사발면은]

아니 시계 파는 저도 이해가 안될정도 ㅎㅎ 대단하십니다

[곰나으리]

대체 무슨 작업을 하시는 건지 하나도 이해를 못하겠지만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추천!

[율리안]

가품도 수리하시나요? 가품치곤 비싸게 사서 수리해보려고 하는데요

[용신목]

챙겨보진 않았지만 이정도 깊게 수리하시는건 처음봤습니다. 수리된 빈티지라서 더욱 아름다운 것 같네요.

[Supreme]

작년에 수리해주신 시계 지금도 잘 착용하고 있습니다~~ 게시물 항상 재밌게 보고 있어요

[포켓풀]

중간부터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어서 즐거운마음으로 봤네요 멋져요!!!

[말년병장리퀴드]

엄청난 작업이네요!따라할수 없는 경지의 실력이십니다!

[루리웹-2696049156]

금손...

[MARIO128]

시계 하면 수정진동자 하나랑 배터리랑 부품 몇개 들어간 2~3천원짜리 무브먼트 정도 밖에 모르는 무지렁이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셨네요.

[칠리콘카르네]

분야는 다르지만 공돌이인데
정말 볼때마다 즐겁습니다.
건승하세요

[babysoul]

이건 아트네

[덴오즈]

정말 멋지십니다.

[울어라지옥참마도]

이야 뭔지 하나도 이해안가는데 그냥 멋지신분이라는건 알겠네...

[호레기]

저렇게 작은거 계속 쳐다 보면 눈깔 빠질거 같던데
대단하십니다..

[아크더래드]

세상에나 내가 지금 뭘 본거지..;;

[실피르]

하루 오차 1-2초라고 해서
욕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빈티지를 저정도 고치면 환골탈태한 것이었군요.
대단하십니다.

[개돌이]

iwc 가 국제시계상회 약자 였구나......

[트레이너베지터]

시계하려면 드릴에 선반은 필수였군요..

[이루리시계연구소]

제가 특이한 케이스고 보통은 가지고있지 않습니다.

[트레이너베지터]

아.. 저도 취미로 무브에 케이스 갈아 넣는 정도만 하는데요.. 취미다 보니 저가 중국호환 무브를 쓰는데, 가끔 핸드가 안 맞는 경우가 생기면 줄로 갈거나 아님 그냥 새로 사거든요..ㅎㅎ
노력도 않는 제가 반성해야겠습니다.

[이루리시계연구소]

대부분 수리점에서도 그렇게 하는걸로 압니다 새것으로 사는게 정석이죠

[HarryJay]

'주유'라고해서 뿌리고 마는 것인줄 알았는데, 톱니 하나하나 한땀한땀 발라줘야하는 것이었군요.... '주유합니다'하고 넘어가는 그 5글자에도 긴 시간과 인내가 담겨 있다는것을 깨닫고 갑니다. 항상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