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 선물용 닌텐도 게임보이 구입 & 어린시절 이야기

[ROJI]

1989년 4월 21일 일본에서 회색 벽돌 같은 휴대용 게임기 하나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수백만 명의 게이머에게 이것은 첫 번째 플랫폼이었다. 일명 "GB" 그것은 바로 닌텐도 게임보이를 말한다.

 흡사 소니 워크맨이 나올때의 느낌과도 비슷한 이 획기적인 물건은 앞으로 펼쳐질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게 된다.

출시 이후 닌텐도는 콘솔을 지속적으로 재개발하여 더 얇고 기술적으로 더 진보된 닌텐도 포켓과 컬러를 개발하지만 여전히 클래식의 부피가 큰 회색 벽돌 같은 초대 게임보이가 전 세계 게임 플레이어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다.

어린시절 나에게 있어 닌텐도 게임보이는 그저 가질 수 없는 꿈같은 선망의 물건이었다. 

당시 그러한 인기에 힘입어 비슷한 양산형 싸구려 게임기로도 많이 만들어져 학교 문방구에서 팔곤 했었는데 팩도 안 들어가는 조잡한 게임기가 대다수였다.

그러던 어느날 같은 반 짝꿍 친구 녀석이 느닷없이 닌텐도 게임보이를 학교에 들고 왔다.

90년대 후반 전세계를 강타했던 포켓 몬스터 레드/그린 게임팩과 함께 말이다.

당시 그 영롱하게 빛나던 게임기의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 아직까지도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알고 보니 친구 녀석의 아버지는 그 당시 일본 출장을 자주 다니셨었고,

그런 아버지 덕분에 당시 유행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다른 사람보다 손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말로만 듣던 게임보이와 포켓몬 게임을 실물로 처음 영접했다.

게임 로딩시 닌텐도 로고가 천천히 화면 중앙으로 떨어지는 모습마저도 지금까지 생생하고 소중한 기억이다.

당시 인터넷이 그렇게 활발했던 시기도 아니었고 지금처럼 해외여행도 자주 가던 시절도 아닌지라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관련 정보 라고는 고작 문방구, 서점의 게임잡지가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심지어 우리 집엔 컴퓨터도 없었다!!

그런 시대에 평소 동경했던 일제품의 물건들을 실제로 보니 저절로 눈이 돌아갈 수밖에ㅋㅋㅋ

여하튼, 이 친구 녀석 덕분에 포켓몬 게임이란 걸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고, 

나랑 친했던 녀석은 고맙게도 1주일이고 2주일이고 나에게 조건 없이 게임기를 빌려주곤 했었다.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 안 되는 일본어를 나름대로 머리 굴려 상상으로 번역해가며 공략집도 없이 힘들지만 하나하나 클리어 해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그렇게 게임하는 시간만큼 추억도 같이 쌓여만 갔다.

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굉장히 미안하지만 하루는 내가 너무 오랫동안 게임기를 빌려가서 안 가져오자

"너 대체 언제까지 빌려가서 안 가져올 거야?"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포켓몬 게임에 빠져있었다.

... 그렇게 시간은 훌쩍 지나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어버린 2023년 지금.

당시 그 짝꿍이랑 어찌어찌 연락이 닿아 일본에서 오랜만에 만나기로 약속을 가졌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나에게 조건 없이 빌려줬던 게임보이를 이제는 반대로 내가 그 친구에게 선물해 주고자 한다.

물건은 비록 시간의 흐름 속에 많이 낡아졌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가득 담아서 말이다.

친구 녀석이랑 만나 예전 이야기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추억으로 설렌다.

고마운 친구, 고마운 추억, 그리고 고마운 게임보이!

주저리 주저리 지루한 이야기가 길었지만 그냥 제 어린시절 이야기 였습니다.

이상 친구에게 선물해줄 물건 상태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여러분들은 어떠한 추억을 가지고 계십니까?

[쟈니로켓츠]

껨보이 저 녀석은 보는것만으로도 참 그립네요
저 모델이 갖고싶었지만 저당시에는 살 수 없어서 다음에 나온 조금 슬림해진 GB를 처음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콘솔은 절대 안 되라는 집안 분위기 때문에 잘 나가던 콘솔겜들은 잡지로만 접하고 상상만 했었고
그래서 PSP 처음 나왔을때 바로 구입해서 콘솔겜 맛뵈기하던게 너무나도 좋았는데
이제는 결혼해서 콘솔도 집에 두고 살고 있지만 게임이라는게 예전만큼 재밌지는 않아서 슬픕니다 ㅠㅠ

[마요네즈요정]

남들하는거 구경만 하던 기억이요..
집이 좀 많이 가난해서 사달라고 할 생각도 못했어요

[yUTE 50]

비오던 날에 친구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고맙다면서 디지몬 카드를 맘에 드는 걸로 가져가라고 나눠줘서 즐겁게 우산쓰고 빗소리를 들으며 오던 기억은 나네요.

[Ress]

다들 누구나 그리워하는 어린시적 추억이있지요~~
특히나 남자아이들의경우 닌텐도 게임보이 패밀리 슈퍼알라딘보이 슈퍼컴보이등등등
그리고 저또한 헤아릴수없는 게임기기들을 거치게되었고요
전 고등학교다닐적에 네오지오가 사고싶어서 알바 엄청해서 샀는데 결국은 팩이 너무비싸서
아랑전설스페셜까지는 했엇던 기억이있네요~~

[잭스 페어]

손과 글을 보고 50대시구나 했는데...엥?30대 중반?

[사장님나이샷]

저도 아버지가 일본에 가셨다가 닥터마리오 게임팩과 게임보이를 선물로 가져오셨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제일 잘하는 게임을 꼽으라면 닥터마리오입니다.진짜 징하도록 했습니다 ㅎㅎ
이글을 보니 냉장고게임보이가 무척 가지고싶네요.추천합니다!

[호랑호야S]

이런 작은 물건이 팩만 바꾸면 다른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더랬죠. 게다가 열투 킹오파 시리즈는 방향키와 버튼 두개만으로도 충분히 원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특히 그래픽이 훌륭했던 열투 사무라이와 와리오 시리즈를 정말 재밌게 했습니다. 테트리스로 밤을 새기도 했고. 센세이션이라는 단어가 정말 어울리는 물건이었죠. RPG는 영 언어가 안 되서 못했고..ㅠ.ㅠ

[스케이]

냉장고 게임보이 중딩때 최고의 추억이 있는 게임기죠

[프리큐어]

어렸을적 용산에 처음가서
꿍쳐돈 세뱃돈으로 4만5천원에 사온 중고 GB
제일 싼걸로 사서 액정 커버에 기스가 많았지만
열혈축구 팩 하나만으로도 밤을 꼴딱 샜었죠
흑백에 침침한 액정 커버기스 때문인지
제 시력저하의 원흉이지만
10대시절을 함께한 좋은 친구였어요ㅜㅜ

GBC 나오자 마자 사고(보라색) 드퀘몬을 처음 기동했을때 컬러화면의 감동은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듯 합니다

사실 시력저하는 부모님 몰레 이불뒤집어쓰고 후레쉬 켜놓고 해서 그런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