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오락 기판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던 신기술!

[playero]

오락 기판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던 신기술!

안녕하세요. Playero 입니다.

또 일요일 오전이 되었네요.

오늘도 뭔가 오락 기판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 생각하다가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의 아이콘들 중에

저장 버튼의 아이콘이 플로피디스켓으로 되어있는 것을 보면서

저 물건은 뭐지?

왜 내용을 기록하는데, 저 알 수 없는 물건의 아이콘이 보이는 것일까? 의문을 갖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처음 가정용 컴퓨터를 보았을때 사용했던 데이터 입력 장치는 놀랍게도 '카세트 테이프'였죠.

애플2호환 컴퓨터에서도, 친구네 집의 MSX 컴퓨터에서도 카세트테이프를 이용해서 게임을 로딩했었습니다.

MSX의 경우 빠르게 게임 실행이 가능한 '롬팩'이 있었지만,

가격이 비싸서 쉽게 구입하지 못했고...

카세트 테이프로 출시된 게임들의 경우,

로딩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던 까닭에 이 쪽을 구입해서 친구네 집에서 오락을 즐겼던 기억들이 나네요.

이후 기술 발전에 따라 제품의 가격이 낮아진 까닭인지

애플2 호환 컴퓨터의 경우에는 5.25인치 플로피디스켓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게 되었고

MSX의 경우도 3.5인피 플로피디스켓을 채용한 모델이 나오기도 했고

IBM PC 시절로 가면서 5.25인치 플로피디스켓 외에 3.5인치 플로피디스켓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게 되지요.

그래서 이 시기 '디스크 카피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게임을 (불법)복사해주며 영업을 했던 게임샵들도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

친구네 집, 또는 동네 형네 집에 가서 게임을 디스켓으로 복사해와서

게임을 즐겼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네요.

오락 기판은 어땠을까요?

가정용 컴퓨터든, 오락실에서 사용되는 오락 기판이든...

그 목적하는 바가 비슷한 전자제품이다보니...

오락 기판에도 게임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은 비슷했습니다.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빠르게 구동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게임 기기 였기에

게임의 데이터를 담은 주요 저장 부품으로는 'ROM'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이야기했듯 과거에도 '롬팩'은 비쌌다고 말씀드렸죠?

이 롬 자체가 당시에는 굉장히 고가였고 (지금은 중고품이 몇백원 천원~이천원 합니다만)

게임 기판 하나에 수십개의 롬이 사용되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데이터를 담는 롬은... 오락 기판의 가격 상승에 주된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플로피디스켓 등의 새로운 기술들이 보편화되면서,

오락 기판에도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하려는 시도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후 PC의 저장 매체로 CD롬의 등장하고, 하드디스크의 보편화되는 것 등등도 동일하게 오락 기판에도 적용됨).

대표적인 경우가 

Konami의 버블 시스템이나 SEGA의 Sega System 24 같은 오락 기판입니다.

코나미를 대표하는 횡스크롤 슈팅게임 시리즈인 '그라디우스',

종스크롤 슈팅게임 시리즈인 '트윈비' 가 

바로 이 버블시스템을 이용해서 출시되었던 게임이고...

SEGA의 System 24의 경우는 

플로피디스크 시스템을 채용한 데이터 입력 시스템 외에 24k의 고해상도 화면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개발되어

80년대 후반, 엄청난 게임 그래픽 향상에 입을 떠억 벌어지게 했던 게임들을 내놓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듯 플로피디스켓을 이용해서 게임을 출시한 오락기판들의 현재는 어떨까요?

플로피디스켓을 사용하셨던 분들은 많이들 아시겠습니다만...

플로피디스켓이 시장에서 사장된 이유는

데이터가 담을 수 있는 용량이 크지 않은 치명적인 문제도 있지만...

그 내구성이 좋지 않아서 고장이 나는 경우도 많았죠.

PC 시절 게임하나 설치하기 위해서 수십장의 플로피디스켓을 넣다가...

중간에 낀 플로피디스켓 하나가 데이터 오류가 나서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게임 구동을 시킬 수 없었던 그런 경험 가지신 분들 많을 겁니다.

오랜 시간 구동되어야 하는 가혹한 오락실 구동환경...에서

이러한 플로피 디스켓을 채용한 오락 기판들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겠죠.

플로피디스켓을 채용한 게임 시스템들은 채용되지 못하고

다시 고용량 롬을 이용한 오락 기판들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플로피디스켓을 이용해 출시되었던

놀라운 게임들을 추억하는 올드 게임 유저들은 여전히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던 이들 기기들,

플로피디스켓을 이용해서 구동가능한 과거의 오락기판들은 얼마 안남았겠죠.

(작동 안되는 오랜 기기들이니 고장품이라 판단하여 대부분 버렸겠죠).

그래서... 수요는 있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다보니 가격은 비쌉 편입니다.

한편, 기술이 발전하면서...

능력자들이 과거의 사장된 기술을 보완하여 고장난 줄 알았던 이들 오락 기판들을 되살릴 수 있는 물건들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플로피디스켓을 이후 하드디스크, 플래쉬메모리 등이 대체했듯

플래쉬메모리를 이용해서 과거, 플로피디스크로 나왔던 게임들을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로더 등을 만들어서 내놓은 것이죠.

코나미의 버블시스템을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멀티 로더는

국내의 능력있는 한 젊은 개발자가 현재 제작을 거의 마무리하여 출시를 앞두고 있기도 하고...

(일본에도 이미 나왔던 것으로 알고는 있습니다)

세가 시스템24 멀티로더는 선구자 양덕들에 의해 개발되어

arcade-project 라는 웹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제 사진을 좀 볼까요

바로 이 오락 기판이

세가 시스템 24 기판입니다.

기판에 BONANZA BROS. 라고 프린트되어있네요.

네, 잘 아시는 그 게임...

보난자 브라더스 입니다.

중학교 때 하교 길에,

이 게임이 있는 오락실에 일부러 들러 종종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는 게임입니다.

이 세가 시스템24 기판 밑에는...

위와 같이...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를 연결하기 위한 컨트롤러 보드가 연결되게 되고...

이 사진과 같이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가

게임의 데이터의 입력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모양새가 살짝 이상하죠?

네,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하여

usb 메모리의 데이터를 불러 읽어 FDD처럼 구동할 수 있도록 하게 해주는... 장비입니다.

양덕들이 개발한 이런 시스템이 나오면서...

작동하지 않았던 not working 컨디션의 세가 시스템24 기판들이...

나온지 30여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도 생명을 이어가며...

과거 8~90년대의 오락실 키드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게 되었네요.

보난자 브라더스

크랙다운

다만 세가 시스템24 기판은...

그 수명이 길지 않아서 였는지 ;; 

이 기판으로 출시된 게임들 중에서 유명한 게임이 몇종류 없습니다.

보난자 브라더스, 크랙다운, 게인그라운드(세로형), 스크램블 스피리츠(세로형)

정도가 오락실에서 좀 보였던 게임이라 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에 진심이었던

어린 시절 즐겨했던 그 게임들을

30여년이 지난 중년의 나이에... 그 오락 기판으로 다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감격적이고 즐거운 일입니다.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playero

[실피르]

부럽습니다.
지금은 콘솔만 만지고 있는데
저도 10년 안에는 기판과 캐비넷등을 능숙하게 만지고 싶네요.ㅋ

[playero]

우리에게 추억을 되새길 시간은 앞으로도 많고,
여건이 주어진 바에 따라, 찬찬히 조금씩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오락 기판 관련해서는 저도 뒤이어 오실 분들을 위해서... 나름 열심히 길을 닦아놓고 있겠습니다.
언제든 환영합니다. :)

[루리웹-4208566716]

뭐야 이아저씨...너무 멋지자나,,,

[가루다의날개]

고텍 드라이브가 추억을 되살리는데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izuminoa]

그럼 시스템24 디스크는
디스켓복사만 하면
기기 하나에서 여러개의 게임을 돌릴수도 있는건가요?

[로드브리티쉬]

기판 겜들은 브라운관모니터 만 연결이 가능한가요?

[Rurinisan]

구형 기판은 보통 오락실에서 쓰던 RGB 모니터 대응으로만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기판에 물리는 컨트롤 박스에 따라 다른데도 연결할 수 있게 변환해주기도 합니다.

[수험의제왕]

좋은 구경했습니다.

[득과장]

오..보난자 브라더스 중학교때 메가드라이브로 동생이랑 하던게 기억나네요.

[겸둥현진]

이해 했어 (이해못함)

[리비히]

보난자 브라더스 였군여.. 이름은 몰라도 오락실에서 봤던 기억이;

[뷰너맨]

이런... 원본 기판의 재미를 느끼셨군요. 정말 나이 먹으면서 고전 게임 실기판 구하는 게 쉽지가 않은데. 문제는 현재의 기기로 가동이 원활하게 잘 되게 하는 게 점점 더 힘들죠...

구형 하드웨어들은 점점 생산이 안되는 경우가 많을텐데 그럼 결국 민간에서 개인이 어떻게든 자가 생산으로 부품을 조달 하던가 만드는 수 밖엔 별 방법이 없으니... 추억을 즐기실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국방타마마]

예전에 지인이 오락실하다가 그만둬서 저런 기판 한가득 주고 크라운머시기 기계도 하나 줬는데 창고에서 썩고있네요 ㅠㅠ

[자매배캅이너무나좋은썰렁펭귄]

MSX와 테잎카트리지...
저 어릴적에 동네 컴터학원에서 BASIC 배우고, 주말엔 원장님이 게임카트리지 꽂아주셔서 Dig-Dug 했던 추억이...

[없는데요]

여윽시.. 덕중의 덕은 양덕이라....
대단하네요. 저 생각을 실행하고 제품화까지 했다는게 정말 존경스럽네요.

[라이브A라이브]

보난자랑 게인그라운드는 오락실에서도 엄청했고, 메가드라이브로도 친구랑 질리도록 했던.. 아.. 정말 추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