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추천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기고문에 나오는 시리즈 제목은 1편을 참조하세요.
역시 오늘도 읽기에 앞서
본문에 로스제네라는 말이 나오는데 영어 Lost Generation의 약자로
3권의 제목이기도 하며 직역하면 잃어버린 세대이고 구체적인 의미는
(일본 거품경제 붕괴 후 취업 빙하기였던 1994~2005년에 대학을 졸업해 비정규직을 전전한 세대)입니다.
쉽게 말해 2013년 한국의 취업 준비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능력은 뛰어나나 지지리 취업이 안 되는 세대…)
3권의 시대적 배경은 2004년으로 취업 빙하기의 끝자락이며
2006년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이브도어 쇼크를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한편 4권은 2010년에 파산했다가 2012년에 부활한 JAL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를 모티브로 삼은 정치인 캐릭터도 등장한다고 합니다.
그럼 전편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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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읽은 팬들에게 “은행이란 참 무서운 곳이네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모두 진짜라고 믿지는 말아주세요. (작가 웃음) 저는 국세국 사찰은 곁눈질로 경험한 정도이고 금융청 검사도 전혀 겪어보지 않았습니다. 경험을 그대로 쓴다든지 면밀히 취재해서 쓰는 일은 일단 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틀은 경험을 토대로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모두 상상해서 씁니다. 그래도 의외로 실제모습과 다르지는 않습니다. 3권에서는 한자와가 출향을 떠난 회사의 부하 중에 로스제네인 모리야마(한자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3권의 주요인물)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한자와도 부하를 통솔하는데 꽤 애를 먹습니다. 하지만 저는 로스제네 부하도 둔 적도 없습니다. (작가 웃음) 로스제네는 상처받기 쉬워서 알기 쉽게 차근차근 설명해주지 않으면 곧바로 회사를 쉬어버리곤 합니다. 은행이란 원래 절대적인 품의 기한이 있는데 품의가 정해진 기일 내에 통과되지 않으면 실제로 도산기업이 나오므로 사실 개인사정 따위는 고려되지 않지만 로스제네에게는 로스제네 나름의 사정이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대우에 불만이 있다는 식으로 고민하는 건 복에 겨운 소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작가 웃음)
은행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픽션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예를 들면 쿠로사키 슌이치(2권에서 한자와와 대결하는 금융청 검사관 / 원작에서는 2권에 처음 등장)를 언니 캐릭터로 만들어 “이거 꾸며낸 거니까 진짜라고 생각하지 마세요.”라는 식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넌지시 집어넣습니다. (작가 웃음) 악역은 활용하기 편합니다. 악행의 범위라는 게 매우 폭넓으며 악역이 가끔가다 착한 행동을 하면 뭉클해지기도 하죠. 경찰소설과 달리 직장인에 대한 소설은 아무래도 인물의 위치와 배경에 따라 선악의 의미도 바뀌고는 하니까요.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는 악역을 제대로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마에서도 쿠로사키 역할을 맡은 카타오카 아이노스케씨가 싱크로율 100%의 연기로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작가 웃음) 현재 연재중인 4권에서도 쿠로사키를 다시 등장시키고 싶어졌습니다. (기고문 이후 4권에서 쿠로사키가 재등장)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에서 공통으로 말할 수 있는 점은 스케일이 작은 이야기를 쓸 생각은 없다는 점입니다. 발 밑에 떨어진 돌멩이를 주워 의미를 부여하는 식의 이야기에는 전혀 흥미가 없습니다. 마치 검도에서 좀 더 높은 곳으로 칼을 휘둘러 싹둑 베어버리는 듯한 이야기가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에는 딱 맞습니다. 4권에서도 적은 일본의 대표 항공사인 ‘帝国航空(테-코쿠항공)’으로 아마 한자와는 앞으로 정치인=국가권력과 싸우는 전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1권에서 한자와는 38세 정도였고 2권에서는 41세 정도이며 2~4권까지는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흐르지 않았으니 현재 한자와는 42세쯤 됐을까요? 연재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으니 이러다 작가인 제가 먼저 늙어 죽겠네요. (작가 웃음 / 이케이도 준 작가는 1963년생) 솔직히 말하면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에서는 한자와를 은행장까지 출세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영국의 작가 Cecil Scott Forester의 해양모험소설 ‘Hornblower’시리즈에서 주인공 Horatio Hornblower는 해군사관후보생부터 시작해 마지막엔 해군원수가 됩니다. 그런데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이제 막 지위가 높아지기 시작할 때쯤의 활약상이었습니다. 사람이란 출세하면 할수록 점점 지루해지기 마련입니다. 은행으로 치면 차장이나 조사역 정도가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아래로 모두 적이 있으며 그다지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권력이 없기 때문에 지혜를 이용해 싸울 수밖에 없죠. 이 정도의 밸런스가 딱 좋지 않을까요? 권력을 휘둘러서 문제를 해결하는 놈은 솔직히 재수 없잖아요? (작가 웃음)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는 여성독자들도 많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제 소설의 캐치프레이즈에 ‘기업소설’ ‘직장인 소설’ ‘아저씨’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넣지 않고 있습니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는 서스펜스 요소도 있고 등장인물은 남자가 대부분이지만 모든 노동자를 위한 소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께서 계속 읽어주신다면 계속해서 한자와 나오키로 신작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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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초에 드라마를 보고 바로 원작을 사서 읽었습니다.
특히 3권을 읽으면서 ‘꿀재미란 이런 거구나.’하고 느꼈습니다.
글로만 읽어도 이렇게 꿀재미인데 드라마로 나오면 일본 시청률 50% 찍는다고 확신합니다.
이번 기고문을 통해 팬들께선 왜 드라마 마지막에
나카노와타리 은행장이 한자와를 출세시키지 않고 출향을 보냈는지 납득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계속 출세만 하면 재미없다는 작가의 논리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지금은 그래도 차장이니까 아직 빠릿빠릿 뛰어다니지 부장만 돼도 재미없지 않을까요?
(물론 한자와는 부장이 돼도 계속 뛰어다닐 것 같지만…)
기회가 되면 다음엔 3권에 대한 내용과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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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한자와 나오키 최대 반전은 다른게 아니라 안경 친구 코마리가 끝까지 배신을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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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한자와 나오키 최대 반전은 다른게 아니라 안경 친구 코마리가 끝까지 배신을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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