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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여행기를 쓰고 그 후로도 나름 돌아다니기는 했는데
이렇게 글을 쓰는건 오랜만이네요.
어딘가를 다녀오는건 참 즐거운 경험인데, 이를 글로 표현하려고 하면 참 어렵습니다.
나가노현에서 도쿄로 가는 도중의 호수.
애니메이션 [슈퍼 커브]에 나오는 슈퍼이자 성지화 된 슈퍼 오노
오토바이, 관심 있으십니까?
남자의 로망이자 자유의 상징이면서
도로의 민폐면서 '딸배'라는 비하의 대상.
저도 고등학생까지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성인이 되고 여행을 하면서 뭔가 이동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지동치 대신 가벼워 보이는 오토바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클래식 오토바이의 외견에 빠져
위의 사진과 같은 모델을 구입하고 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2019년에 샀던 오토바이가 바로 이 놈
야마하의 [SR400]
한국에서는 수입사의 횡포인지 7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지만
제가 중고로 산 2010년 모델+10,000km 은 단돈 25만엔으로 구입한
적절한 제품입니다.
속도도 적당히 느려서 고속도로는 힘들고
진동도 단기통이라 오래타면 팔에 경련이 오고
전자장비도 없어서 연료도 감으로 체크해야 하는
아주아주 좋은 녀석입니다.
덕분에 어떤 차량을 타도 주행감이 끝내주게 느껴집니다.
경차를 타도 벤츠같은 느낌!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엔진시동
옛날 컨셉이 목표인 SR은 엔진을 거는것도 컨셉대로
발로 밟아서 시동을 거는 [킥 스타트]가 유일한 시동법입니다.
셀 스타터? 그런건 없습니다 선생님
-저 동영상에서는 차소리떄문에 묻혔지만 탈탈거리다 꺼진 상황,
겨울에 엔진을 걸면 첫번째는 무조건 꺼집니다. 3번정도는 해야함-
어쩃든 이렇게 로망넘치는 오토바이로 제 2의 고향인 동북지방으로 귀성을 가보기로 합니다.
이 국도 4번이 동복여행의 주 코스가 되는 도로입니다.
국도 4번은 한자리수 번호의 국도답게 도쿄에서 동북지방을 가로지르는 단순한 도로입니다.
사실 이전에도 오토바이로 간 적이 있는데, 어설프게 구글 지도를 따라가다보니
골목 사이사이를 안내하질 않나
통제구역을 가라고 하질 않나
가로등이 안들어오는 산길을 가라고 하질 않나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냥 최단루트를 포기하고 넓고 안전한 도로를 가는 것이
정체도로나 병목구간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오토바이한테는 이득입니다.
게다가 저는 핸드폰 거치대 같으게 없어서 네비를 보려면 잠시 신호정차 사이에 주머니에서 꺼내서 봐야합니다.
왜 없냐고요? 그런걸 달면 클래식하지 않잖아요?
이렇게 오전중에 4번도로 진입.
카스카베 라고 써 있는 곳, 짱구의 무대라고 합니다.
항상 생각하지만, 저걸 카스카베라고 읽는게 신기할 따름
사실 일본사람들도 이상한 지명은 못읽는다고 합니다...
두번째 사진을 보시다시피, 수도권의 4번 국도는 조금 막힙니다.
그래도 조금만 넘어가면 시원시원해지니 인내를 가지고 운전
할리같아 보입니다.
저는 지금의 SR에게 딱히 불만이 없기에 팔 생각은 없지만
렌터가 되면 다른 스타일의 오토바이도 타 보고 싶습니다.
이제 수도권을 벋어나서 우츠노미야 표지가 보이는 곳까지
자동차가 많아 보이지만, 이 때부터는 한창 달리다가 신호에 걸리는 정도로 바뀝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서울에서 출발해서 경기/천안을 벗어난 정도의 구간?
이제 어느젇도 이동한 듯 하니 주유소를 가 줍니다.
가방을 걸어놓을 부분이 없어서 급한대로 끈으로 고정해놓음
딱히 노숙이라던가 캠핑여행이 아니기에 짐은 적습니다.
옷 몇개하고 휴대용 배터리 케이블정도?
그런데도 가방은 두개가 필요하더군요.
첫 주유떄의 가격과 양
약 100km + a 로 생가하면 연비는 27km/l정도입니다.
400cc오토바이치고는 나름 괜찮은것 같기고 하고
무엇보다 저는 속도를 내지 않는 주행이라 연비가 낮지 않더군요.
sr특)사실 속도 안내는게 아닌 못내는 거임
날씨가 흐린게 아쉬울 따름
그리고 국도 4번을 지나게 된다면 숙명의 후쿠시마.
Aㅏ...가기 싫다.
여러분 동북여행은 그냥 비행기로 가세요. 저는 반면교사로 봐 주십시오.
그런데 그 와중에 [후쿠시마 까지 196km]라니 더럽게 멀군요.
점프대 찬스
여러 분기점이 있지만 그저 우직하게 4번도로를 따라가면 됩니다.
은색과 검붉은색의 통이 인상적입니다.
한번 둘러보고 싶은데 저는 운전중이라는 사실
이전의 전철여행이 그립습니다.
날씨가 밝아지고, 이제 운전도 5시간이상 했기에 너무 피곤합니다.
잠시 쉴 겸 쇼핑몰에 들러주기로 합니다.
지역마트를 둘러보는건 항상 재미있습니다.
기본적인 물건은 거의 비슷하지만 미세한 가격차이나
지역한정의 공산품을 알아보는게 소소한 재미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
[고세이 곰무피오]맥주가 있군요!
작은 슈퍼가 아니고 큰 대형매장이고
수입도 대기업이 하는 일이라 이해는 되지만
이렇게 일본의 한 지방에서 한국맥주를 보니 뭔가 신기했습니다.
그럼 잠시 쉬고 다시 출발하려 합니다.
오토바이도 널널하게 주차했습니다.
오토바이로 여행을 갈 때 좋은 점 하나.
경치가 좋은 곳이 있다면 바로 구석에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큰 지역을 넘어갈 때 한번정도는 산을 올랐다가 내려가는데
끝까지 올라가고 내려가는 길에 다음 마을이 보이면 뭔가 기분이 좋습니다.
마치 게임의 퀘스트를 클리어 하거나 월드맵을 넘어갈 때의 기분?
요즘에는 보기 드문 공장지대를 보고 신기해서 찍어 보았습니다.
우회전을 하는 표지는 뭔가 지워져있는것 같은데
아마도 지진 피해지역하고 관계있는게 아닐까요?
뭔가 무섭습니다.
그리고 가운데의 직진을 보시면 역시 국도 4번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도쿄, 수도권-우츠노미야-후쿠시마-센다이
이와같은 순서로 국도를 쭉 타면 무리없이 일본의 북쪽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집에서 출발한 거리까지 생각하면 거의 300km입니다.
도중에 좀 쉬거나 전화받을 일이 있었던 걸 제외해도
거의 반나절동안 300km는 느린감이 없지 않네요.
본격적으로 시골이라는게 느껴지는, 건물이 보이지 않고 산과 다리만 보입니다.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에게 밤은 치명적입니다.
아무리 고성능이라고 해도 헤드라이트는 자동차에 못미치니까요.
어떻게든 센다이까지 도착했을 때는 18시 반 정도
날은 이미 어두워진 상태
그래도 다행인 건, 다른 차량들이 많아서 위험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화장실도 가고 싶고 어두워졌으니 한숨 돌리고싶어 들렀습니다.
회색 가방에 튀어나온 차 페트병이 눈에 띕니다.
졸음 퇴치용으로 껌 대신 차를 마시는 습관이 있다보니 화장실도 자주 갑니다.
그리고 이때
갑자기 일어난 사고
뭔가 왼쪽 계기판이 깜빡깜빡 하더니
결국에는 불이 안들어오게 되었다!
아니 이런....
혹시나해서 다른 전조등도 확인해봤는데 그나마 다행인지 계기판의 불 뺴고는 멀쩡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게, 처음부터 중고로 산 오토바이였고
정면의 헤드라이트도 작년에 갈았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장거리여행중에 꺼질 줄이야.
센다이에 도착하고, 그 다음 지역을 목표로
일단 최대한 다른 차들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으로 속도를 조절해서 주행을 합니다.
그리고 사실, 오른쪽의 RPM으로 대강의 속도를 알 수 있기에 심각한 사고는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클래식 바이크의 장점
한쪽이 고장나도 대응법이 있다!
그리고 1일차의 목표지점인 [모리오카]가 표지판에 나옵니다.
아지도 114km....죽겠다
평범한 여행이었다면 저 가운데까지 가서 호텔을 잡고 쉬었겠지만
저는 돈없는 라이더.
갈 수있는 곳 까지 가고 인터넷카페에서 자려고 합니다.
결국 밤 12시정도에 모리오카 역 도착
아~피곤하다
사진은 참고사진으로, 제가 갔을때는 12시가 넘은 관계로 불이 꺼져있었습니다.
인터넷 카페의 입구입니다.
이렇게 첫쨰날에는 이동만 하게 되네요
풍경보다는 도로의 사진이 많지만,
두번째 날부터는 좀 더 풍부한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작년에 이어서 또 한번 일본의 북부지방 여행을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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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힘들었던 기억이 추억으로 오래 남는 그런 느낌입니다!ㅎㅎ | 23.05.09 21: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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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저도 sr400이 이정도로 심플한 바이크인줄 몰랐습니다...반 장난으로 컨셉질을 하다가 진짜가 되어버린; | 23.05.09 21: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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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게 로망을 뺴면 남는게 없죠! | 23.05.09 21: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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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정말 멋있는 바이크죠. 지나가다 보면 한번쯤은 뒤돌아보게 됩니다. 한번쯤은 일본에 오셔서 드라이브 하는걸 추천드립니다. 다른나라에서 운전하면 신기한 맛이 있지요. | 23.05.09 21: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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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3.05.24 22: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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