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입양한 유기견과 함께
자전거 타고 90일간 미국을 횡단했던 이야기입니다 ^^
재미있게 봐주세요!
3개월, 4000km, 300만원
무비자로 머물 수 있는 3개월을 꽉 채워 계획을 세웠다. 동쪽 끝인 뉴욕에서부터 시작하면 좋겠지만 내 체력을 감안했을 때 3개월동안 뉴욕부터 엘에이까지 가기란 무리같아 보였고 뉴욕보다는 조금은 서쪽에 위치한 시카고에서 출발하기로 하고 시카고 인, 엘에이 아웃 항공권을 구입했다. 엘에이에 귀국 날짜 전에 도착하기만 하면 될 뿐, 미국에 방문할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에 머물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었다.
어디로 가든 상관없었다.
Day1
인천-시카고
좋은 택시 기사님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자기가 딸이 있었으면 혼자 절대 이런 여행 못 보낼 거 같다는 얘기 등)하다 보니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다.
포키둥절...
비행기 안에서 가방 안에 내내 가만히 있어준 포키.
포키는 여행출발일로부터 약 3년 전 유기견 입양 단체로부터 입양하였다.
소형견은 기내에 같이 탈 수 있는데 케이지에 넣어 내 발 밑 공간에 놓아두어야 하고 도착할 때까지 꺼낼 수 없다. 무언가 기류를 느껴 건지 기특하게도 12시간 남짓 얌전히 잠을 자 주었다.
아시아나항공 기준 7kg(가방무게 포함)까지는 기내에 데리고 탈 수 있었고
강아지 태우는 비용은 갈때 20만원, 올 때 200달러를 지불했던 것 같다. (2017년 기준)
시카고 공항에 도착하여 까다롭다는 입국 심사를 받으러 갔다.
-무슨 목적으로 왔나요?
-여행하러 왔어요
-왜 하필 미국인가요?
-미국의 자연이 보고 싶어서요. 특히 서부 사막 같은 데요.
-사막? 미국에 며칠이나 머물 건가요?
-(순간 당황했지만 당당하게) 89일이요.
(최대 체류기간이 90일)
-89일이요?????
-네
-어디서 지낼 거예요?
-시카고에서 출발해서 서부 쪽으로 이동할 거예요.
-같이 머물 친구는 있나요?
-가끔요.. 아웃티켓은 엘에이에요!
-돈은 충분히 있나요?
-음 지금은 1000달러 있어요.
-1000달러(밖에 없다고요)????
-네 근데 신용카드랑 체크카드 있어요
-흠...그렇군요. 알겠어요.
생각보다 쉽게 통과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찾는 곳으로 나오니 바로 앞에 떡하니 내 자전거 박스가 카트에 실려 있다.
미국에 도착한 뒤 강아지 서류를 가지고 검역소에 가야 한다고 들었기에 안내데스크에 검역소가 어딘지 물어봤다.
-(포키를 가리키며)검역소가 어디예요?
-도그? 오줌?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서 워킹도 시켜주고 쉬야도 시켜줘요.
-아니아니 그거 말고 검역이요.
-검역? 검역이 쉬 싸는 거죠 뭐
-네??? 검역소에 서류 제출해야 하는 거 아니예요?
-그런거 필요 없어요. 노 니드! 나가서 쉬나 싸게 해줘요.
-아 정말요? 그런거 필요 없다고요? 그냥 나가면 되나요?
-네!! 하하하
그래서 밖으로 나가
포키 쉬야.
뭔가 미국사람들 엄청 유쾌한 거 같다.
나도 화장실 가려고 화장실 앞에서 카트를 어떻게 하나 잠시 고민하고 있으니, 옆에 있던 아저씨가 자기가 짐 봐줄 테니 다녀오라고 했다.
미국 첫 느낌이 좋다.
입국심사 하고 검역소도 가고 짐찾고 하느라 시간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너무 금방 나왔다. 오늘밤 공항에서 자야 하는데...
밤이 길겠구나
포키야 오늘은 공항에서 잘 거야.
적당한 곳을 찾아 팔걸이 밑에 허리를 끼운 불편한 자세로 의자에서 쪽잠을 두어시간 잤다.
새벽 4시쯤 일어나 포장해온 자전거를 조립하고 가방에 짐을 넣어 자전거에 싣고 마지막으로 강아지를 태웠다.
그리고 미리 컨택해둔 웜샤워 호스트 집으로 향했다.
>
여기가 이틀 머물 집
본격적으로 라이딩을 시작하기 전에 시차적응도 하고 못다한 준비를 하기 위해 시카고에서 이틀을 머물기로 했다.
웜샤워(Warm Shower)에서 미리 잘 곳을 구해 두었다. 웜샤워는 전세계 자전거여행자들에게 현지인이 잠자리와 식사 등을 제공해주는 사이트이다.
내 첫 호스트는 고양이 4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40대 커플(팀과 소피)이었다.
팀이 만들어 준 아침식사
팀은 야간근무 간호사라 자다가 일어나 아침을 만들어 주고 간단한 대화를 나눈 뒤 다시 자러 갔다.
>
여기는 일층. 내가 지낼 공간이다
자전거 창고같은 느낌이지만 한켠에 아늑한 침대도 있고 화장실도 있는 독립된 공간이라 좋았다.
여행의 설렘때문이었을까, 긴 시간 비행을 하고 공항에서 쪽잠을 자고 피곤한 상태였음에도 바로 동네 산책에 나섰다.
집 근처
산책을 나가 보자 포키야.
점심은 1달라짜리 타코
이거 먹고 이날 10키로 정도를 걸었다
왜 자전거를 안가지고 나왔을까 ....
>
도그파크
독립서점 구경
자전거길에 있던 수리툴과 거치대, 펌프
>
집에 도착하자마자 저녁도 안먹고 뻗었다.
Day3
다음날엔 미처 준비하지 못한 용품을 구입하고 자전거로 시카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내가 REI(아웃도어 매장)에 가야 한다고 하자 소피가 자기 일 가는 길에 내려주겠다고 하여 차에 자전거를 싣고 REI까지 갔다.
소피가 안에까지 같이 들어가 점원에게 나를 소개하며 사막 지날 때를 대비해 물 캐리어를 사려 하니 잘 안내해 달라고 말해준 뒤 떠났다.
>
>
그러고는 레이크 트레일을 따라 달리다가
도그비치에 갔다.
>
>
>
>
>도그비치에 갔더니 개들이 세상 자유롭고 행복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런 광경이 낯선지 포키는 내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낯설지 이런 풍경...
지오다노에서 시카고 피자를 포장하여 집으로 왔다. 점심까지 굶은 끝에 먹는 차가운 콜라와 피자
생각보다 많이 배부르다. 한조각은 팀에게 먹어보라고 줬고 한조각은 다음날 아침 먹었다.
소피는 비건이라 치즈를 안 먹는다 했다.
1층 내 방에서 소피와 팀이 지내는 2층으로 가는 계단
밤엔 근처 마트에 가서 여정중 먹을 식빵, 잼, 시리얼, 아보카도 등 식량을 구비했다.
아보카도가 생각보다 그리 싸지 않다.
한국에서도 보통 하나에 2300~2800원이고
특가 땐 1500원까지도 한다.
비닐포장 안 된 채소들이 많아 좋다
저 식빵은 5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뜯지도 않았다. 혼자라 그런지 더더욱 식욕이 없고 자전거 탈 땐 힘들고 더워서 물만 찾게 된다.
자기 전 잠시 틈을 내어 팀과 소피의 고양이 하이메시와 핀토를 그렸다.
>
핀토
하이메시
소피는 특히 핀토가 똑 닮았다며 좋아했다.
소피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미술치료사인데, 원래는 그녀가 가르치는 원데이클래스가 있어서 나도 가려고 했었다. 아크릴 물감으로 두시간 동안 시카고 스카이라인을 그리는 것이었다. 근데 병원이다보니 포키를 데리고 갈 수가 없어서 결국엔 못갔다.
내가 그림을 선물하자 그녀는 내가 클래스에 오지 못한 것이 더 슬퍼진다며 아쉬워했다.
소피가 챙겨준 초코바
떠나는 날 아침까지도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하지 못했었다. 그랬던 터라 팀이 하루 더 머물며 웜샤워를 찾아보라고 제안했지만, 나는 고민 끝에 그냥 길을 나서 보기로 했다. 어디서 자게 될지 알지도 못한 채 일단 페달을 밟았다.
(IP보기클릭)59.8.***.***
여자분 혼자서 그것도 강아지와 ! 대단하십니다!! 최근 본 글들 중에서 젤 리스펙합니다
(IP보기클릭)106.246.***.***
강아지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너무 좋은 주인을 만난듯~^^
(IP보기클릭)1.221.***.***
엥간치 해
(IP보기클릭)39.113.***.***
이런 글 보면 어릴 때 영어를 제대로 안 배우고 못 배운 게 아쉽습니다. ㅠㅠ 지금도 무식하지만 어릴 때로 돌아가면 영어만 열심히 하고 싶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119.65.***.***
포키의 행복한 표정이 저를 뭉클하게 하네요. 잘 봤습니다.
(IP보기클릭)115.41.***.***
(IP보기클릭)220.124.***.***
네네 소형견은 기내에 탈 수 있고 대형견은 화물칸에 타더라구요! | 22.04.25 22:15 | |
(IP보기클릭)220.76.***.***
(IP보기클릭)59.8.***.***
여자분 혼자서 그것도 강아지와 ! 대단하십니다!! 최근 본 글들 중에서 젤 리스펙합니다
(IP보기클릭)120.142.***.***
(IP보기클릭)220.124.***.***
비행기타기 전에 물이랑 음식 최대한 안주고 태우라고 하더라구요. 다행히 별일없이 내내 잠만 자주었어요. | 22.04.25 22:16 | |
(IP보기클릭)106.246.***.***
강아지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너무 좋은 주인을 만난듯~^^
(IP보기클릭)220.124.***.***
강아지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ㅎㅎ | 22.04.25 22:17 | |
(IP보기클릭)125.142.***.***
(IP보기클릭)220.124.***.***
감사합니다! ^^ | 22.04.25 22:17 | |
(IP보기클릭)123.142.***.***
(IP보기클릭)220.124.***.***
다음편 올렸으니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 22.04.26 18:51 | |
(IP보기클릭)211.34.***.***
(IP보기클릭)119.207.***.***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2.04.28 13:21 | |
(IP보기클릭)59.6.***.***
(IP보기클릭)211.250.***.***
(IP보기클릭)14.47.***.***
(IP보기클릭)1.221.***.***
(IP보기클릭)121.163.***.***
(IP보기클릭)14.35.***.***
(IP보기클릭)39.118.***.***
(IP보기클릭)1.221.***.***
(IP보기클릭)59.7.***.***
(IP보기클릭)1.221.***.***
[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leHon
엥간치 해 | 22.05.12 16:23 | |
(IP보기클릭)221.160.***.***
(IP보기클릭)39.113.***.***
이런 글 보면 어릴 때 영어를 제대로 안 배우고 못 배운 게 아쉽습니다. ㅠㅠ 지금도 무식하지만 어릴 때로 돌아가면 영어만 열심히 하고 싶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68.108.***.***
(IP보기클릭)115.160.***.***
(IP보기클릭)124.111.***.***
(IP보기클릭)119.192.***.***
(IP보기클릭)182.215.***.***
(IP보기클릭)220.87.***.***
우와 도보로 스페인 횡단은 얼마나 걸리나요? 저도 언젠가 PCT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 22.05.21 19:38 | |
(IP보기클릭)115.126.***.***
(IP보기클릭)119.65.***.***
포키의 행복한 표정이 저를 뭉클하게 하네요. 잘 봤습니다.
(IP보기클릭)1.232.***.***
(IP보기클릭)125.129.***.***
(IP보기클릭)221.150.***.***
(IP보기클릭)119.194.***.***
(IP보기클릭)175.123.***.***
(IP보기클릭)123.212.***.***
(IP보기클릭)59.9.***.***
(IP보기클릭)121.163.***.***
(IP보기클릭)125.208.***.***
(IP보기클릭)118.223.***.***
(IP보기클릭)119.202.***.***
(IP보기클릭)59.5.***.***
(IP보기클릭)211.177.***.***
와 진짜 너무나도 멋진 댕댕이에 너무나도 멋진 주인분입니다 포키한테도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겠네요 둘이 같이 함께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IP보기클릭)220.87.***.***
내가 바로 강아지~ㅎㅎㅎ 포키도 가끔 추억하고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 22.05.21 19:41 | |
(IP보기클릭)175.205.***.***
(IP보기클릭)220.87.***.***
저도 놀고 있을 때라 갔지 휴가 받아서 가는 거였으면 못갔을 거예요ㅋㅋㅋ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2.05.21 19:43 | |
(IP보기클릭)211.209.***.***
(IP보기클릭)220.87.***.***
강아지는 자전거 뒤에 타고 갔어요! 아주 가끔 길에 사람 없을 때 풀어줬었구요~~ 아마도 드라이브로 인식하지 않았을까요...저도 강아지가 어떤 생각을 할지 항상 너무 궁금했어요ㅎㅎ | 22.05.21 19:45 | |
(IP보기클릭)121.135.***.***
(IP보기클릭)165.225.***.***
(IP보기클릭)182.230.***.***
(IP보기클릭)183.101.***.***
(IP보기클릭)39.112.***.***
(IP보기클릭)39.113.***.***
(IP보기클릭)211.105.***.***
(IP보기클릭)182.209.***.***
(IP보기클릭)125.136.***.***
(IP보기클릭)136.36.***.***
(IP보기클릭)1.247.***.***
(IP보기클릭)59.23.***.***
(IP보기클릭)175.198.***.***
(IP보기클릭)211.227.***.***
(IP보기클릭)175.121.***.***
(IP보기클릭)123.212.***.***
(IP보기클릭)220.78.***.***
(IP보기클릭)165.225.***.***
(IP보기클릭)125.182.***.***
(IP보기클릭)112.186.***.***
(IP보기클릭)76.226.***.***
(IP보기클릭)121.157.***.***
자전거 보니 옛날 생각나네요. 저도 딱 저 모델 타고 뉴욕에서 LA까지 갔었는데 ㅋㅋㅋ 같은 횡단 동지로 리스펙합니다!
(IP보기클릭)61.99.***.***
(IP보기클릭)123.199.***.***
(IP보기클릭)39.7.***.***
(IP보기클릭)211.214.***.***
(IP보기클릭)211.194.***.***
(IP보기클릭)118.38.***.***
(IP보기클릭)59.17.***.***
(IP보기클릭)218.50.***.***
(IP보기클릭)218.50.***.***
(IP보기클릭)59.22.***.***
(IP보기클릭)218.156.***.***
(IP보기클릭)211.189.***.***
(IP보기클릭)112.162.***.***
(IP보기클릭)220.76.***.***
(IP보기클릭)211.245.***.***
(IP보기클릭)211.55.***.***
(IP보기클릭)121.143.***.***
(IP보기클릭)125.189.***.***
(IP보기클릭)211.189.***.***
(IP보기클릭)125.128.***.***
(IP보기클릭)121.163.***.***
(IP보기클릭)18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