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째 입니다.
경주에서는 황리단길 관광도 잘했고 이제 부산으로 넘어 갑니다.
부산에서는 2박 예정으로 진정한 술판 입니다. ㅎㅎ
앞에서 언급한 맥주 박람회에서 부산에서 올라온 브루어리도 많더군요.
수도권에서는 롯데마트 등에 캔입되고 병입되는 로컬 맥주들이 있는데 이게 포장을 아무리 잘해도 탭으로 마시는 만 못하고..
또 생산되는 현지 브루어리에서 마시는게 제일 맛있으니 현지로 가봅니다. (다시한번 Drink Local!)
부산이 원래 우리나라 크래프트 1세대이긴 하죠. 지금도 많은 양조장이 성업 중에 있습니다.
일단 호텔에 체크인 하고..
코로나로 해외도 못 나가는 판에 호캉스 개념으로 숙소에 돈을 치덕치덕 발라봅니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에 2박입니다.
많이 비싼 감은 있으나 점점 나이가 드니 편한것만 찾게 되네요.
그리고 바다는 쳐다보는 거지 들어가는게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ㅎ 해운대 파라다이스는 인피니티 풀이 있어 다른 호텔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네요.
자 부산의 첫 타자는 '부산 프라이드' 브루어리 입니다.
최근 롯데마트가 좀 쌔게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에 홈플러스와 경쟁하던 세계맥주는 물론 한국의 로컬맥주들도 공격적으로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주류를 아예 '와인앤모어' 쪽으로 분리한듯한 인상..)
저희 동네 유일의 브루어리 '바네하임' 맥주까지 롯데에 유통되는 것을 보고 좀 많이 놀라기도 했고,
어쩌면 그만큼 코로나 땜에 오프 매장이 운영이 안되니 탭하우스들이 병입, 캔입을 많이하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서론이 길었는데 와이프가 롯데마트의 수많은 맥주중에서 오로지 패키지만 보고 집어든 맥주가 두개가 있었는데 둘다 '부산 프라이드' 맥주였습니다.
'골드오피치 바이젠'과 '애프터 IPA' 를 고르셨는데 캔으로도 맛이 괜찮다 -> 이건 현지에 가야한다로 결론이 났..
(캔입이되면 유통을 위하여 어쩔수 없이 탄산을 좀 많이 넣어야 하는데 이건 탭으로 마시면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오프매장 방문을 위하여 직영 펍을 찾기 위해 조사하던 중 이 브루어리의 특이점을 찾았습니다.
해운대 일대에 '퍼지 네이블' 이라는 비치 펍에 납품하기 위해서 만든 브루어리 더군요-
(수도권에 탭이 없는 이유가 있었..)
가장 가까운 '퍼지 네이블' 가게 바 자리에 착석.
시작은 'MA! 라거'. (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외치는 '마~' 가 맞습니다.)
역시 탭으로 바로 내린 라거는 좋네요.
이어서 나머지 탭을 주문 합니다.
골드 오피치 바이젠은 캔과 탭의 차이가 어마어마 합니다. 부산 사시는 분들은 꼭 퍼지네이블 가셔서 마셔 보세요-
앞 글에서 말씀드렸듯 와이프는 바이젠 특유의 페놀 향, 꿀 향을 싫어하는데 이 오피치는 복숭아향이 절묘하게 바이젠 특유의 향을 상세 시킵니다.
(그럴거면 왜 바이젠 마시나 싶기도한 일인...)
애프터 IPA와 MA 흑맥주 입니다.
흑맥주는 이미 기네스 같은 부드러운 질소 거품에 익숙해지고 임페리얼 등에 혀가 절어 있어 그런지 여간해선 인상이 남지를 않군요. (글렀어)
애프터 IPA 도 탭이 캔을 훨씬 상회합니다. 컨셉 자체가 '비트향'이 더해져 강렬한 IPA 를 표방하는데 캔입을 하면 특유의 쇠맛이 섞일수 밖에 없어서..
혹시 마트에서 애프터 IPA 캔을 사시면 그냥 캔으로 마시지 말고 컵으로 잘 옮겨 따른 후 소맥을 제조하듯이 탄산을 한번 흩어 주세요.
탭과 똑같지는 않아도 쇠맛을 빼서 좀 더 맛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 (여행 끝나고 굳이 한번 해봤음 ㅋ)
주말에 해운대는 좋네요. 펍에 외국인들이 훨씬 많군요. 역시 국제 도시 입니다.
다음은 부산 브루어리 3대장 중 하나인 갈매기 입니다.
와이프는 sour ale 과 고제 스타일을 많이 좋아합니다.
홍대에서 갈매기 유자 고제를 마시고는 늘 한번 와야지 하던 펍입니다.
본점은 광안리이긴 한데.. 오늘은 해운대 지점입니다.
먼저 샘플러로 시작합니다. 유자 고제인 '바닷바람'은 맛있는데 뭔가 배치 때 마다 늘 조금씩 바뀌는 느낌입니다.
(제일 처음 배치는 훨씬 짜고 레모니했다지 아마..)
고제 라는 스타일 자체가 짠맛이 나서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편이죠. 마실 때는 이게 뭔가 싶다가도 돌아서면 한번씩 생각나는 매력..
갈매기 IPA 야 워낙에 유명하니..
마무리는 라이 IPA 와 뉴잉IPA 입니다. 확실히 요즘 크래프트 씬의 유행은 뉴잉으로 넘어간거 같아요.
뉴잉이나 hazy IPA 스타일 자체가 홉에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수입된 캔은 말할것도 없고 국내 생산분도 어쩔수 없이 생산날짜에 신경쓸 수 밖에 없죠.
직영 펍에 오면 일단 한번 주문하게 됩니다. (얼마나 신선한가~)
라이인 '레드데빌'은 특이해서 한번 주문했습니다. 어차피 '툼브로이'는 방문 예정이긴 한데 부가물로 호밀을 쓰는 경우가 잘 없어서 공부 삼아 주문.
뉴잉과 라이는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던 걸로..
역시 여기도 코로나 여파일까.. 원래 '스페셜 샘플러' 라고 좀 일반적이지 않은 샘플러 메뉴도 있었는데... 광안리 본점에만 있는걸지도 모르겠네요.
계속 맥주만 마셔서 미안했던지 와이프가 사케바를 가자하네요 ㅎ
부산 수영구에 '사케바 잉꼬' 입니다.
이런 사케바에 오게되면 일단 '나마' 위주로 찾게됩니다.
일본 여행 갔다 돌아올 때 사케를 캐리어에 몇병씩 담아 오지만 칼같이 냉장해야 하는 '나마'는 개인이 가져오기는 좀 어려워서요.
비용이 좀 들더라도 업장에서 잘 관리된 '나마' 사케 위주로 마시게 되네요.
스테디 셀러인 호오비덴 블랙피닉스.. 이 가격에 꾸준히 사케바에 납품되는 것만 해도 늘 감사드립니다. ㅜㅜ
비교적 달달해서 와이프도 가능한 범위 ㅋ
카모니시키도 생주라 아무래도 업장에 오면 많이 찾게 됨. 늘 버전도 바뀌어서 질리지도 않음.
나중에 보니 저날 마신 카모니시키는 '쿠마가이 한정' 으로 한국 업장에서만 볼 수 있는 버전이었던것 같습니다. 역시 좋았습니다.
일단 전반적으로 좋았던 것은 사케를 마시려면 오마카세를 하는 초밥집이나 갓포 이자카야를 가야하는데..
제가 술은 많이 마셔도 음식 먹는 양이 많지가 않아서 늘 안주에 관한 고민이 있는데-
잉꼬바는 일본 가정식 위주의 식사, 안주라 오히려 더 술에 집중하고 즐길 수 있는것 같아서 높은 점수를 줄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날 주문한 '구운 카레' 와 '소세지 구이'도 좋았습니다.
너무 술 여행인데? ㄷ ㄷ ㄷ
낮부터 맥주, 청주 너무 섞어 마신 탓에 해떨어지고는 숙소로 돌아옵니다.
야외 테라스에서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를 마시며 인적이 줄어든 해운대 바다를 바람 맞아가며 즐깁니다. 안주가 필요없죠.
이렇게 저녁에 2시간 앉아 있었던 것 만으로도 여기 숙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날 또 마셔야 하기에.. 얼릉 정리하고 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