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올린 전국 국도 완주를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그 곁가지도 마저 올립니다. ^^
그렇게 다니면서 지역별로 뭔가 깃발(?)을 꽂을만한, 인증샷을 찍을만한 장소를 찾다보니
그저 지방자치단체 청사가 딱이더라구요? 그래서 국도 완주에 사이드로 병행하여 전국의
도-시-군청사를 모두 찍는 전국 정복 계획(...)도 수립되었습니다. 길의 시작부터 끝까지
선으로 달려야하는 국도 완주에 비하면 이건 한 곳에 점을 찍는거라 쉬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높은 장벽이 하나 있다는걸 그때는 미처 몰랐더랬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전국의 도-시-군청사를 합쳐 170여곳이며 서울의 구청까지 합치면 대략 200곳이 되더군요.
마지막의 무엇만 빼면 2014년경 사실상 종료되었기에 사진들을 다시 찾느라 애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싹 사라진 줄 알고 전에 쓰던 폰의 백업 데이터를 하나하나 뒤져야하나 식겁을~
사진들을 돌아보면서 기억에 남아있는 곳들을 몇 군데 골라보자면...
먼저 서울부터 시작하니 일단 중구청이 눈에 들어오네요. 70년대에 지어진 구청사의 바깥에
한겹 씌워 리모델링했는데 반투명하게 비쳐보이는 구 건물의 디테일이 묘하게 매력적이죠?
청사 정면에 심어진 높은 나무들도 운치 작렬~
이곳은 1966년에 완공되어 종로구청에 이어 서울 구청들 중 연식 넘버 2에 빛나는 광진구청.
원래는 공화당 연수원으로 지어져서 그런지 여타 구식 청사들과는 꽤 다른 느낌을 풍깁니다.
그리고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본관' 타이틀의 포스!
영등포구청은 청사보다도 그 앞에 마당처럼 낀 당산공원과의 조화때문에 기억에 남은 경우.
기억에 남을 정도였으면 공원이 보이게 사진을 찍었어야 했거늘--;;
여기를 찾아갔을 때만 해도 몇 년 뒤 제가 영등포 구민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용산구청은 워낙 특이한 외양 때문에 누구든 한 번 보면 바로 기억하게 되는 케이스로군요.
그리고 1600억원의 건축비로 서울시 구청들 중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게 되었으니 2관왕!?
몸값은 용산구청 등 비싼 도심지에 밀릴지 몰라도, 덩치로는 금천구청이 아주 먹어줍니다.
저 어마어마한 연면적을 대체 뭣에 쓰는지 궁금궁금?
경기도로 나와, 가평군청은 입구와 그 앞 교차로에 있는 큰 나무들이 매우 운치가 있죠.
그러나 얼마전 지나가며 보니 건물을 확장하고 입구를 옮기면서 이제 이런 조화로운 모습은
사라져버려 아쉬웠습니다. 생각없이 베어내버리진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하나;
파주시청은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꽤 비범한 케이스죠. 이곳도 70년대의 건물을
리모델링했는데 잔기교 대신 미니멀하게 씌우고 일체의 장식이나 슬로건 없이 현관 위에도
PAJU 라는 영문을 작게 박아넣으면서 마치 무슨 대기업의 연구소같은 분위기를 뿜습니다.
1984년 완공되어 30년을 훌쩍 넘겼다는 사실을 의심하게 만드는 세련된 광명 시청.
아니나다를까(...) 유명한 김수근 외 공간 건축사무소에서 설계를 맡은 건물이죠.
한때 불어닥쳤던 전국의 신축 호화청사들의 선두에는 항상 성남시청이 굳건하게 서있지만
어마어마한 대지 면적에서 오는 낭비의 기운은 단연 용인시청이 우위라고 봅니다. -ㅁ-b
춘천 봉의산 남쪽 자락의 강원도청은 높은 축대 위에 앉은 모습이 마치 성채나 요새인 듯?
확실히 포스는 있지만 소통과 봉사를 강조하는 요즘 시류에는 좀 안어울리나^^;?
강원도의 청사들은 예나 지금이나 사정이 빠듯해서 그런가 대체로 평범한 구식 건물이지만
그 중에서도 정선군청은 단연 돋보이네요. 독특한 계단식 3층 구조에다 파란 띠까지 땋~
충청의 서산시청과 홍성군청은 옛 관아터에 그대로 세워져 확고한 정통성을 자랑합니다.
홍성군청의 경우는 홍주성 복원을 위해 외부로 옮긴다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있어왔는데
선거때마다 한다 만다 계획만 오가다 흐지부지되기를 반복하는 모양;;
앞서 금천구청이나 용인시청 등 매머드급 청사들이 있었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포스라면
단연 천안시청을 첫 번째로 꼽겠습니다. 사실 전면에 나와있는 것은 청사 본 건물이 아닌
부대 시설들이지만 너른 부지와 큰 건물, 초대형 태극기까지 합세한 시너지는 정말;;
당시 청사가 건축중이어서 신생 세종시의 임시 시청이었던 이곳은 구 연기군청입니다.
하나의 행정구역이 새로 탄생하면 그 뒤에는 사라지는 행정구역도 있게 마련인 셈이죠.
뭔가 짠한 느낌이었는데 다행히 없어지진 않았고 현재 세종시 조치원청사가 되었다네요.
이제 전라로 내려와, 무슨 관공서 홈페이지용 합성 사진처럼 찍힌 이곳은 순창군청입니다.
그날 날씨가 엄청나게 좋았던게 지금도 기억나네요. 청사 자체는 리모델링이 좀 갸웃하지만
공들여 조성한 정원과 기막힌 날씨가 등을 떠밀어준 경우?
전주시청은 전주라는 도시가 같는 의미와 상징성에 눌려 이도저도 아니게 된 경우일까요?
의도는 좋았겠지만 결과물은;; 음;;; 중간의 기와 지붕은 또 제대로 만들어진것 같은데;;;;
당시 전주에서 완주와의 통합을 추진했었는데 주민투표에서 부결되어 없던일이 되었군요.
담양=죽제품이라는 어릴적 암기 내용대로 대나무숲에 둘러싸인 풍취가 그만인 담양군청.
이 무렵에 오다가다 몇 번이나 담양을 들렀는데 여태 죽녹원은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군요.
주인의 대책없는 프로젝트를 따라 전국으로 끌려다녔던 예전의 큰애, E82 120d의 모습도~!
경상도로 넘어와, 예전의 작은애 F800R이 찍힌 울진군청도 넣어봅니다.
정말 대책없이 전국을 돌아다니던 이 때의 추억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ㅁ;
대구시청은 지금은 시의회로 쓰는 구 청사와 뒤에 새로지은 신 청사가 잘 어울리는 경우.
마치 구청사 위에 새로 층을 올린 것처럼 찍혔는데 그런건 아니구요^^;
신구 청사 모두 어쩐지 대구라는 도시의 이미지에도 얼추 맞는 듯? 엄근진??
평범하기 짝이 없는 예천군청이 여기 들어오게 된 건 다름아니라 제가 군생활을 보낸 바로
그곳이기 때문입니다.(뻔뻔!) 군청 옆 경찰서에서 복무했는데 여기서 군생활한 사람이라며
바이크 몰고 들어갔더니 머나먼 손자(?)뻘인 정문 입초가 무슨 신기한 동물 보듯--;;
현 큰애, F30 328i는 나올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나중에 땜빵 다니러 몇 번 뛰었군요.
예천과 안동 사이에 만들어진 으리으리한 신축 경북도청으로 길들이기를 나갔더랬습니다.
그러고보니 여기에 필받았는지 예천군청도 작년에 새로 지어 이전했다죠? 또 가봐야하나??
남해에는 쌩초보 시절 전국 일주때 F800R 데리고 한 번, 나중에 국도와 군청 돌때 RnineT
데리고 한 번 두 번을 갔었습니다. 해안길 따라 굽이굽이 절경은 정말 갈때마다 감탄~
F800R을 데리고 바다를 건너갔던게 사실상 제대로된 첫 제주 여행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온통 좌충우돌에 시행착오의 연속이었건만 그래서 더 기억에 많이 남았을까요?
언젠가 지금의 RnineT 나인티를 데리고 꼭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TㅁT
마지막으로 문제의 그곳, 최강의 끝판왕이었던 울릉군청입니다. 99%를 끝낸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1%를 4년간 잡아끌었던 장본인이죠. 물론 시도는 몇 번이나 했는데 일이 생기거나
태풍이 올라오거나 기타등등의 이유로 모두 불발되다 지난 가을에 간신히 성공했습니다.
참 이곳만은 차나 바이크 없이 몸만 들어갔죠. 그것만으로도 곡절이 한가득. 하아~
전국 청사 답사의 완료와 함께, 지금까지 돌아다닌 흔적을 페이스북이 정리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우리나라가 섬나라라는 말이 맞네요. 언젠가 저 북쪽으로도 갈 수 있을런지.
강원도는 산길 타러, 충청도는 성당 보러, 전라도는 먹으러(?), 경상남도는 연고지라서
가게 되는데 경북 지역은 발길이 자주 안갔군요. 따..딱히 다른 이유가 있는건 아닙니다??
국도 완주 뒤 2015년부터는 전국의 아름다운, 혹은 오래된 성당들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냉담이긴 해도 일단 세례를 받았던지라. 근데 처음 대략 2~30곳 정도 생각하고 시작했던게
이제 100곳이 가까워지도록 끝이 안보이네요. 전국 1600여 본당을 다 찾아다닐 수도 없고
언제 어느 선에서 끊어야 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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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테마를 가지고 여행하는 것도 참 흥미롭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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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 19.05.27 09: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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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여행지 고르기도 쉽고(?), 꾸준히 이어가는 핑계도 되고(??), 제 경우엔 그렇더라구요. ^^ | 19.05.27 09: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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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찾아가려면 일단 체력과 총기부터 준비해야..--;; | 19.05.27 09: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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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정부청사를 말씀하시는 듯 하네요^^ | 19.05.30 14: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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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 복지를 줄여서 나온 돈은 장성들 주머니로 들어갔으니 안심하세요 | 19.05.31 00: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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