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허무
허무했다.
모든 것이 허무했다.
‘탑을 정복했더니 남는 것은 허무뿐이다. 동료도, 친구도, 가족조차도 다 나를 떠나버렸다.
기껏 탑의 정상에 올랐으나 나에게 남은 것은 허무 뿐이었다’
...라는 개졷빠는 소리가 아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허무는 ‘고전적인 명작에서 나올법한 교훈’이 아닌, 실제 “허무”를 뜻한다.
물론 그것이 뭐 물리적인 의미의 허무라는 것은 아니다.
기껏 탑의 끝인 50층까지 올랐더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라던가, 뭐 그런 이야기는 아니란 의미다.
‘탑의 끝인 50층까지 오른다면 소원을 들어주마’라는 “신”의 이야기만을 믿고 탑을 올랐다.
그리고 50층에는 정말로 ‘소원을 이뤄주는‘ “신”도 존재했다.
구체적으로 신의 모습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으나, 그 모습은 온갖 광채로 빛나고 있어 그 외양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
좀 더 쉽게 “신”에 대해 말하자면 그것은 ’사람 모양을 하고있는 거대한 빛‘에 가까웠다.
’과연, “신”님은 전지전능한 “신”다운 모습을 하고있구나!‘
라고……, 과거의 나는 두 눈을 밝히며 생각했다.
그리고 과거의 나에게 “신”이 말했다.
“소원을 말하라”
근엄하고도 고귀한 목소리가 탑 내부에 울려퍼졌다.
과연, 그것은 범인(凡人)이 듣는다면 졸도할만한 목소리였다.
상냥했으며, 따스했고, 존귀했으며 희망찬 목소리였다.
나는 “신”의 목소리에 쓰러지기보단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고난의 눈물이었고, 감사의 눈물이었으며, 마침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눈물이었다.
탑의 끝까지 오르는데 어떤 희생을 치뤘던가, 어떤 고생을 해왔던가!
그 모든 것이 보답받는 순간이 코앞으로 온 것이다.
환희와 애환이 가득찬 감정을 곱씹으며, 나는 말했다.
“제 누나를 되살려주세요!”
그리고 신은 말했다.
“아, 그건 좀…….”
“?”
“아니, 나는 시간의 신이고, 죽음 관련은 다른 신들 관할이라서…….”
“?”
"여튼 미안......"
"아, 시간을 되돌려서 회귀는 가능한데, 그것도 네 누나가 죽은 후 시점까지만 가능해. 죽음은 인과율 문제라서."
내 안의 신앙심이 모두 사라지는데엔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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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직업은 팔라딘이야
도입부만 써봤음 ㅎㅎ...
평가는 해도 괜찮은데.....
고로시는 하지 말아줭....
여튼 웹소 처음 써보는데 되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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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ㅎ...감사감사!!! | 24.05.22 00:1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