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그런 음식이 있습니다. 밖에서 사먹으면 분명 맛있긴 하겠지만 굳이 집에서도 어느정도 양질의 식사가 가능한
음식을 비싼 돈 주고 사먹어야 하나? 하는, 소위 유독 가성비를 따지게 되는 것들이요. 저에게는 냉면, 비빔 국수 (비슷하게 비빔밥)
그리고 콩국수가 그런 요리입니다. 시장에서 점찍어둔 가게의 콩국수 국물만으로도 20년 넘게 만족하면서 살아왔거든요.
그런 저도 얼마전에 오른쪽에 올라왔던 진주회관의 콩국수 후기를 보고 호기심이 동해서
"한 번 잘하는 집의 콩국수는 얼마나 맛있는지 좀 볼까?" 방문을 했습니다.
피크 타임이 아님에도 거진 만석, 분주하게 움직이는 종업원 아주머니들, 선불 결제 방식 그리고 콩국수와 김치 한그릇이라는
단촐한 구성이 자아낸 풍경이 어쩐지 "여긴 잘 나가는 맛집이야!"라는 오오라를 고고히 내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맛 본 콩국수의 맛은 흡사 늪 같았습니다. 찐함을 넘어서서 혀와 입술에 국물이 거의 달라붙는 듯한 끈적거림과
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으면서도 묘한 고소함, 그리고 담백함이 덮쳐옵니다. 지금까지 소금 탁탁 콩국수로만 살아온
제 콩국수 인생에 갈!! 하는 듯, 짓누른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꾸덕함을 맛 봤습니다. 굳이 소금을 넣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더군요.
놀라움도 잠시 의외로 많은 양과 담백함과 꾸덕함 속에서 계속 헤엄치니 조금 지치긴 하더군요. 위에서 소금을 칠 생각이
'처음에는' 안 들었다라고 표현한 것도 무게감을 덜어줄 요소가 필요한 것 같았거든요.
거기서 대안으로 등장하는 게 김치였습니다. 단순 시판용 김치 같진 않은 것이 의도적으로 달달함을 강조한 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국수와 김치를 함께 먹으니 꾸덕함의 무게가 줄어듦과 동시에 입의 피로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국수 한 입 먹고 김치 한 입, 국수 한입 김치 한입 그리고 반복 반복...
다 먹고 난 뒤의 감상은 확실히 장인의 터치와 맛이 깃든, 매료될 법한 요리라는 겁니다. 식탁에 소금이나 설탕이 비치되지
않은 것만 보더라도 자신감이 느껴졌고, 충분히 그럴 수준의 맛이었지요. 다만 콩국수 매니아가 아니라면 쉽지 않을 꾸덕함과
서울 한가운데라는 위치를 고려해도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은 재방문 의사를 쉽게 표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금 or 설탕 팍팍 콩국수만 먹어선 콩국수 매니아라고 말하고 다니긴 어려울 거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가게인 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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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진주회관.. | 25.08.03 14: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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