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이 많이 편찮으신 관계로 지난 1월부터 병원에 계시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부쩍 마음이 심란해진 아내가
어느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을 하나 보여주면서
여기에 나온 카스테라를 만들어달라고 하더군요.
계란, 밀가루, 설탕만 사용한 레시피가 올라온 영상이었는데,
저대로 하면 정말 될까 싶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단 아내를 위해서 시작.
먼저 계란 8개(!)를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 후 열심히 휘핑.
역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레시피대로
설탕 1과 1/2 컵(종이컵 기준)을 준비해서
세 번 정도 나누어가며 그 중 1 컵을 넣어줍니다.
휘핑 도중에 딸에게 배운
"공중 비행기샷"으로 한 번 찰칵!
흰자를 휘핑할 때엔 보통은
거품기를 올릴 때 뿔이 살짝 올라올 정도면 된다지만
인스타그램 레시피대로라면
뒤집었을 때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게 휘핑을 해야 한다는군요.
해서 열심히 휘핑.
드디어 뒤집어도 흘러내리지 않는
머랭이 완성.
이제 분리해 둔 노른자에
나머지 설탕 1/2 컵,
그리고 레시피에는 없었지만
계란 비린내와 밀가루 냄새를 잡기 위해
바닐라 익스트렉트도 한 스푼 정도 투하.
이제 준비해 둔 계란 거품에
채 친 박력분 한 컵 반(역시 종이컵 기준)을 넣고
거품이 꺼지지 않게 잘 섞어줍니다.
계란을 무려 8 개나 사용해서
엄청난 양의 머랭을 만들었기 때문에
케이크 틀이 조금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밀가루를 넣어 반죽하는 과정에서
많이 거품이 꺼진 관계로
최종 결과물은 틀 하나 분량 정도만 나오는군요.
그리고 오븐에서 180도에 30분.
조금 더 표면에 짙은 색이 올라와야 할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이 정도만으로도 폭신한 카스테라가 완성되는군요.
인스타그램 레시피를 믿어도 될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제대로 된 카스테라가 나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그리고는 한 김 식히는데,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아내가 카스테라 냄새를 참지 못하고는
쓱싹쓱싹
벌써 칼질을 다 해서는 한 입 시식을 했더군요.
네, 제대로 식기 전에
칼빵을 맞으면 이렇게
순식간에 쪼글쪼글해집니다.
그리고는
따뜻한 블랙커피와 함께 시식.
역시 생각했던 것처럼
설탕의 양이 조금 많아서인지
제 입맛에는 조금 많이 달더군요.
그리고 오일이나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탓에
조금 뻑뻑한 느낌이 강한 편입니다.
그래도
의뢰인(아내)는
돌아가신 장모님이 어렸을 때 만들어 주었던
그 카스테라와 같은 맛이라면서
아주 좋아하는군요.
혹시나 해서 레시피 3줄 요약.
1. 8개 분량의 계란 흰자에 설탕 한 컵을 넣고 단단히 휘핑.
2. 남은 노른자에 설탕 1/2 컵을 넣고 잘 섞어 줌.
3. 여기에 박력분 1과 1/2 컵을 섞은 후 오븐에서 180도 30분.
그리고 다시,
제 입에는 너무 뻑뻑했던 것 같아서
이번에는
버터를 200g 정도 추가해서 다시 구워 보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단단한 머랭이 되라고
레몬즙도 2 스푼 정도 추가.
그리고 오븐에 넣기 전
커피를 진하게 한 잔 만들어서
위에 뿌린 후 슬쩍슬쩍 위쪽만 휘저어서 모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훨씬 빵빵하게 만들어졌지만
그래서인지 오븐 안에서 그만 "빵" 터지더군요.
그리고 시식.
이번보다 좀 더 부드러우면서 살짝 기름지고
버터와 레몬의 풍미가 약간 감도는
카스테라가 되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완성된 두번째 카스테라에 대해 아내는
"지난 번 빵이 더 맛이 좋았어."
라고 짧게 평가를 하는군요.
"어렸을 때 엄마가 만들어 주었던 그 맛"이 아니라고 말이지요.
역시 레시피는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레시피는 과학이라고 하던가요?
물론 제 입에는 두번째 카스테라가 더 맛있습니다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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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좋아하는 레시피가 있져ㅎㅎ 저는 미림이랑 우유 추가한 버전을 좋아하는 편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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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무늬가 정말 이쁘게 나오네요 ㅎㅎ 카스테라 해볼때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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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금손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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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좋아하는 레시피가 있져ㅎㅎ 저는 미림이랑 우유 추가한 버전을 좋아하는 편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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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말씀하신 것처럼 그럴 것 같기는 합니다. 딱딱 정해진 레시피가 있는 독특한 요리는 아니라서요. | 24.03.01 23: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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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금손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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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손이 아니라도 대충 레시피대로만 따라서 만들면 그래도 먹을만한 것들이 완성되더군요. | 24.03.01 23: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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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무늬가 정말 이쁘게 나오네요 ㅎㅎ 카스테라 해볼때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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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참 마음에 들었는데 아내는 첫번째 카스테라가 더 색이 좋았다고 하네요. 역시 "엄마가 만들어 주었던 그 카스테라와 똑같다."라는 이유로요. 돌아가신 장모님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 24.03.02 17:36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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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룽
네, 그래도 먹을 만했습니다. | 24.03.02 17: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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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케이크나 머핀 같은 것들도 발효 없이 간단히 만들 수 있답니다. | 24.04.12 13: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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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케이크는 이미...... | 24.04.12 13: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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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정교한 맛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대충 재료들을 때려 넣어도 만들어지기는 하더군요. | 24.04.12 13: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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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만드는 것처럼 가루 그대로 찌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24.04.12 13: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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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 24.04.12 13: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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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pals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 24.04.12 13: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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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체중이 늘어날 뿐...... | 24.04.12 13:5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