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년전 미국으로 건너와 집을 구하고 미국 마트에 처음 들어가 처음 고기 코너를 갔을 때 저는 절망감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목살과 앞다리살은 그렇다치고 한국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포크 밸리-삼겹살 마저도 없다고....?
그렇습니다. 돼지고기 진열대에는 삼겹살은 커녕 처음 보는 정육방식으로 잘린 고기들-아마 등심과 안심에 해당하는 고기만이 스테이크가 되길 기다릴 뿐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마 처참하게 눌려서 돈까스에 들어갈 고기들 아니였을련지요.
직원에 물어봐도 돼지고기는 진열된 것 뿐이라는 답에 과연 이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며 미국에 오자마자 향수병이 도질 뻔 했던 추억이 돋는군요. (지금은 한인마트에서 한국에 있을게 거의 다 있어서 돈만 있음 되구나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1년 후 같은 미국 마트...
정육코너 왼쪽. 햄코너가 시작되는 곳에 진공포장되어 있는 '베이컨이 아닌' 삼겹살이 있었습니다! 포크밸리라고 써있진 않지만 저 형태! 저 빛깔! 저 지방층! 분명 삼겹살의 그것이였습니다.
파운드당 8달러 (대충 100g당 3000원) 이라는 한인마트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뭐 어떻습니까. 이국의 마트에서 삼겹살이 있는데. 반가움에 실험해보고자 하나 샀습니다.
다만 그냥 삼겹살은 아니네요. Salt pork라. 소금간이 되어있나 봅니다. 쌈장을 찍어먹진 못하겠군요.
구이용 삼겹살이라기엔 좀 안 좋은 부위입니다만 있는 것중에 가장 괜찮은 걸 들고 온 겁니다 ㅠㅠ
굵기가 조각마다 좀 자유롭긴 한데 자유의 나라니 그럴 수 있죠
노릇노릇 익히며 로메인 상추 쌈과 미니 파프리카도 준비하고 밥도 푸고 파김치도 꺼내고
자 이제 먹어보겠습니다. 이국에서의 이국 마트에서 만난 첫 삼겹살. 그 맛은?
...
...
죄송합니다. 패닉이 와서 무심코 프라이팬에 물을 부어버렸습니다.
아니 뭐랄께 그게 미친듯이 짭니다. 작게 자른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잘 익었나 음미를 할 차에 언습하는 사해와 같은 짠맛에 구역질을 할 뻔했습니다.
고작해야 소금 2g 이였을텐데? 라면 한봉지 정도의 짠맛이었을 터?
아 서빙당 라면 한개였군요... 대충 고기 2조각을 라면스프 한개 전체로 절여놨던거군요.... 저걸 다 먹으면 소금 10g으로 급성 고혈압이 왔을 뻔 했습니다. 아니 무슨 대항해시대 염장고기야?
과자에서 한봉지 던져주면서 한봉지를 3개로 나눈 서빙당 칼로리로 우롱당해본적은 많았지만 고기에서 당할지는 몰랐습니다..
하 이걸 어떻게 먹지.
일단 생각나는 건 그냥 포기하고 버리는 것입니다만, 먹는 것을 그렇게 낭비할 수는... 수는.. 없죠
일단 냄비로 옮겨서 물을 더 부워주며 끓여서 소금기가 빠져나가길 기도하고
양파와 감자를 썰어 유사 고추장돼지찌개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제발! 먹을만하게 되어죠! 비쥬얼은 그럴싸해!
비쥬얼만 그럴싸했습니다. 더 큰 냄비에 옮기고 물을 더 부어주고 30분 더 끓였습니다.
이정도면 그래도 먹을 만 하겠지.
먹을만 하지 않았습니다... 국물은 너무 소금맛만 나서 어떻게 회생 불가능 힜습니다..
포기하고 건더기만 꺼내니 대충 고기감자조림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네요. 아 고기는 아직도 무진장 짠 베이컨 수준을 벗어나지 못 했습니다. 이걸 대체 어떻게 먹으라는 거야?????
아침에 오트밀 끓인 것에 조금씩 넣어서 먹을 예정입니다...
대항해시대, 혹은 군대에서 염장고기를 먹었던 옛 사람들에게 치얼스
240307
오른쪽인가!
아침에 오트밀 끓일때 3조각씩 넣어 먹으면서 그럭저럭 어떻게 잘 처리했습니다. 하하..
FAQ
다들 저의 삼겹살 취식을 걱정해주시는 댓글이 많습니다만
다행히! 근처에 한인마트가 있습니다! 잘 먹고 다니니 괜찮습니다! ㅎㅎㅎㅎㅎ
다만 더 가까운 미국마트에 삼겹살스러운게 있어서 반가워하다가 일어난 참사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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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번에 그 백종원 외국 가서 식당하는 프로그램에서 이장우인가 누군가가 족발용 고기 사와서 족발했는데, 알고보니 죄다 염장한 생고기(?)라서 폭망한거랑 똑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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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정도 소금기가 가공육에 들어가는 일반적인 양입니다. 쏘세지니 햄이니 하는 것들 말이지요. 특별히 low sodium이라고 되어 있지 않는한 그정도 예상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생소세지는 대충 된장 풀은 물에 삶아 먹을 만한데, 저렇게 절여진 녀석은 일단 한번 맹물로 삶아서 소금기를 빼고 난 다음에 조리하시는게 나을 겁니다. 두꺼운 삼겹살은 코스트코에 가시면 아마 있을 겁니다. 아니면 한인 마트를 찾아가셔야지요. 가끔 pork belly를 파는 미국 상점도 있기는 합니다. 목살은 shoulder를 사시면 됩니다.(가능한한 boneless로) 삶아서 수육이나 보쌈으로 먹는건 이걸 길게 썰어서팩으로 파는 놈들을 쓰시는게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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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돼지고기풍 소금이얐던 거군요. 납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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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한인마트와 코스트코에서 삼겹살을 사먹고 있습니다만 미국마트에 있는걸 반가워서 바로 먹어보려 한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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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트라고 생삼겹을 아예 취급안하는건 아닙니다. 20여년전에도 한인 유학생 수백명 있는 캠퍼스 타운의 마트에서도 생삼겹을 구할 수 있었으니까요. 찾는 사람이 있으면 들여는 놓더군요. 다만 공원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삼겹살 파티하는걸 본 히스패닉들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생삼겹 들어오는 날은 오전에 마트 안가면 살 수 없는 상황까지 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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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정도 소금기가 가공육에 들어가는 일반적인 양입니다. 쏘세지니 햄이니 하는 것들 말이지요. 특별히 low sodium이라고 되어 있지 않는한 그정도 예상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생소세지는 대충 된장 풀은 물에 삶아 먹을 만한데, 저렇게 절여진 녀석은 일단 한번 맹물로 삶아서 소금기를 빼고 난 다음에 조리하시는게 나을 겁니다. 두꺼운 삼겹살은 코스트코에 가시면 아마 있을 겁니다. 아니면 한인 마트를 찾아가셔야지요. 가끔 pork belly를 파는 미국 상점도 있기는 합니다. 목살은 shoulder를 사시면 됩니다.(가능한한 boneless로) 삶아서 수육이나 보쌈으로 먹는건 이걸 길게 썰어서팩으로 파는 놈들을 쓰시는게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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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한인마트와 코스트코에서 삼겹살을 사먹고 있습니다만 미국마트에 있는걸 반가워서 바로 먹어보려 한 나머지... | 24.02.23 11: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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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고기 관련으로 물어볼때는 정욱코너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 봐야 합니다.(보통 butcher) 물어보면 pork belly같은 걸 찾아서 잘라주기도 합니다. 포장된 덩어리 고기를 슬라이서로 썰어주기도 하고요. 단 이 사람들은 일찍 퇴근하는 편이라 되도록 5시전에 사람 있는거 확인하고 물어보셔야 해요. | 24.02.23 13: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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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미쿡에서 지낼 때, 집 근처의 세이프 웨이랑 다른 한 곳 (푸른 로고를 자랑하던 곳인데, 오래 전이라 이름을 까먹었네요..^^;;)에서 자주 고기를 사면서 눈도장을 찍혀서 조금씩 친분을 만들어 둔 뒤에, 그걸 바탕으로 조금씩 제가 원하는 부위를 어필해서 사다 먹었네요, 쇠고기를.. | 24.03.07 17: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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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 소세지는 그렇게 안짜잖아요. | 24.03.08 14: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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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번에 그 백종원 외국 가서 식당하는 프로그램에서 이장우인가 누군가가 족발용 고기 사와서 족발했는데, 알고보니 죄다 염장한 생고기(?)라서 폭망한거랑 똑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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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저와 같은 상황이 ㅋㅋㅋ 게다가 선홍빛깔이 탐스럽게 생겨서 이 짠맛은 예상도 못 했습니다. 꼬르륵.. | 24.02.23 13: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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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트라고 생삼겹을 아예 취급안하는건 아닙니다. 20여년전에도 한인 유학생 수백명 있는 캠퍼스 타운의 마트에서도 생삼겹을 구할 수 있었으니까요. 찾는 사람이 있으면 들여는 놓더군요. 다만 공원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삼겹살 파티하는걸 본 히스패닉들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생삼겹 들어오는 날은 오전에 마트 안가면 살 수 없는 상황까지 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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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돼지고기풍 소금이얐던 거군요. 납득했습니다 | 24.02.23 21: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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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돼지고기 다시다. 뭐 이런 느낌인건가 ㅋㅋ | 24.03.08 14: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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