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것저것 손 가는 것이 피곤하기도... 해서 캡슐커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캡슐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만사 귀찮을 때는 참 요긴한 친구입니다.
캡슐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뒤에 설명하기로 하고... 암튼,
오늘 나를 도와줄 머신은 바로 네스프레소 시티즈앤 밀크 2010년 모델 되겠습니다.
12년째 사용중인 참 튼튼하고 정감가는 녀석입니다. 구조가 단순한 탓일까, 고장날 일이 없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내부의 플라스틱 부품들이 경화되면 누수 등의 현상이 발생하곤 합니다.
물론 이는 공식 AS를 통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네스프레소 AS를 보내보면...
왜 정품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지요. 대략 5년 주기로 내부 정비 및 수리가 필요하더군요.
사용할 캡슐은 내가 애정해 마지않는 엘카페 커피로스터리의 호환 캡슐 되겠습니다.
보라색이 이탈리안잡 블렌딩, 황금색이 클래식 블렌딩입니다.
이탈리안잡 블렌딩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든 배전도 높은 초콜레티한 느낌의 커피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스벅 정도의 강배전은 아니라 쌉쌀한 맛은 별로 없지요.
클래식 블렌딩은 중배전의 산뜻한 산미와 캔디류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커피입니다.
둘 중 한참 고민하다 클래식 블렌딩으로 결정! 그냥 물에 타 마시기엔 클래식이 나을 듯 해서입니다.
일단 캡슐 추출하기 전에는 반드시 물을 한 번 흘려보내주어야 합니다.
기기 내부의 불순물을 씻어내려줌과 동시에 토출구의 예열을 통해 혹시 모를 향미 손실을 예방하기 위함이구요.
물흘리기가 끝났으면 캡슐을 장착하고....
추출을 시작하는데... 어?
맹물이 흘러나오지요?
이는 네스프레소에서 호환캡슐의 남용을 막고자 기기에다 대고 모종의 짓을 한 결과입니다.
항상 초반 추출 때 맹물이 조금 흘러나온 다음에 정상추출이 시작됩니다.
구형 기기에서는 없는 현상인데... 제 기계는 아시다시피 공장에 들어갔다 나온 놈이라 구형 주제에 여지없습니다. ㅎㅎ
아무래도 이러한 특성 탓에 호환캡슐로 라떼 등을 만들어 마시면 조금 밍밍한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아메리카노로 마실 거기 때문에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이제 정상추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럼 여기서부터 긴장을 해야 합니다. 반드시 중간에 끊어주어야만 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를 두고 밍밍하다... 일리나 다른 캡슐머신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
말이 많은 이유는 별 게 없습니다. 그냥 캡슐이 작아서입니다.
캡슐 하나당 6그램 내외의 원두가 담겨 있는데... 이걸 에스프레소 버튼으로 완전 추출하면
45ml 내외로 추출되지요. 대략 1대7의 비율인 셈입니다. 그런데,
일반 까페에서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 비율이 1:2 수준인 걸 고려해 보면 어마어마하게 과다추출인 겁니다.
밍밍하고 쓸 수밖에 없는 비율인 거죠. 때문에 네스프레소 캡슐은 정품 호환 할 거 없이 캡슐마다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개 20ml 이상의 추출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략 추출되는 커피의 색이 이 정도 즈음되면 끊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좀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프리인퓨전 등의 테크닉을 구사할 수도 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량추출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엘카페 캡슐의 경우에는 프리인퓨전을 하면 수압 탓에 커피추출이 막히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아무래도 정품 캡슐에 비해 원두를 꽉꽉 눌러담은 탓인가부다...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내린 커피의 양이 지나치게 적다는 겁니다.
비교해 보면 ,카페에서는 일반적으로 18그램의 원두를 활용하여 40ml 정도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합니다.
그리고 이게 모두 한 잔의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데에 사용됩니다. 완성된 음료의 양은 350ml 정도구요.
결국... 까페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만큼의 커피를 얻기 위해서는 캡슐이 3개 이상 필요한 셈이죠.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제가 캡슐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일단 비싸요.
캡슐 하나에 대략 800원 정돈데... 곱하기 삼하면, 벌써 2천4백원입니다. 저가커피매장의 커피 한 잔이 요즘 얼마였더라....
으음... 암튼 내 손으로 내려먹는 건데 이건 많이 비싼 거죠. 이 가격이면 스페셜티 원두로 브루잉한다 치면 두 잔은 나올 가격입니다.
그래서 아주 만사가 귀찮지 않은 이상은 캡슐커피를 잘 마시지 않습니다.
저는 두 개의 캡슐을 추출했습니다. 그 정도면 적당하다 싶어서요. 위의 사진은 이후 물을 추가하는 과정입니다.
사진만 봐도 양이 참 적다는 게 느껴지실 겁니다. 위의 컵의 사이즈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최종적으로 완성된 음료의 양이 150ml가 채 안 됩니다. 물론 제가 좀 진하게 마시는 편이기도 합니다. ㅎㅎㅎ
어쨌든 위와 같이 커피에 물을 섞는 과정 속에서 커피머신의 토출구 청소가 같이 이루어졌습니다.
커피에 물을 섞든 석지 않든 간에 커피머신을 사용한 직후에는 위와 같이 토출구청소를 반드시 해주셔야만 합니다.
...그렇게 해야 기기를 오래오래 고장없이 잘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5년되면 여지없이 안의 부품이 경화되서 공장 들어갔다 나와야 하네요. ㅎㅎㅎ
추출이 완료된 캡슐의 잔해입니다. 제 경우는 추출 때마다 컨테이너를 비워줍니다.
물을 섞는 과정에서 크레마가 깨지긴 했지만 여전히 거칠고 거품이 많은 캡슐커피 특유의 느낌은 남아있네요.
아무래도 라떼아트를 예쁘게 만들어 먹기엔 캡슐은 무리지요.
여차저차해서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었습니다.
집에 캡슐 머신을 보유하고 계시다면 위의 방식으로 내려드시길 권해 봅니다.
자동 추출량의 절반 정도만 추출하는 것만으로도 기존에는 경험하지 못한 근사한 커피를 맛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저 또한 산뜻한 산미와 달콤한 캔디향이 솔솔 올라오는 커피 한 잔을 맛나게 마셨답니다.
어차피 커피 맛의 90퍼센트는 그냥 원두의 품질이니까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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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 | 22.04.29 10: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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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도 참 매력있지요. 캡슐 자체가 크고 꽉 차 있어서 네스프레소보다 가성비도 나아 보이구요. ㅎㅎ | 22.04.29 10: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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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음식이 싱거운 이유는 다 똑같죠. 물이 너무 많아서 ㅎㅎㅎㅎㅎ | 22.04.29 10: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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